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베네치아 2박 3일 일정 둘쨋날 이야기

 

S. Maria Assunta(구글맵에선 Chiesa dei Gesuiti로 검색/한국에선 베네치아 예수회성당)

  이날의 가장 중요한 목적지는 베네치아 본섬에서 12번 수상버스(=바포레토)를 타고 40여분을 가야하는 부라노섬이었다. 이 12번 수상버스는 중앙역인 산타루치아역 근처의 정거장이 아니라 좀 떨어진 F.te Nove라는 정거장에서 출발하는데, 마침 내가 전날 잘못된 가이드북의 정보로 보지못한 티치아노의 성 라우렌티우스의 순교를 소장하고 있는 성당이 이 F.te Nove 정거장 바로 앞에 있어 얼른 들어갔다. 입장료는 1유로.

  

그닥 크지 않은 내부

  그동안 다닌 성당들에 비하면 큰 내부는 아니었지만 청자를 연상케하는 벽무늬가 약간 동양적인 느낌을 주었다.

 

입구 바로 근처에 걸려있는 성 라우렌티우스의 순교Martirio di san Lorenzo

  작품은 생각보다 훨씬 강렬했다. 그림 속 상황은 성 라우렌티우스가 불타는 석쇠 위에서 고문당하면서도 "나는 잘 익었으니, 뒤집어라 I'm well done. Turn me over"라고 당당히 외치는 장면이다. 고통 속에 죽어가면서도 던진 위트있는 한마디가 전해지면서 요리사(!)와 코미디언(!)의 수호성인이 되었다는 사연(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Lawrence_of_Rome)이 얽혀있는 이 그림은 아랫쪽에서 강렬한 조명이 비추어 그림 속 불이 실제로 타오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베네치아에서 본 작품 중에 가장 인상깊은 작품이었다.

 

틴토레토의 성모승천L assunzione della vergine

  티치아노의 작품이 워낙 강렬해서 그냥 옆에 있는 작품 정도로 느껴졌는데, 베네치아에서 나름 잘 나갔던 화가의 작품이라 한컷 담아봤다.

 

성당의 내부는 이런 느낌

  아무리 봐도 뭔가 동양스러운 분위기가 나는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워낙 멋진 작품이라 나가기 전에 다시 한번- ㅎ

  이 성당, 입장료도 1유로로 저렴하고 그림도 완전 멋진데 안타깝게도 오픈시간이 오전 10~12시, 오후 4시~6시로 제한적이다. 시간이 맞는다면 꼭 한번 들어갈만한 곳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단, 부라노섬에 가는 길이라면 성당에 들어가기 전에 12번 수상버스 시각표를 미리 봐두는 것이 좋다. 배차 간격이 3~40분으로 긴 편이라 놓치면 오래 기다려야한다.

 

부라노섬 선착장 바로 근처에 있는 화방 겸 가게

  이제부터 보게 될 부라노섬 풍경의 예고편처럼 쨍한 색감으로 그려진 그림들이 시선을 끌었다.

 

사왔어야 했어...ㅜㅜ

  하나만 가져다놓으면 초라하고 안예쁠까봐 고민 끝에 놓고왔는데 사올 걸 후회된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색감이 워낙 쨍해서 하나만 둬도 예쁠 것 같다. 흠... 역시, 다음에 또 가야겠군-

 

조카를 위한 선물

  부라노섬은 앞서 액자 속 그림처럼 알록달록한 외벽의 집이 늘어선 풍경으로 유명하지만, 레이스공예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수상버스 내리자마자 하얗고 화려하고 다양한 레이스옷과 소품을 취급하는 가게들이 즐비했다. 태어난지 몇달 안된 조카가 여아였다면 과감하게 레이스 원피스 한벌 사왔을텐데 남아인 관계로 소박하게 턱받이만 하나 사왔다. ㅋ 

 

부라노섬 풍경 1

 

부라노섬 풍경 2

 

부라노섬 풍경 3

  이 쪽이 아마도 제일 번화가인 듯 싶다. 쭉 늘어선 레스토랑들과 사이사이 섞인 기념품가게들-

 

부라노섬 풍경 4

  날이 흐려서인지 관광객이 많지 않았고 각 레스토랑에서 호객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부라노섬에서의 점심식사 Da Primo

  내 가이드북에 해산물이 본섬보다 저렴한 편이라고 했는데, 모를... 그냥 레스토랑마다 가격 수준이 다른 거니까- 

해산물 스파게티와 프로세코 한잔, 자릿세 포함 22.5유로, 맛은 무난한 편이었다.

 

부라노섬 풍경 5

 

부라노섬 풍경 6

  이 날 아침식사 시간에 B&B 주인아주머니와 대화하다 오늘 부라노섬에 갈 거라고 했더니 거기 피사의 사탑보다 더 기운 탑이 있으니 꼭 보고오라고 하셨는데, 이 탑인듯하다. 확실히 주변이 염려될 정도로 기울긴 기울었다. 피사의 사탑보다 기울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주머니가 너무 확신에 찬 모습으로 말씀하셔서 믿고싶다. ㅋ

 

부라노섬 풍경 7

 

부라노섬 풍경 8

나름 사람들을 따라 큰 길로 갔는데 사진에서 봤던 풍경은 아직 못본것 같아 두리번 거리고 다니던 차에 눈에 띄는 집을 발견했다. 예쁜 핑크에 건물 전체적으로 소녀소녀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

 

소녀소녀한 이 집의 집주인이 궁금함

  정면에서 보니 소녀미가 훨씬 강하다. 어떤 사람이 사는지 좀 궁금했다. ㅎ

 

부라노섬 풍경 9

집들이 늘어선 모습이 이 부근인 것 같다. 사진 속 부라노섬의 모습-

 

부라노섬 풍경 10

  부라노 섬의 집이 이렇게 알록달록한 이유는 옛날부터 이 섬에 안개가 심해 오랜기간동안 집을 비웠다 돌아오는 어부들이 집을 찾아갈 때 잃어버리지 않고 안개속에서도 쉽게 집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한다. 뭔가 짠하면서도 귀여움-ㅎ

 

부라노섬 풍경 11

 

부라노섬 풍경 12

  나의 사랑 기념품 가게들- 냉장고자석과 레이스 소품, 작은 무라노 글라스 소품 등을 취급하는 가게가 많았다.

 

부라노섬 풍경 13

 

부라노섬 풍경 14

 

부라노섬 풍경 15

  이날 본 부라노섬은 사진 속 풍경 그대로 예쁘고 아기자기했다. 날씨가 흐려서 좀 아쉽긴했지만, 섬 전체적으로 쫌 귀여운 느낌이 물씬 풍겼다. ㅋ 나중에 베네치아에 다시 가게 되면 꼭 맑고 하늘이 쨍한 날 다시 가서 엽서같은 사진을 찍어오고 싶다.

 

이제 무라노섬으로 이동-

 

무라노섬

  다시 12번 수상버스를 타고 30여분을 달려 무라노섬에 왔다. 무라노섬은 베네치아 본섬과 부라노섬 사이에 있기 때문에 시간이 남으면 내리고 부족하면 최종 목적지로 바로 가면 되는, 여차하면 생략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 ㅋ

 

무라노글라스 상점 내부

  베네치아 관광구역 전체에서 무라노글라스를 팔지만 무라노섬은 그 이름의 유래가 된 바로 그 섬인만큼 공방에서 직접 제품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좀 더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무라노글라스 - 오케스트라

  처음 봤을 땐 귀엽고 신기해서 찍었는데 좀 다녀보니 비슷한 구성의 제품들이 가게 곳곳에 있었다. 만약 기념품으로 무라노글라스 제품을 사고 싶다면 일단 맘에 드는 디자인을 추려서 몇 군데 가게에서 디테일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고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가게가 너~~~무 많아서 그냥 생각없이 보고 다니면 뒤죽박죽 금방 질리기 쉽다.

 

무라노글라스 - 어항

  전날 산 마르코광장의 무라노글라스가게 Markus 쇼윈도에서 본 어항제품이 98유로라 접었는데 무라노섬에서 돌아다녀보니 어항도 디자인이 다양하고 가격대도 좀 다양하게 나뉘었다. 나름 만족할만한 제품으로 최종 구매했지만 지금은 동생집에... 어쨌든 가게마다 보고 다녀야할 비교 포인트는 금붕어와 공기방울, 해초 등의 디테일이 수준차이가 있으니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면 좋다.

 

무라노글라스 박물관Museo del Vetro

  내가 유리제품을 워낙 좋아해서 가봤다. 입장료는 10유로- 실제 해양생물(오징어, 산호초 등)을 그대로 유리로 만든 것 같은 디테일한 작품 몇몇은 신기했지만 전반적으로 예술작품이 많아 쵸큼 지루했다. 그나마 박물관 내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볼거리는 바로 무라노글라스 제작 공정을 보여주는 비디오였는데, 무라노글라스 특유의 문양을 만드는 방법 전 공정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등 몇가지 제품의 제조과정을 설명을 곁들여 보여주니까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해도 되고 좋았다. 참고로, 무라노섬에는 이 박물관 내부 이외에 공중화장실이 없어(부라노섬에는 유료 공중화장실이 있음) 필요에따라 잘 활용해야 한다.

 

무라노섬에서 가끔 만날 수 있는 유리 조형물

  유리공예의 섬답게 이렇게 지나가다 커다란 유리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후훗- 무라노섬에서 모셔온 분들

  무라노섬에서 꽤 많은 가게를 들락거렸는데, 결국 맨 처음 수상버스에서 내려 만났던 상점가 초입의 가게에서 다 구입했다. 내가 좋아하는 할로윈을 제대로 표현한 제품군이 쇼윈도에 있어 눈여겨봤는데, 섬을 다 돌아다녀도 이 가게에만 그 디자인이 있었다. 결국 돌고돌아 다시 이 가게로 갔더니 안에는 더 예쁜 제품들이 줄줄이... 결국 할로윈 호박 하나, 곤돌라에서 노를 젓는 뱃사공 한 분 with blue light♡, 발소리날까봐 조심하는 최고 귀여운 산타 할아버지까지 총 3개가 내 손 안에 남았다. VISA를 받는다기에 많이 참지 않았... 사실 예쁘고 독특한 제품이 정말 많았기때문에 다음에 가더라도 이 가게에서 엄청 지를 것 같다.

이번 베네치아 일정은 여기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머물렀던 베네치아 이야기

 

  운좋게 수상버스(=바포레토) 맨 앞에 타서 좋은 뷰를 맘껏 즐기는 중

  숙소에 짐만 놓고 바로 나와 여차저차해서 수상버스를 탔는데 운좋게 맨 앞자리를 사수했다. 전용보트를 타는 기분~ 우훗훗!

 

날도 맑고 햇볕도 좋고 마냥 좋았음

  저렇게 아치 너머로 본격적인 베네치아 대운하의 풍경이 펼쳐지는데 디즈니 만화 속에 들어온 것 같기도 하고 롯데월드 알라딘의 모험 타는 것 같기도 하고 기분이 무척 들떠버렸다.

 

스치듯 지나간 베네치아의 아카데미아 미술관

  수상버스 정류장 Accademia에서 내리면 바로 만날 수 있다. 티치아노, 만테냐, 벨리니 등의 그림이 있다는데 가이드북에 나온 자료를 보니 그닥 땡기지 않아 그냥 지나갔다. 진짜 목적지는 좀 더 걸어가야함-

 

볕 좋은 날 이렇게 걷는 것만으로 마냥 기분 좋았다. 길도 예쁘고-

 

베네치아의 흔한 버스정류장 근처 풍경

  사진 속 화살표로 표시한 곳이 수상버스 정류장이다. 편도 한장씩 매번 끊거나 24시간 단위로 무제한 이용권을 끊어 탈 수 있는데 나는 2박 3일 일정이라 48시간권을 끊어 거침없이 타고 다녔다. 뚜벅이여행자일수록 이런 대중교통 무제한권이 있어야 다리품을 아끼고 맘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어쨌든 베네치아는 운하 풍경 자체가 그림이라 그냥 길거리에 넋놓고 앉아있어도 관광이고 힐링이 된다.

 

첫번째 목적지 산타 마리아 델 로사리오 성당Santa Maria del Rosario

  원래 Accademia정류장에서 내린 건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에 가기 위해서인데 근처에 두 개의 성당에 멋진 그림이 걸려있다고 해서 들렀다.

 

티에폴로의 천장화

  일단, 유명하다니까 한번 올려다봐주고-

 

내가 찾는 그림이 없었다. 헉-

  이 성당에 온 것은 티치아노의 성 라우렌티우스의 순교라는 작품때문이었다. 가이드북에 조각사진으로 실려있는데 좀 장렬하고 관련된 스토리도 흥미로워서 그 그림을 보려고 입장료를 3유로나 내고 들어왔는데, 그림이 없었다. @.@ 성당 구석에 앉아서 이리저리 검색을 했더니 Santa Maria Assunta라는 다른 성당에 있는 걸로 파악이 됐다. 흠... 사실 크게 관심있는 작가도 아니었고 주목적도 아니긴 했지만 첫일정부터 꼬이니까 좀 오기가 발동해서 결국 다음날 가기로 했다. 그 그림을 꼭 보고 말겠다는 일념하에... ㅋ 개인적으로 티에폴로의 천장화만 보기에 3유로는 좀 아까운 면이 없지않았...

 

천천히 다시 걷다보니 만난 두번째 목적지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Peggy Guggenheim Collection

  여기는 미술관 자체의 분위기가 예뻐서 꼭 한번 와보고 싶었다. 그냥 골목골목 구경하다 만나서 살짝 들어가고 싶은 그런 느낌의 장소- 실제 들어가는 길목이 매우 좁고 큰 표시도 없어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ㅋ 지난번에 베네치아에 왔을 때 미술관에 크게 흥미가 없는 부모님의 취향을 고려하여 못가고 수상버스타고 스쳐지나가기만 해서 아쉬웠는데, 결국 왔다. 호호호-

 

잭슨 폴락의 방

  잭슨 폴락의 작품을 따로 모아놓은 공간이 있을 정도였지만, 난 이분의 그림을 잘 모르겠어서...

 

피카소의 On the beach

  피카소 작품도 꽤 있었다. 하지만 피카소도 내 취향은 아니라...

  하지만 이 작품은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피카소가 그린 여주인공의 초상화와 비슷해서 오~ 진짜 이런 그림이 있네! 하고 반가워서 찍어왔다. 이 때까지만 해도 영화 속 피카소의 작품이 가공으로 만들어진 건 줄 알았는데 좀 찾아보니 스토리와 소장 박물관만 편리하게 바꾼 것일뿐 작품 자체는 Bather라고 실제 있는 작품이었다. 호오 이런... 진품 같지 않았는데? ㅋ 역시 난 피카소와 멀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며, 덕분에 좋은 사실 하나 알았다.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유일하게 찾은 나의 보람- 샤갈의 Rain

  페기 구겐하임씨는 안타깝게도 나와 취향이 좀 맞지 않았다. 되짚어보면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도 달팽이같은 구조만 기억에 남지 작품은 딱히... 구겐하임 집안 취향이 좀 나와 안맞는 것 같다.ㅋ 사실 소장하고 있는 작품의 화가 목록만 쭉 보고 피카소, 칸딘스키, 모딜리아니, 샤갈, 달리, 폴락 등등 있길래 미술관 분위기와 샤갈 작품 몇 점만 봐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나마 기대했던 샤갈의 작품이 딱 하나 밖에 없을 줄이야... ㅎ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파리에서 만났던 것들보다 좀 재미가 없었... 흠...ㅋ

 

Nannucci의 Changing Place, Changing Time, Changing Thoughts, Changing Future

  현대미술 작품이 많다보니 한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 좀 많았는데 그나마 미술관 뜰에 이렇게 직관적인 작품이 있어 작은 위로가 되었다. ㅋ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은 입장료가 15유로로 매우 비싼 곳이니 현대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꼭 가기를...ㅎ

 

미술관에서 나와 또 걷다보니 건너편에 산 마르코 광장의 종탑이 보였다. 반가워서 우선 한컷-

 

세번째 목적지,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Basilica di Santa Maria della Salute

  여기도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도보 가능하고 마침 유명한 그림이 있다길래 들렀다. 마침 수상버스 정류장 Salute 바로 근처고 입장료도 없고해서 부담없이 들어갔다.

  

생각보다 훤하고 규모도 큰 내부

  일단 들어가자마자 왼쪽에 티치아노의 성령강림The Descent of the Holy Ghost이라는 작품이 보이고 멋졌다. 프랑스에서 줄곧 길게 뻗은 성당들만 보다가 이렇게 예배당들이 가운데를 둥그렇게 둘러싸고 있는 독특한 구조의 성당에 오니 다른 나라 온 느낌도 더 나고 신선해서 좋았다.

 

주 목적인 그림은 알고보니 유료였...ㅎ

  내가 이 성당을 찾아간 이유이기도 한 티치아노의 카인과 아벨은 Sacrestia(성물 안치소)에 따로 보관되어, 보려면 입장료를 별도로 4유로 내야했다. 입장료 안내와 함께 친절하게도 안에 있는 작품들의 예고(!)를 이렇게 보여주고 있었는데, 살펴보니 카인과 아벨 이외에도 이삭의 희생, 다윗과 골리앗 등 세 작품만으로도 입장료 충분히 할 것 같아 들어가기로 했다.

 

성물 안치소 내부는 촬영금지

  성당 문 닫는 시간보다 성물 안치소 마감시간이 더 빨라 내가 들어갔다오니 이렇게 금새 입구가 막혀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보다도 만족스러웠다. 티치아노라는 화가 그림을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에서 볼 때는 그냥 많은 작품들 중 하나로 넘겼던 것 같은데 이렇게 성당에 소수로 걸려있는 작품을 집중해서 보니 좋았다. 생각해보니 이 안에 있는 작품들이 성서에서 유명한 에피소드(무교인 내가 알 정도)를 다룬 작품들이라 더 와닿았던 것 같기도 하다. ㅎ

 

드디어 만족스러운 관람을 마치고 나서는 길

  이날 날씨는 정말 좋은데 처음과 두번째 방문지가 기대에 못미쳐 쪼꼼 아쉽던 차에 세번째 방문지가 생각보다 더 만족스러워 다시 기분이 완전 좋아졌다. 가벼운 마음으로 성당을 나서면서 한 컷-

  

외관도 멋지고 내부도 알찬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이 성당의 건물은 외관이 무척 아름다워 수상버스를 타고 지나가든 산 마르코 광장에서 건너다 보든 눈에 띄기 마련인데 내부에 멋진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나니 더 예뻐보였다. ㅎ

 

성당과 그 앞 길 그리고 운하가 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좋았다.

 

수상버스를 타고 산마르코 광장에 내려서 한 컷

  산 마르코 광장을 둘러보기위해 물을 건너왔는데 역시 멀리서도 빛나는 미모- 베네치아 성당 중 제일의 비쥬얼갑인듯-ㅎ

 

산마르코 광장 가는 길

  사진 오른쪽에 연달아 서있는 건 안젤리나 졸리와 조니 뎁이 같이 나온 영화 투어리스트에 나왔던 럭셔리 호텔 Danieli, 영화에 나왔던 건 완전 좋은 스위트룸이고 일반 객실은 300유로대에도 있다. 단, 조식이 한끼당 50유로 넘... 어쨌든 산 마르코 광장 바로 옆이라 위치도 좋고 언젠가 묵어볼 기회가 있겠지- 역시 돈을 벌어야... ㅋ 

 

수상버스에서 본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Chiesa di San Giorgio Maggiore

  산 마르코 광장으로 가던 중 방향을 돌려 또 다른 건너편에 있는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에 가기로 마음을 바꿨다. 산 마르코 광장은 예전에 왔을 때 본 적이 있고 다시 가는 거니까 이왕이면 그 사이에 새로운 경험을 추가하고 싶었다. 마침 오후 7시까지로 문닫는 시간도 다른 성당에 비해 늦은 편이라 여유있게 이동했다.

 

내부의 손 모양 조형물이 인상적

  선착장 바로 앞에 있고 입장료도 없어 바로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저런 커다란 손 조형물을 만나게 됐다. 절에서 부처님 손은 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 성당에서 큰 손을 만나긴 처음이다. 나름 손가락 세 개만 편 것을 보면 삼위일체를 표현하는 것 일테니 성당다운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듯- ㅋ

 

틴토레토의 최후의 만찬

  밀라노에서 루벤스의 최후의 만찬을 보고나니 베네치아에 있다는 최후의 만찬도 보고 싶어졌다. 이 작품은 틴토레토라는 화가의 작품인데 가로 약 5.7m 세로 약 3.7m의 상당히 큰 크기의 작품이다. 그림 속 주요 멤버(!)들이 일렬로 테이블에 앉아있는 것은 다빈치의 작품과 비슷하지만 특이하게 테이블을 사선으로 배치하고 음식 서빙하는 사람들을 전면에 크게 배치하여 부산스러움을 표현한 것은 새롭다. 내 머릿속에 다빈치의 작품이 고정관념처럼 박혀 있어 이런 시끄러운 느낌의 최후의 만찬을 보는 것이 상당히 신선했다.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 종탑에서 바라보는 베네치아의 대운하

  해가 저물고 있어 나름 분위기 있고 좋았다.

 

역시 전망대에서는 유명한 장소가 보여야 제맛

  왼쪽에 살루테 성당과 오른쪽에 산 마르코 광장의 종탑+두칼레 궁전이 한눈에 들어오니 좀 전망대 보는 기분도 나고 그랬다. ㅋ 지난번에 왔을 때는 산 마르코 광장의 종탑에 올랐다가 생각보다 시시해서 실망했는데 차라리 이쪽에서 보는게 시야도 탁 트인 느낌이라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다. 해 넘어갈 때까지 기다리면 더 예쁜 사진을 건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바닷바람이라 그런지 너무너무 추워서 도저히 더 있을 수가 없었다. 참고로, 엘리베이터 내리면 바로 밖이기때문에 꼭대기에서 바람을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 단, 종탑꼭대기까지의 엘리베이터가 셀프서비스(!)라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가 해가 질 시간쯤 다시 올라가는 방법은 가능할거다. 뭐 그렇게까지 기다릴 뷰는 아니다싶어 난 이만 내려옴-ㅎ

 

다시 수상버스를 타고 건너와 이번엔 진짜로 산 마르코 광장으로 가는중

6시가 넘자 길거리의 노점상들은 슬슬 장사를 접는 분위기였다.

 

산 마르코 광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 방향 한번 더 봐주기

  해질녘의 하늘빛과 그 아래 바다의 조화가 마냥 보기 좋았다.

 

이건 산 마르코 광장의 종탑

 

왼쪽 건물은 산 마르코광장의 시계탑, 오른쪽 건물이 산 마르코 성당

  산 마르코 성당은 베네치아의 수호성인이기도 한 성 마르코(영어로는 Mark, 한국식표기 마가)의 유해를 안치하기 위해 지어진 성당이다. 그리고 베네치아 곳곳에서 볼 수 있고 사진 속 왼쪽 시계탑에도 크게 한마리 들어가있는 날개달린 사자는 성 마르코의 상징이라고 한다. 사실 사자 위 종을 가운데 두고 서있는 두개의 사람인형이 움직여 정시에 종을 치는데 혹시 시간이 맞으면 나름 귀여우니까 볼만하다. 단, 절대로 기다렸다 볼만큼은 아니니 주의- ㅋㅎㅎ

 

  산 마르코 성당을 등지고 바라본 산 마르코 광장Piazza San Marco

  이때까지만 해도 이 광장을 가리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고 얘기한 나폴레옹을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why? 날이 밝을 때도 그냥 네모난 광장일뿐...

 

산 마르코 성당 정면

  건물 가운데 맨 윗쪽에 높이 홀로 서계신 분이 바로 성 마르코, 이 도시(당시에는 베네치아 공화국)의 수호성인답게 두루 내려다보고 계시다.

 

산 마르코 상당 정면의 모자이크 중 한장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발견한 성 마르코의 유해를 베네치아로 옮겨올 때 국경에서 들키지않기위해 이슬람교도들이 싫어하는 돼지고기로 덮어 자세한 검열(!)을 피했다는 장면을 표현하고 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보고 스토리를 유추하다 이렇게 구체적인 모자이크를 보고 스토리를 파악하니(정확하게는, 알고 있는 얘기와 끼워맞추기) 훨씬 이해하기 쉬웠다. ㅎㅎ 이 내부는 일단 무료입장이 가능하고 일부 주요 전시실은 유료입장이 가능한데 지난 기억을 더듬어보면 실내가 많이 어두워서 황금을 봐도 별로 실감이 안나고 화려하다는 느낌이 안나서 내 개인적으로는 별로 감흥이 없었다. 그리고 가방을 무조건 옆 성당에 맡겨야 하는데 그것도 엄청 번거롭고 귀찮... 그리고 늘 줄도 엄청 길기때문에 걍 밖에서 봐도 충분하지않나 싶고 그렇다. ㅎ

 

산마르코 광장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는 Dal Moro's fresh pasta to go

  앉아서 먹는 레스토랑이 아니라 테이크아웃 전문점이다. 낮에 B&B 체크인할 때 엄청 친절하고 수다스러운 주인아주머니께서 강추 맛집 몇군데 알려준다면서 여기 꼭 가보라고, 본인이 권해서 가본 사람들이 다 맛있다고 했다고 초강추하셔서 가봤다. 찾아갈 때 구글맵 후기를 봤더니 한글후기가 꽤 많았고 한국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알려진 집 같았다. 내가 있는 동안 한국손님이 40%는 됐던 듯-ㅋ 심지어 서버가 국적을 묻더니 한국말로 안녕- 감사합니다- 막 이런거 하더니 가격까지 팔유로 이렇게 말해서 첨엔 못알아 들었다가 눈치채고 미친듯이 웃었다. 완전 서양식 발음으로 해서 정말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그렇게 말해주는게 또 엄청 귀여웠음- ㅋㅎㅎㅎ

 

Pizzaiola + coke => 8유로

  주문은 베스트셀러 중 한가지인 Pizzaiola(토마토소스, 바질, 오레가노, 마늘)로 주문했는데 가격대비 좋았다. 뭐, 먹자마자 상투스 울리고 그럴 맛은 아니었지만 여행지에서 이 가격에 맛없지 않은 것만으로도 고마움-ㅋ 밖이 너무 추워 걱정했는데 가게 안에 좁지만 서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이렇게 있어 그 부분도 좋았다.

 

다시 돌아온 산 마르코 광장

  꺄아~~~ 낮과는 너무나 다른 분위기~!!

조명이 쫘악! 들어오니까 호오~~~ 전혀 분위기가 달랐고 무척 예뻤다. 나폴레옹 취향 계속 욕했었는데 좀 미안해졌다.

 

산 마르코 광장의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카페 소속 생음악 연주단

  이런 카페의 야외테이블에서 커피 한잔 마시려면 연주비까지 추가되어 한잔에 10유로 이상 지불해야된다고 하던데 나중에 일행이 생기면 그 때 와야겠다. 이번에는 지나가면서 보기만 했는데 분위기는 정말 좋았음-ㅎ

 

산 마르코 광장 한켠에 위치한 유리공예품점 쇼윈도

  베네치아의 무라노라는 섬에서 생산하는 유리제품이 유명하여 본섬 곳곳에 유리공예품 가게가 있고, 이탈리아의 다른 도시에서도 무라노 글라스 가게를 종종 만날 수 있다. 내가 이런 유리로 만든 소품을 무척 좋아해서 다음날 무라노섬에까지 가서 이 가게 저 가게 돌아다녔는데 산 마르코 광장에서 만난 Markus라는 이 곳의 제품이 가장 고퀄리티였다. 단, 가격도 가장 높았다. ㅎ

 

가운데 건물이 나폴레옹의 거주지였던 곳, 코레르 박물관

  낮에 비둘기와 관광객 가득한 풍경과 사뭇 다르게 나름 한적해진 광장에 조명까지 더해져 계속 말하고 싶을만큼 정말 예뻤다. 분위기가 진짜 좋아 날씨만 춥지 않으면 계속 서성이고 싶었다.

 

광장을 떠나기 전 마지막 한 컷

  생각해보니 코레르 박물관에 살았던 나폴레옹은 이렇게 산 마르코 성당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주로 이 광장을 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 마르코 성당도 밤에 조명 받으니 적당히 환하고 훨씬 예뻐보였다.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광장은 무조건 이렇게 해지고 조명 들어왔을 때 꼭 보기를 추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수상버스에서 찍은 한 컷

  적당히 사람도 빠지고 역으로 돌아가는 수상버스에서 또 맨 앞자리에 앉았다. 정말 추웠지만 또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을 것 같아서 실내에 안들어가고 계속 여기서 배앞머리와 함께 칼바람을 맞으며 갔다. ㅋㅋ

 

꺄아~ 밤의 베네치아는 정말 더 아름답구나~~~

  예전에 왔을 때는 밀라노에 묵으면서 베네치아를 당일치기로 다녀갔던거라 이렇게 해가 진 모습은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처음 보게 된 베네치아의 대운하 밤풍경은 정말 좋았다. 추위로 인해 몸은 고되었지만 풍경은 몹시몹시 좋았음-

 

맨 앞자리라 더 좋음

  산 마르코 광장에서 중앙역까지의 이 수상버스 노선이 베네치아 대운하를 쭉 타고 올라가다보니 덤으로 대운하 주변 풍경을 천천히 둘러보며 돌아갈 수 있어 마무리 코스로 더할 나위없이 좋았다.

 

리알토 다리Ponte de Rialto

  시대를 풍미했던 아이폰 게임 위룰의 비싼 아이템이었던 리알토 다리-ㅋ 처음 봤을 때 그 신기하면서 묘한 기분을 잊을 수 없다. 밤에 보니 하얀 대리석이 더욱 하얗게 보인다.

 

활기찬 분위기가 좋았던 물가의 레스토랑들

  중앙역까지 이어지는 대운하를 따라 물가 바로 옆에 테이블을 비치한 레스토랑들이 상당히 많았다. 밤공기가 상당히 차가웠지만 왁자지껄 북적북적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다 웃고 떠들며 행복해보였다. 나도 다음에는 꼭...ㅋ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