유리

  베네치아 2박 3일 일정 둘쨋날 이야기

 

S. Maria Assunta(구글맵에선 Chiesa dei Gesuiti로 검색/한국에선 베네치아 예수회성당)

  이날의 가장 중요한 목적지는 베네치아 본섬에서 12번 수상버스(=바포레토)를 타고 40여분을 가야하는 부라노섬이었다. 이 12번 수상버스는 중앙역인 산타루치아역 근처의 정거장이 아니라 좀 떨어진 F.te Nove라는 정거장에서 출발하는데, 마침 내가 전날 잘못된 가이드북의 정보로 보지못한 티치아노의 성 라우렌티우스의 순교를 소장하고 있는 성당이 이 F.te Nove 정거장 바로 앞에 있어 얼른 들어갔다. 입장료는 1유로.

  

그닥 크지 않은 내부

  그동안 다닌 성당들에 비하면 큰 내부는 아니었지만 청자를 연상케하는 벽무늬가 약간 동양적인 느낌을 주었다.

 

입구 바로 근처에 걸려있는 성 라우렌티우스의 순교Martirio di san Lorenzo

  작품은 생각보다 훨씬 강렬했다. 그림 속 상황은 성 라우렌티우스가 불타는 석쇠 위에서 고문당하면서도 "나는 잘 익었으니, 뒤집어라 I'm well done. Turn me over"라고 당당히 외치는 장면이다. 고통 속에 죽어가면서도 던진 위트있는 한마디가 전해지면서 요리사(!)와 코미디언(!)의 수호성인이 되었다는 사연(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Lawrence_of_Rome)이 얽혀있는 이 그림은 아랫쪽에서 강렬한 조명이 비추어 그림 속 불이 실제로 타오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베네치아에서 본 작품 중에 가장 인상깊은 작품이었다.

 

틴토레토의 성모승천L assunzione della vergine

  티치아노의 작품이 워낙 강렬해서 그냥 옆에 있는 작품 정도로 느껴졌는데, 베네치아에서 나름 잘 나갔던 화가의 작품이라 한컷 담아봤다.

 

성당의 내부는 이런 느낌

  아무리 봐도 뭔가 동양스러운 분위기가 나는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워낙 멋진 작품이라 나가기 전에 다시 한번- ㅎ

  이 성당, 입장료도 1유로로 저렴하고 그림도 완전 멋진데 안타깝게도 오픈시간이 오전 10~12시, 오후 4시~6시로 제한적이다. 시간이 맞는다면 꼭 한번 들어갈만한 곳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단, 부라노섬에 가는 길이라면 성당에 들어가기 전에 12번 수상버스 시각표를 미리 봐두는 것이 좋다. 배차 간격이 3~40분으로 긴 편이라 놓치면 오래 기다려야한다.

 

부라노섬 선착장 바로 근처에 있는 화방 겸 가게

  이제부터 보게 될 부라노섬 풍경의 예고편처럼 쨍한 색감으로 그려진 그림들이 시선을 끌었다.

 

사왔어야 했어...ㅜㅜ

  하나만 가져다놓으면 초라하고 안예쁠까봐 고민 끝에 놓고왔는데 사올 걸 후회된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색감이 워낙 쨍해서 하나만 둬도 예쁠 것 같다. 흠... 역시, 다음에 또 가야겠군-

 

조카를 위한 선물

  부라노섬은 앞서 액자 속 그림처럼 알록달록한 외벽의 집이 늘어선 풍경으로 유명하지만, 레이스공예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수상버스 내리자마자 하얗고 화려하고 다양한 레이스옷과 소품을 취급하는 가게들이 즐비했다. 태어난지 몇달 안된 조카가 여아였다면 과감하게 레이스 원피스 한벌 사왔을텐데 남아인 관계로 소박하게 턱받이만 하나 사왔다. ㅋ 

 

부라노섬 풍경 1

 

부라노섬 풍경 2

 

부라노섬 풍경 3

  이 쪽이 아마도 제일 번화가인 듯 싶다. 쭉 늘어선 레스토랑들과 사이사이 섞인 기념품가게들-

 

부라노섬 풍경 4

  날이 흐려서인지 관광객이 많지 않았고 각 레스토랑에서 호객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부라노섬에서의 점심식사 Da Primo

  내 가이드북에 해산물이 본섬보다 저렴한 편이라고 했는데, 모를... 그냥 레스토랑마다 가격 수준이 다른 거니까- 

해산물 스파게티와 프로세코 한잔, 자릿세 포함 22.5유로, 맛은 무난한 편이었다.

 

부라노섬 풍경 5

 

부라노섬 풍경 6

  이 날 아침식사 시간에 B&B 주인아주머니와 대화하다 오늘 부라노섬에 갈 거라고 했더니 거기 피사의 사탑보다 더 기운 탑이 있으니 꼭 보고오라고 하셨는데, 이 탑인듯하다. 확실히 주변이 염려될 정도로 기울긴 기울었다. 피사의 사탑보다 기울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주머니가 너무 확신에 찬 모습으로 말씀하셔서 믿고싶다. ㅋ

 

부라노섬 풍경 7

 

부라노섬 풍경 8

나름 사람들을 따라 큰 길로 갔는데 사진에서 봤던 풍경은 아직 못본것 같아 두리번 거리고 다니던 차에 눈에 띄는 집을 발견했다. 예쁜 핑크에 건물 전체적으로 소녀소녀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

 

소녀소녀한 이 집의 집주인이 궁금함

  정면에서 보니 소녀미가 훨씬 강하다. 어떤 사람이 사는지 좀 궁금했다. ㅎ

 

부라노섬 풍경 9

집들이 늘어선 모습이 이 부근인 것 같다. 사진 속 부라노섬의 모습-

 

부라노섬 풍경 10

  부라노 섬의 집이 이렇게 알록달록한 이유는 옛날부터 이 섬에 안개가 심해 오랜기간동안 집을 비웠다 돌아오는 어부들이 집을 찾아갈 때 잃어버리지 않고 안개속에서도 쉽게 집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한다. 뭔가 짠하면서도 귀여움-ㅎ

 

부라노섬 풍경 11

 

부라노섬 풍경 12

  나의 사랑 기념품 가게들- 냉장고자석과 레이스 소품, 작은 무라노 글라스 소품 등을 취급하는 가게가 많았다.

 

부라노섬 풍경 13

 

부라노섬 풍경 14

 

부라노섬 풍경 15

  이날 본 부라노섬은 사진 속 풍경 그대로 예쁘고 아기자기했다. 날씨가 흐려서 좀 아쉽긴했지만, 섬 전체적으로 쫌 귀여운 느낌이 물씬 풍겼다. ㅋ 나중에 베네치아에 다시 가게 되면 꼭 맑고 하늘이 쨍한 날 다시 가서 엽서같은 사진을 찍어오고 싶다.

 

이제 무라노섬으로 이동-

 

무라노섬

  다시 12번 수상버스를 타고 30여분을 달려 무라노섬에 왔다. 무라노섬은 베네치아 본섬과 부라노섬 사이에 있기 때문에 시간이 남으면 내리고 부족하면 최종 목적지로 바로 가면 되는, 여차하면 생략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 ㅋ

 

무라노글라스 상점 내부

  베네치아 관광구역 전체에서 무라노글라스를 팔지만 무라노섬은 그 이름의 유래가 된 바로 그 섬인만큼 공방에서 직접 제품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좀 더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무라노글라스 - 오케스트라

  처음 봤을 땐 귀엽고 신기해서 찍었는데 좀 다녀보니 비슷한 구성의 제품들이 가게 곳곳에 있었다. 만약 기념품으로 무라노글라스 제품을 사고 싶다면 일단 맘에 드는 디자인을 추려서 몇 군데 가게에서 디테일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고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가게가 너~~~무 많아서 그냥 생각없이 보고 다니면 뒤죽박죽 금방 질리기 쉽다.

 

무라노글라스 - 어항

  전날 산 마르코광장의 무라노글라스가게 Markus 쇼윈도에서 본 어항제품이 98유로라 접었는데 무라노섬에서 돌아다녀보니 어항도 디자인이 다양하고 가격대도 좀 다양하게 나뉘었다. 나름 만족할만한 제품으로 최종 구매했지만 지금은 동생집에... 어쨌든 가게마다 보고 다녀야할 비교 포인트는 금붕어와 공기방울, 해초 등의 디테일이 수준차이가 있으니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면 좋다.

 

무라노글라스 박물관Museo del Vetro

  내가 유리제품을 워낙 좋아해서 가봤다. 입장료는 10유로- 실제 해양생물(오징어, 산호초 등)을 그대로 유리로 만든 것 같은 디테일한 작품 몇몇은 신기했지만 전반적으로 예술작품이 많아 쵸큼 지루했다. 그나마 박물관 내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볼거리는 바로 무라노글라스 제작 공정을 보여주는 비디오였는데, 무라노글라스 특유의 문양을 만드는 방법 전 공정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등 몇가지 제품의 제조과정을 설명을 곁들여 보여주니까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해도 되고 좋았다. 참고로, 무라노섬에는 이 박물관 내부 이외에 공중화장실이 없어(부라노섬에는 유료 공중화장실이 있음) 필요에따라 잘 활용해야 한다.

 

무라노섬에서 가끔 만날 수 있는 유리 조형물

  유리공예의 섬답게 이렇게 지나가다 커다란 유리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후훗- 무라노섬에서 모셔온 분들

  무라노섬에서 꽤 많은 가게를 들락거렸는데, 결국 맨 처음 수상버스에서 내려 만났던 상점가 초입의 가게에서 다 구입했다. 내가 좋아하는 할로윈을 제대로 표현한 제품군이 쇼윈도에 있어 눈여겨봤는데, 섬을 다 돌아다녀도 이 가게에만 그 디자인이 있었다. 결국 돌고돌아 다시 이 가게로 갔더니 안에는 더 예쁜 제품들이 줄줄이... 결국 할로윈 호박 하나, 곤돌라에서 노를 젓는 뱃사공 한 분 with blue light♡, 발소리날까봐 조심하는 최고 귀여운 산타 할아버지까지 총 3개가 내 손 안에 남았다. VISA를 받는다기에 많이 참지 않았... 사실 예쁘고 독특한 제품이 정말 많았기때문에 다음에 가더라도 이 가게에서 엄청 지를 것 같다.

이번 베네치아 일정은 여기까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