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박 이상/스위스

  지난번에 JTBC 뭉쳐야뜬다를 보고 퓔(!)받아서 지난 2014년 아빠 환갑여행때 다녀온 리기산 포스팅을 했는데, 하는 김에 그때 다녀왔던 융프라우요흐도 마저 하려고 한다. 5박 6일의 스위스일정 중 인터라켄에 2박 묵으면서 당일치기로 다녀왔는데, 기대 이상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어 싫증을 쉽게 내는 엄마의 취향을 저격했던 곳이다.

 

복받은 느낌 팍팍 나는 맑은 날씨

 

아이거Eiger

  언뜻 봐도 존재감 뿜뿜인 저 거대한 산이 아이거Eiger다. 융프라우요흐로 가는 철도는 저 아이거를 뽕뽕 뚫어 만든 터널을 따라 올라간다.

 

융프라우요흐에서 가장 높은 스핑크스 전망대

  열차가 융프라우요흐역에 도착하자마자 1번으로 달려온 곳이 바로 스핑크스 전망대다. 친절하게도 눈앞에 펼쳐진 대자연에 어떠한 명칭이 붙어있는지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있다.

 

알프스에서 가장 크고 가장 길다는 알레치Aletsch 빙하

 

역시나 빠질 수 없는 부모님 인증샷

 

엄마는 휴식중 

  공식적으로 융프라우요흐의 높이는 해발 3,454m이고 또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스핑크스 전망대에 바로 올라왔더니 엄마가 약간 어지럽고 숨도 가쁘다고 하셨다. 그래서 안정을 취할 수 있게 저 사진 오른쪽 온실같은 공간에서 좀 쉬도록 했다. 사실, 사지멀쩡한 나도 여기서 살짝 어지럼증이 느껴졌기때문에(마테호른 고르너그라트에서는 멀쩡했음),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분은 특히 체류시간이나 추위에 노출되는 시간 등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스핑크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스노우 펀 파크

  융프라우요흐에서 각종 눈놀이를 체험하는 곳으로 눈썰매, 로프 슬라이드, 스키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스핑크스 전망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닿을 수 있는데, 새삼 이렇게 사진을 보니 엄청난 높이였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ㅋ

 

왼쪽에 길 따라 개미처럼 보이는 것이 트래킹하는 사람들

 

괜히 저 깊이 모를 구멍을 보고 있으면 좀 무섭고 그랬다.

 

묀히Mönch를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음

 

내가 봤을 때 아까와 다르지 않은 배경이지만 계속 사진을 찍으라고 요구하는 아빠 ㅋ

 

너무 신나서 30분째 밖에 있다보니 넘 추워져서 체면 불구하고 후드를 뒤집어 쓰심 ㅋ

 

꼭 빙하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님

  알레치빙하가 보이는 방향에서 반대편에서는 이렇게 초원을 볼 수도 있다.

 

초원과 묀히가 같이 보이게 한 컷

  그때도 느꼈는데 묀하가 뭔가 잘생기고 멋있다는 느낌을 몹시 풍긴다.

 

저곳이 바로 융프라우Jungfrau

  스핑크스 전망대 뒷편으로 가면 쵸큼 더 가까이서 융프라우를 볼 수 있다. 아이거, 묀히와 함께 스위스 알프스의 수퍼스타인 융프라우는 독일어로 처녀라는 뜻인데,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로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사람의 발길이 닿지 못하는 곳이었던 점과 툭하면 구름에 휩싸여 그 모습을 잘 볼 수 없다는 점 등이 거론된다. 다행히 이 날은 날씨가 무척 맑아 당당히 스스로를 드러낸 융프라우를 실컷 볼 수 있었다.

 

알레치 빙하와 융프라우 사이를 잇는 경치도 멋지다.

 

휴식 후 기력을 회복한 엄마와 다시 합류하여 인증샷

 

스노우 글로브

  스핑크스 전망대에서 내려와 진행방향을 따라 얼음 궁전으로 가는 길에 만나게 된다. 조명도 계속 변하고 스노우 글로브 안도 무척 귀엽고 예뻐서 계속 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았다.

 

얼음 궁전

  바닥과 벽, 전시물들이 모두 얼음으로 이루어진 이 공간은 그냥 융프라우요흐에 올라온 관광객들을 위한 작은 보너스 같은 느낌이었다. 특별하다는 느낌보다는 소박하고 귀여운 느낌이 더 강함- ㅎ

 

알프스의 눈을 직접 밟으면서 알프스 봉우리를 감상할 수 있는 플라토 전망대

 

플라토 전망대에서 봐도 여전히 잘생긴 묀히

 

알프스 눈을 밟고 한껏 up되신 부모님ㅋ

 

저 건물에서 나와 울타리 안을 마음껏 밟고 돌아다니면 됨

 

돌아가기 전에 아쉬움을 담아 마지막 한 컷

 

인터라켄으로 돌아가는 길에 기차를 갈아탄 그린델발트

  그린델발트는 이 여행 루트를 정할 때 숙박지로 살짝 고민했던 곳이라 궁금 환승하는 길에 역 근처만 살짝 돌아다녀봤다. 부모님과의 여행이다보니 이동을 최소화하고 단순화시키기 위해 최종적으로 제외했는데 입구만 봐도 느껴지는 깨끗하면서 푸르고 아늑한 느낌이 꽤 좋았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들 추천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은 느낌?

 

융프라우요흐에서 구입한 기념품 냉장고 자석

  역시 아이거와 묀히, 융프라우가 이 곳의 BIG 3임을 보여주고 있다.


■ 혹시 융프라우요흐와 쉴트호른 중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마디 

  사실, 여행 루트를 짤 때 융프라우요흐가 명성에 비해 실제로 보면 별로고 뷰 자체로는 007영화에도 나왔다는 쉴트호른이 훨씬 낫다는 글을 수없이 봤다. 최종적으로는 주인공인 아빠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이름에 융프라우가 들어간 융프라우요흐로 결정하여 다녀왔는데ㅋ, 듣던 것보다 훨씬 좋았고 부모님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았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역이라는 타이틀과 두 개의 대표 전망대 이외에도 스노우 글로브나 얼음궁전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 컨디션에 따라 눈놀이까지 즐길 수 있으니 여행의 주인공의 취향에 따라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하고 싶다.

  최근 JTBC 뭉쳐야 뜬다 스위스편에 리기산이 자세하게 나왔길래 뽐뿌가 와서 나도 지난 2014년 9월 아빠 환갑기념 여행(=효도여행; 꽃보다할배의 이서진에 빙의)으로 다녀왔던 사진을 정리해봤다. 

 

루체른에서 유람선타고 가는 중

  루체른 선착장에서 산악열차를 타는 비츠나우Vitznau까지 한시간정도 가는데 주변 풍경이 완전 아름답고 평화롭고 스위스다움 폭발이라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스위스 유람선에서 보이는 흔한 풍경

 

  비츠나우에서 열차로 갈아타고 꼭대기역인 리기 쿨름Rigi Kulm까지 가는 중

 

리기쿨름 역

 

요들송이 들릴 듯한 목가적인 풍경에 취해 또 연신 셔터를 누르고 계신 아빠

 

양갈래로 갈라진 길에서 재미있는 표시 발견

 

왼쪽의 경사진 길은 젊은이, 오른쪽의 완만하고 돌아가는 길은 노인을 위한 길인갑다. ㅋ

 

아빠, 이제 좀 올라가 볼까요?

 

매우 맑은 날

  뭉쳐야뜬다 방송에서는 저 아래쪽이 구름에 뒤덮인 매우 몽환적인 모습이었지만 맑은 날은 맑은대로 매력이 있다.

 

아마도 추크 호수Lake Zug

 

루체른 방향

 

이렇게 안전장치 뒤에서 마음놓고 구경할 수 있다. ㅋ

 

아늑한 높이에 신난 엄마

  앞서 방문했던 마테호른과 융프라우 전망대는 3천미터 이상의 고지대에 있어 심혈관쪽이 약한 엄마에게 약간의 호흡곤란(쵸큼 숨이 가쁘고 어지러움) 증상이 있었는데 리기산은 2천미터가 채 되지 않는 완만한(!) 높이라 마음놓고 즐길 수 있었다. 아무런 걱정없이 편하게 구경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부모님 전속 사진사 수행중

 

부모님 전속 사진사 수행중2

 

그냥 파랗고 큰 호수를 내려다보는 것 만으로 넘나 좋음

 

부모님 전속 사진사 수행중3

 

지금 보니 이 사진은 알프스 티가 좀 안나는군..ㅋ

 

이런 좋은 곳에 가면 저기서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한번씩 생각하게 된다. ㅎ

 

여전히 부모님 전속 사진사 수행중

  뭔가 기념으로 찍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이곳에서도 한 컷-ㅋ 뭉쳐야 뜬다 출연진들도 여기서 사진 찍었던데, 유치해도 지나고 나면 이런 우스꽝스런 장치와 포즈들이 다 추억이 된다.

 

이렇게 누워 있으면 여기가 바로 천국!

 

다시 리기 쿨름역

  리기산은 스위스 5박 6일 일정중 마테호른, 융프라우에 이어 세번째로 간 산이었는데 뾰족뾰족하고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날카롭고 차가운 산들만 보다가 이렇게 초록빛으로 뒤덮인 완만하고 평화로운 풍경을 만나니 마냥 좋았다. 앞의 두 산이 차갑고 멋있고 카리스마 넘치는 남신이라면 리기산은 포근하고 아늑하게 엄마처럼 안아주는 여신같은 느낌- 리기산을 산의 여왕Queen of the mountains이라고 한다는데 몹시 적합한 별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스위스여행 하면 아빠는 융프라우, 엄마는 마테호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씀하시지만 나는 이렇게 강렬하게 치유의 느낌을 받은 리기산이 가장 좋았다. 특히, 일상에서 복잡다단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사람에게 몹시 강추!!!


** 혹시 마테호른이 어땠는지 궁금하다면, 지난 포스트↓↓↓↓

 [■ 5박 이상/스위스] - [체르마트여행] 마테호른 전망대 & 하이킹 첫번째 고르너그라트 Gornergrat

 [■ 5박 이상/스위스] - [체르마트여행] 마테호른 전망대 & 하이킹 두번째 수네가Sunnegga/로트호른Rothorn/5개호수길5-Seenweg

** 융프라우를 직접 볼 수 있는 융프라우요흐 후기 포스트↓↓↓↓

[■ 5박 이상/스위스] - [스위스여행] 인터라켄 인근 융프라우요흐 Jungfraujoch

 

  스위스여행 관련 세번째로 포스팅할 곳은 레만호 주변의 라보지구와 몽트뢰다. 인터라켄에 2박 묵으면서 하루는 융프라우를 보러가기로 미리 정했고 나머지 하루를 어디로 갈까에 대해 또 폭풍검색을 했는데 좀 멀기는 하지만 인터라켄-몽트뢰 구간이 골든패스라는 관광열차 구간이라 열차타는 시간도 온전히 관광이라고 본다면 갈만하겠다 싶어서 이쪽으로 정했다.

 

 

 

 

 

라보지구 하이킹의 시작 Chexbres-Village역

 

  아침부터 인터라켄에서 출발하여 열차를 갈아타고 라보지구 하이킹을 시작하기에 좋다는 Chexbres-Village역에 내리니 오후 1시 반이었다. 골든패스라인의 열차 밖 풍경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기차 안에만 몇시간씩 앉아있는건 지루하니까, 서둘러 걷기로 했다.

 

 

 

 

레만호와 그 앞의 포도밭

 

Chexbres-Village역 바로 앞에 펼쳐진 풍경이다. 아우~ 너무 좋다~~는 엄마의 감탄사와 함께 1.8km에 달하는 포도밭 사이길 하이킹이 시작되었다.

 

 

 

 

9월말이라 아마도 포도수확중

 

  라보지구는 스위스에서 제일 큰 포도경작지라고 하는데 여기서 나는 와인도 유명한게 많다고 한다. 만화 신의 물방울을 보다 말았더니 자세히는 모르겠고 어쨌든 내가 갔을 때가 포도수확철이라 이렇게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라보지구에서도 작품활동으로 뒤쳐진 아빠

 

  공기가 정말 깨끗하고 바다라고 해도 믿을만큼 큰 호수와 호숫가를 따라 계속 이어져있는 포도밭이 그냥 그곳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무척 좋았다. 체르마트와는 전혀 다른 광경으로 색다르면서도 아름다워서 이 곳을 셋째날 코스로 선택한 나 자신을 무척 칭찬해주고 싶었다. ㅎㅎ

 

 

 

 

몽트뢰 방향

 

  여기서 몽트뢰의 끝인 시옹성까지는 약 15km정도 거리로, 호숫가를 따라 길이 쭉 이어져있어 원한다면 계속 아름다운 풍경을 따라 하이킹을 할 수도 있다.

 

 

 

 

풍성하게 익은 포도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포도가 널려있다. 어릴 때부터 포도귀신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와인용 포도는 그냥 먹으면 맛이 없다는 걸 보고 들은터라 그냥 정말 많이 있구나 싶었다. ㅋㅋ 가까이서 보면 알도 작고 먹어보고 싶은 욕심은 들지 않는다. ㅎㅎ

 

 

 

 

아마도 화이트와인이 되는거 같은 백포도

 

  와인은 무조건 화이트와인만 선택하는 초딩입맛이라 백포도를 보고 눈이 한번 더 갔다.

 

 

 

 

여럿이 걷기에도 충분한 포도밭 사이길

 

 

 

 

하늘과 경계가 모호한 레만호

 

  이날 날씨가 맑으면서도 물 위에 뿌옇게 무언가가 있어서 호수면과 하늘의 경계가 상당히 모호했다. 사이다 광고에 나왔던 것 처럼 어느 것이 하늘빛이고 어느 것이 물빛인가- ㅎㅎ

 

 

 

 

계단식 구조가 살짝 보이는 포도밭

 

 

 

 

호수가 너무 커서 아무리 봐도 바다같다. ㅋ

 

 

 

 

  라보지구의 포도밭이 800헥타르라고 하는데 환산해보니 242만평이다. 호오~~

 

 

 

 

때마침 지나가는 유람선

 

 

 

 

이제 슬슬 다시 마을이 다시 보이기 시작

 

 

 

 

유럽 느낌(!)의 집들

 

 

 

 

유럽 느낌의 골목길 ㅋ

 

 

 

 

유람선타기 위해 Vevey로 이동

 

  St-Saphorin역까지 약 1.8km를 걷고 몽트뢰로 돌아가는 유람선을 타기위해 Vevey역까지 이동하는 열차를 탔다. 탑승시간은 5분인데 운행간격이 60분이니 주의!

 

 

 

 

Vevey-Marché 선착장 시옹성가는 유람선 탑승장소

 

  Vevey역에서 유람선을 탈 수 있는 Vevey-Marché까지는 약 600m로 구글맵을 따라 쉽게 이동이 가능하다. 이 동네는 찰리채플린이 여생을 보낸 곳으로, 네슬레 본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각각 찰리채플린 동상과 네스레 박물관 앞바다의 초대형 포크가 기념촬영 포인트인데, 어르신들이 많이 걸으신 상태라 걸어서 가보는 건 생략했다. 그런데 둘 다 바닷가에 있어서 유람선을 타고도 다 볼 수는 있다. ㅋㅋ

 

 

 

 

요건 선착장부근에서 찍은 사진인데, 네슬레 포크는 여기서도 보인다.

 

 

 

 

포크가 좀 선명하게 나온 사진 확대 ㅋㅋㅋ

 

 

 

 

유람선에서 본 풍경

 

  엄마는 레만호에 가보기로 했다고 일정을 알려준 뒤부터 몇번이나 '레만호에 지다'라는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엄마가 젊었을 때 정애리씨가 주인공으로 나온 드라마(라고 했는데 검색해보니 영화인듯-ㅋ)였는데 그 레만호에 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얘기였다. 저도 어렸을 때 호돌이의 세계여행 책에서 레만호를 봤는데 이렇게 오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어머님- ㅎㅎ

 

 

 

 

시야에 분명하게 들어온 시옹성

 

  브베에서 출발한지 50분 가까이 되자 시옹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선착장에서 본 시옹성

 

  시옹성은 시인 바이런이 시옹의 죄수라는 작품을 발표하면서 유명해졌다고 하는데, 나는 시옹성에 와서 시옹의 죄수라는 작품이 있는지 알게 되었다. ㅎㅎ

 

 

 

 

프레디 머큐리 동상 근처

 

  시옹성에서 몽트뢰역까지는 약 6km로 201번 버스를 타면 환승없이 이동이 가능하다. 우리 가족은 몽트뢰를 사랑한 남자, 프레디 머큐리의 동상을 보기 위해 조금 일찍 내렸다.

 

 

 

 

여전히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프레디 머큐리

 

  엄마아빠는 서양문물에 관심이 별로 없어서 이 사람이 누군지 몰랐는데, 유튜브에서 퀸의 We will rock you와  I was born to love you를 찾아 들려드렸더니, 아~~~ 들어봤다고- ㅋㅎㅎ 여행에서 돌아온 뒤 MBC 서프라이즈에서 프레디 머큐리 관련 에피소드가 몇번 나와서 그 때 호숫가에 서있던 그 동상, 그 가수라고 다같이 반가워했던 기억이 난다. ㅋㅎㅎ 

 

 

 

 

몽트뢰역까지 이어진 산책길

 

  몽트뢰역까지는 여기서 약 500m로 호숫가를 따라 나무그늘 사이로 걷기 좋은 산책길이 놓여있다.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판대가 있어 하나씩 들고 역까지 걸어갔는데 무척 좋았다. 급조한 일정치고 이날도 꽤 성공적인 하루였다.

 

 

  스위스에서의 5박일정 중 체르마트에서는 1박만 묵었는데, 다행히 도착한 날과 떠나는 날 모두 날씨가 좋았다. 첫날 고르너그라트 일정이 무척 성공적이었기때문에 여행분위기가 상당히 업된 상태여서 둘쨋날 일정에 대하여 부담을 가지고 폭풍검색을 하다가 숲과 호수가 어우러진 가운데 마테호른이 보이는 아름다운 사진을 발견했다. 마테호른의 인기 하이킹 코스라는 5개 호수길 그린드예호수의 사진이었다. 고르너그라트 근처의 리펠호수는 다소 삭막한 모습이었기때문에 뭔가 좀 더 이상에 가까운 풍경을 볼 수 있을거라는 기대 속에 수네가전망대와 로트호른전망대,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5개호수길 하이킹을 둘쨋날 코스로 정했다.

 

 

 

 

이제 동네에서 봐도 안어색한 마테호른

 

수네가전망대로 가는 역도 고르너그라트에 갈 때처럼 번화가에서 걸어갈 수 있다.

 

 

 

 

수네가전망대에서 본 마테호른

 

  수네가전망대는 뭐 적당히 높고 바로 옆에 규모있는 레스토랑이 있어 편리하다. 사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아래쪽에 있는 라이호수!

 

 

 

 

라이호숫가 나무의자에 누워 작품활동에 여념이 없는 아빠와 천천히 오고 있는 엄마

 

  날씨도 좋고 주변도 아름답고 그냥 몇시간 누워만 있다 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코스 통틀어 엄마아빠가 가장 만족했던 곳이 바로 여기, 라이호수(Leisee)다. 

 

 

 

 

라이호수에 비친 마테호른

 

  5개호수길을 꼭대기부터 내려오면 라이호수가 다섯번째인 마지막 호수다. 어차피 다시 오게 될 곳이지만 아침에 와야 호수에 비친 마테호른의 반영을 선명히 볼 수 있다고 하길래 일부러 먼저 들렀다. 아침 특유의 조용한 분위기와 맞물려 체르마트에 있는 시간을 통틀어 가장 행복한 경험이었다.

 

 

 

 

사진 오른쪽은 수네가전망대로 가는 푸니쿨라

 

  여기를 다녀오고 우연히 꽃보다할배 재방송을 보다가 꽃할배 일행이 악천후때문에 헬기투어를 망친 에피소드의 장소가 여기라는 것을 알게 됐다. 화면 속의 라이호수는 날이 흐리고 비바람이 불어 춥고 삭막하고 살벌하기 그지없었지만, 맑은 날의 모습은 이렇게 평화롭고 아름답고 행복하다. 괜히 스위스관광청에 감정이입해서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

 

 

 

 

수네가전망대 & 라이호수 부근은 상대적으로 낮은 지대(해발 2288m)라 그런지 윗쪽보다 초록초록하다.

 

 

 

 

나무의자의 안락함에 취한 다른 관광객들

 

  꺄아~ 다시 봐도 저 나무의자 진짜 매력적이다. 인체공학적이기까지해서 완전 편안하다. ㅋㅋㅋ 다시 보니까 또 가고 싶다.

라이호수가 최고야~ㅋ

 

 

 

 

어느새 올라온 로트호른 전망대

 

  아쉬웠지만 라이호수를 뒤로 하고 이쪽 라인에서 가장 높은 로트호른(Rothorn) 전망대에 올라왔다. 아마 일출이 유명한 모양인데 그냥 낮에 오면 좀 삭막하다. 개인적으로 굳이 올라오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생각이다. ㅋㅋ

 

 

 

 

로트호른에서 본 핀델빙하와 몬테로사, 리스캄

 

  날이 맑아서 그런지 각도가 좋아서 그런지 고르너그라트에서 볼 때 보다 맨 왼쪽의 핀델 빙하(Findel gletscher)부터 가운데쯤 몬테로사, 오른쪽의 리스캄까지 두루 더 멋져보였다.

 

 

 

 

적당한 거리감이 더욱 더 알프스답게 느껴진다.

 

 

 

 

5개호수길 하이킹 시작

 

 

 

 

첫번째 호수인 슈텔리호수

 

  로트호른에서 한정거장 내려온 블라우헤르드(Blauherd)에서 슈텔리호수(Stellisee)까지 걸어서 2~30분이면 닿을 수 있다. 5개 호수중 가장 크고 탁 트여다. 여기도 마냥 앉아있고 싶은 곳이다. 

 

 

 

 

두번째 호수로 가는 길

 

 

 

 

나는 일반운동화를 신었는데 대략 걸을만했다.

 

 

 

 

한 30분 넘게 걸으니 두번째 호수인 그린드예 호수가 살짝 보인다.

 

 

 

 

5개호수길의 두번째 호수인 그린드예 호수(Grindjisee)

 

 

 

 

호수와 푸른 나무 너머로 보이는 마테호른

 

  이 각도의 사진을 보고 왔는데 생각보다 많이 작았다. 그래도 이 모습을 직접 찍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꽤 만족스러웠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숲이 울창해져 뭐랄까 달력 속의 멋진 배경으로 걸어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ㅋㅋ

 

 

 

 

여기서도 씩씩하게 걷고 있는 엄마

 

 

 

 

여전히 작품활동으로 뒤쳐져있는 아빠

 

 

 

 

 

네번째 호수인 무스이예호수를 발견

 

  우리가족은 5개호수길에서 세번째 호수인 그륀호수(Grünsee)는 생략했다. 처음 봤던 라이호수가 정말 평화롭고 아름답고 좋았는데 그에비해 올라와서 하이킹 중 봤던 호수들이 라이호수보다 더 좋은지 잘 모르겠는 수준이었다. 사진 욕심이 많은 나는 각각 다른 호수를 담아서 좋았는데 어쨌든 어른들 보시기에는 좀 비슷비슷하고 또 처음만 못하니까 슬슬 마무리하는게 좋겠다는 기류가 느껴졌다. ㅎㅎ 두번째 호수인 그린드예에서 그륀호수를 들러 네번째 무스이예호수까지 가면 거리가 약 4km인데 두번째에서 네번째 무스이예호수로 바로 가면 약 2km로 거리로 확 줄일 수 있어 과감히 생략하고 무스이예호수로 왔다.

 

 

 

 

독특한 빛깔의 무스이예호수

 

이 때 무스이예호수(Mosjesee) 주변이 공사중이라 좀 아쉬웠는데 이 독특한 빛깔 만큼은 기억에 남는다.

 

 

 

 

공사현장이 안보이게 담아본 무스이예호수

 

 

 

 

귀하게 만난 알프스 야생화

 

 

 

 

다섯번째 라이호수로 "다시" 가는 길

 

 

  첫번째 슈텔리호수에서 다섯번째 라이호수까지 번째 그륀호수를 빼고 총 4개의 호수를 보고 걷는데 대략 2시간정도 걸렸다. 엄마 아빠와 인터라켄 가는 기차안에서 내린 결론은 라이호수만 가도 될뻔했다는 것. ㅋㅋㅋ 물론 5개호수길이 유명한 하이킹코스이고 좋은 경험이었지만 결론은 접근성, 주변 편의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라이호수가 단연 최고였다.

 

  내가 다닌 일정을 바탕으로 누군가에게 부모님과의 체르마트 일정관련 조언을 한다면, 첫날은 고르너그라트 전망대를 가고 둘쨋날은 오전 중에 수네가전망대와 라이호수만 보고 다른 도시로 이동하라고 권하겠다. 고르너그라트가 위엄있고 접근하기 어려운 느낌의 마테호른을 보여준다면 수네가전망대, 특히 라이호수 근처에서 보이는 마테호른은 요들송이 들리는 듯한 좀 더 전원적이고 친근한 느낌으로 상당히 다른 느낌을 주기때문에 각각 가볼만하다. 하지만 로트호른전망대에서의 마테호른은 고르너그라트에서 보이는 모습과 비슷하고 거기서 이어지는 5개호수길에 있는 호수들은 각각 아름답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사이즈가 작고 서로 많이 다르지 않기때문에 5개를 다 돌아보는 것은 어른들에게 지루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나처럼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시간과 체력이 충분하다면) 분명 매력적인 피사체들이 다분한 이 5개호수길을 걸어보라고 권하겠다. 5개호수가 비슷하기는 한데 서로 미묘하게 다른게 또 매력이기도 하다. 이 길 자체가 그냥 편한 운동화로도 충분히 소화 가능한 코스이고, 마테호른을 바라보며 걸어내려오다 호숫가에서 쉬고 하는 이 행위들이 힐링 그 자체라서 스트뤠쓰 가득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위스로 떠난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다. 특히, 이 길은 6~9월이 베스트 시즌이라고 하니 나도 다음에 다시 간다면 9월말보다 좀 더 초록빛을 많이 볼 수 있는 기간에 세번째 그륀호수까지 포함해서 꼭 한번 더 이 길을 걷고 싶다.

 

 

 

 

  당분간 지난 2014년 아빠의 환갑기념여행(=자유여행=효도여행) 스위스에서 다녔던 곳들에 대해 포스팅하려고 한다. 첫번째로 올릴 곳은 마테호른으로 유명한 도시 체르마트의 대표 전망대, 고르너그라트다. 이때 회사일로 정신이 없어서 예산이 꽤 큰 자유여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리 준비를 많이 못해 여행코스를 거의 현지에서 전날 혹은 당일 정해서 다녔는데, 이곳도 체르마트로 들어가는 기차 안에서 표검사하던 아저씨가 "체르마트 간다고? 고르너그라트 가겠네?"라고 말해줘서 즉흥적으로 정했다. 결과는 체르마트에서의 첫번째 방문지로서 딱 좋은 몹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고르너그라트 올라가는 길 초입, 열차에서 보이는 마테호른

 

  체르마트 시내는 무척 조그맣다. 우리 가족이 묵었던 호텔이 체르마트역에서 도보 5분거리에 있었는데 그 반대쪽으로 15분정도 걸으면 거의 시내상점가가 끝나는 분위기였다. 그래도 기념품샵이랑 COOP 마트, 레스토랑 등이 알차게 있어서 불편할게 없었고 특히 고르너그라트 올라가는 열차의 역은 번화가 한가운데 있어 무척 접근이 편리했다.

  

 

 

 

고르너그라트 올라가는 길 중간쯤, 열차 창밖의 마테호른

 

  고르너그라트는 해발 3089m에 있는 전망대인데 바로 밑까지 열차가 놓여있어 편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올라가는 내내 열차 창밖으로 마테호른의 멋진 모습을 무척 가까이 볼 수 있어 다들 열차에서부터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가장 기대했던 모습이 너무 생생하고 가까이 느껴져서 열차타고 올라가는 길 자체가 큰 즐거움이다.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서 본 마테호른

 

  단, 열차에서 내려도 보이는 모습이 많이 다르지 않다. ㅋㅋ 어쩌면 열차에서 올라오는 길에 봤던 마테호른의 모습이 더 가깝고 생생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ㅎㅎ

 

 

 

 

그래도 해발 3089m라는 표시를 들고 있는 마스코트 사진도 한방 찍어줬다.

 

 

 

 

이렇게 탁 트인 곳에서 마테호른을 비롯한 주변 알프스 봉우리들을 조망할 수 있다.

 

 

 

 

왼쪽에 몬테로사(Monte Rosa)와 오른쪽 리스캄(Liskamm)을 배경으로 우리 아빠처럼 기념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이렇게 커플이 나란히 앉아서 마테호른을 조용해 바라보는 것도 좋겠다.

 

한가지, 이렇게 높은 전망대에 오를 때 주의할 점이 있는데 어르신들하고 올 경우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분들은 이런 고지대 자체가 힘들 수 있다(호흡곤란, 어지러움 등). 체류시간을 짧게 가지거나 전망대에 오르는 것 자체를 담당 의사와 상의할 것!

 

내 경우, 엄마의 어지러움 호소로 사진만 두루 찍고 하산으로 방향을 돌렸다. 사실 올라오는 길의 광경이 무척 아름다워서 이 곳에서의 체류는 3~40분 정도면 충분할 듯하다.

 

 

 

 

그래도 처음 온 알프스인데 하이킹을 하고 싶어 로텐보덴(Rotenboden)역에서 내려 다음역인 리펠베르그까지 걷기로 했다. 로텐보덴이 해발 2815m인데 다행히 엄마의 증상이 좀 나아졌고 내려가는 방향의 하이킹이라 엄마도 무리없이 같이할 수 있었다.

 

 

 

 

하이킹중에도 빠질 수 없는 마테호른을 배경으로 한 기념사진 ㅋ

 

 

 

 

리펠호수에 비친 마테호른의 반영

 

  방향은 구글맵으로 잡았다. 고산지대에서도 빛을 발하는 구글맵! 로텐보덴역에서 리펠베르그까지 걷기로한 이유가 바로 이 리펠호수(Riffelsee)때문이었다. 마테호른 꼭대기가 비친 호수를 담고 싶었는데 나름 성공적!

 

 

 

 

연못과 저수지의 중간정도되는 사이즈이지만 가까이서 찍으면 무척 커보이는 리펠호수

 

 

 

 

리펠호수 밑에 이름없는 웅덩이

 

  구글맵을 보면 따로 이름이 없다. 웹에 돌아다니는 사진을 보면 이곳의 사진도 리펠호수로 소개되고 있는데, 두개의 물웅덩이를 합쳐서 리펠호수라고 부르는건가 싶기도 하다.

 

 

 

 

아랫쪽 물웅덩이는 윗쪽 리펠호수보다 돌이 많다. 진짜 작지만 사진에는 제법 크게 나왔다.

 

 

 

 

9월말이었는데 햇살이 워낙 따뜻해서 걷기 좋았다.

 

 

 

 

사진찍느라 정신없는 부녀를 제쳐두고 혈혈단신 앞서가는 엄마

 

 

 

 

꿈에 그리던 알프스를 담느라 느긋하게 따라오는 아빠

 

 

 

 

산길을 따라 내려가는 엄마를 찍었을뿐인데 배경이 몹시 웅장하다. ㅋ

 

 

 

 

하이킹족을 위해 친절히 서있는 표지판

 

  사진찍은 시각을 비교해보니 로텐보덴역에서 출발해 리펠베르그까지 걸어서 약 1시간 반정도 걸렸고, 리펠베르그역에서는 다시 열차를 타고 처음 고르너그라트행 열차를 탔던 체르마트 시내역까지 이동했다. 스위스여행을 시작하는 첫 일정으로 이날 고르너그라트 전망대부터 하이킹코스까지 완전 대만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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