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테냐

  

 프랑스 니스에서 기차타고 4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이탈리아 밀라노, 약 2주동안 이어진 이탈리아 여행은 밀라노부터 시작했다.

 

밀라노의 대표 미술관이라는 브레라 미술관Pinacoteca di Brera

  지난 두번의 방문 때 일행들이 시큰둥해하여 고이 접었던 브레라 미술관을 혼자 온 김에 1번으로 왔다.

 

2층 구조로 1층은 학교 2층이 미술관

  학교와 미술관을 겸하고 있는 곳으로, 2층의 매표소 겸 기념품샵에서 티켓(10유로)과 오디오 가이드(5유로/이태리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중 택 1)를 구해 들어갔다.

 

브레라 미술관의 인기스타라는 Hayez의 the Kiss

  미술관 외벽에도 현수막으로 인쇄해 붙여놨을 정도로 이 미술관의 인기작품이라고 한다. 그림 왼쪽에 보면 지켜보는 그림자가 있어 이 다음 순간에 어떻게 될지 애틋하면서도 조마조마한 그런 그림-

 

Induno의 Triste presentimento(슬픈 예감)

  위에 소개한 the kiss의 맞은 편 벽에 걸려있는 작품중 하나인데 잘 보면 그림 속 소녀의 방에 Hayez의 the kiss가 걸려있다. 작가의 오마쥬라고 하는데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건진 가장 의미있는 정보였다. ㅎ 영어버젼으로 빌렸는데 말이 빠르고 수다스러워서 전반적으로는 지루한 오디오 가이드였...

 

  베네치아의 풍경을 담은 그림이라 반가워서 한 컷

  밀라노에서는 1박만 하고 다음날 베네치아로 갈 예정이었는데, 베네치아 관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산 마르코 광장의 종탑과 두칼레 궁전, 산 마르코 성당을 한꺼번에 담아놓은 그림이 있어 반가웠다.

 

전시실은 이런 분위기

 

루벤스의 최후의 만찬

  루벤스에게는 미안하지만 꿩대신 닭이라고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대신 루벤스가 그린 최후의 만찬이라도 보게 되어 좋았다. ㅋ 밀라노에 갈 때마다 번번이 예약에 실패하여 다빈치의 작품은 이번에도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루벤스가 표현한 최후의 만찬을 만나니 작은 위로가 되었다. 특히 긴장한 눈빛으로 관람객을 바라보는 듯한 유다의 자세와 시선이 독특해서 더 좋았다. 이 작품 외에도 이번 여행 때 곳곳에서 다양한 화가들이 그린 최후의 만찬을 보게 되었는데 구도나 분위기가 각기 달라 나름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제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만 보면 됨...ㅋ

 

스쳐가며 봐도 카라바조의 작품인 엠마오의 저녁식사

  이태리에서 미술관 몇개 돌아다니면 카라바조에 대해 흥미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어두운 배경에 극적인 장면을 담고 있는데 굉장히 선명하면서 때론 자극적이고 카라바조의 그림 몇 점을 만나면 이 사람 뭐지...?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된다. 폭행, 살인, 도피 등 범죄로 점철된 실제 그의 삶을 어렴풋이 알게 되면 그의 화풍이 끄덕끄덕 이해가 되면서 더욱 더 흥미로워진다(알고 보면 진짜 나쁜 놈인데 실력이 너무 좋았... 에효...). 난 그의 여러 작품을 보면서 연극의 스틸사진 같기도 하고 상당히 과감하고 모던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꽤 옛날 사람이었다. 이 그림도 임진왜란 끝나고 몇년 후(1606년)에 완성된 그림이고- 

이번에 더 꽂혀서 그의 작품을 꼬박꼬박 찾아다니며 봤는데 작품들 정말 인상적이고 멋지다. 근데 악성범죄자... 흠...

 

라파엘로의 성모 마리아의 결혼

  어렸을 때는 만화 닌자거북이의 멤버 이름으로 친숙했고 학교다닐 때는 르네상스의 대표화가로 암기의 대상이었는데 라파엘로 역시 이태리 여행 다니면서 직접 미술관 & 성당에서 그의 작품을 보고 새삼 그의 대단함, 화가로서의 능력 등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온화하고 따뜻하고 화사하고 화려하고- 유명한 작품이 아니라도 지나가면서 오~ 이 그림 포스 좀 있는데! 싶어 작가의 이름을 확인하면 라파엘로 산치오 이렇게 적혀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렇게 그림 실력이 뛰어난데 당시 잘생기고 사교적이라 인기까지 많아 자신감이 넘치셨는지 그는 작품 속에 종종 스스로를 그려넣었다. 이 작품에도 그의 자화상(!)이 있어 화살표로 표시해봤는데 나름 일관된 느낌이 있어 일단 그의 작품 속에 사람이 무리지어 나오면 혹시나 하고 찾아보게 된다. 발견하면 반갑고- ㅋ

 

만테냐의 죽은 그리스도

  가이드북에서 밀라노편을 볼 때마다 이 작품의 자료에 유독 눈이 갔는데 드디어 직접 보고 왔다. 사실 사진이 아니라 그림이기때문에 이렇게 누워있는 시신을 발끝쪽에서 머리끝까지 가로가 긴 직사각형의 틀 속에 담은 이 구도가 얼마나 과감한 시도인지 그리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면 확- 느낄 수 있다. 생각보다 그림이 많이 흐릿했지만 어쨌든 이 독특한 작품을 실제로 본 것은 꽤 보람있었다.

 

마지막 전시실은 이런 느낌

  사실 유명한 작품이 더 있지만 내게 인상적이었던 건 위에 소개한 작품들 정도였다. 베네치아나 밀라노를 무대로 활동했던 화가의 작품이 많았고 입장료에 비해 기억에 남는 작품은 손에 꼽히는 수준이었지만 ㅋ 위에서 소개한 작가들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유명한 가게라고 해서 미리 찍어두었던 피자가게 스폰티니Spontini

  여기는 두오모 근처 쇼핑 아케이드인 갈레리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근처의 가게인데 가이드북에서 보니 꽤 유명한 집인 것 같아 가봤다.

 

피자 한조각+펩시 한잔 5.5유로

  여기 왜 맛집인지 모르겠음... 굉장히 기름지고 빵은 기포가 큰 편에 엄청 두껍고 튀긴 빵에 토마토 소스+치즈 뿌려 녹여준 느낌- 이태리 피자가 아니라 미국 느낌이 물씬 나는 기름기 흥건한 피자였다. 차라리 이 근처에 판체로티 루이니Panzerotti Luini라고 고소한 도우 안에 치즈와 토마토소스를 넣고 튀겨낸 판체로티 가게가 있는데 그 집 음식이 더 담백하고 나았다. 루이니가 예전보다 빵도 두꺼워지고 치즈 등 내용물이 박해졌지만 개인적으로 스폰티니보다는 루이니를 추천하고 싶다. 사실 아주 배고프면 둘 다 먹어봐도 됨-ㅋ

 

명품샵 아케이드 갈레리아 비토리아 에마누엘레 2세 안

아케이드 안에 프라다도 있고 구찌도 있고 이름 좀 들어본 명품샵이 즐비하고 사이사이 레스토랑, 카페가 있는데 다른 동네보다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지난 두번의 여행동안 트립어드바이저 Certificate of Excellence 스티커 붙어있는 레스토랑 몇 군데 가봤는데 좀 비싸도 다 맛은 좋은 편이었다.

 

고난당하고 있는 숫소 모자이크

  이 숫소 모자이크의 급소를 한쪽발로 밟고(!) 소원을 빌면서 한바퀴(세바퀴라는 말도 있음) 턴을 휙~ 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얘기가 있다늘 이 주변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서있기때문에 아케이드 가운데쯤에 서서 사람이 웅성웅성 모인 곳을 찾아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두오모 방향으로 빠져나오기 전에 한컷 더

 

두오모 광장에서 바라본 아케이드는 이런 모습

 

밀라노 관광의 핵심인 밀라노 두오모

  뾰족뾰족한 것이 분명히 고딕양식이지만 프랑스에서 본 고딕양식 성당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밀라노 두오모는 비쥬얼도 독특하고 아름답지만 규모도 엄청나게 커서 실제로 보면 포스가 상당하다.

 

쇼핑과 식도락, 관광을 한 큐에 해결할 수 있는 두오모 광장

  밀라노 두오모는 이렇게 바깥에서 보는게 제일 멋지다. 지붕 위를 유료개방해서 전망대 겸 가볼 수 있기는 한데, 흠... 일단 2014년에 갔을 때 내가 찍어온 사진을 첨부해 본다.


2014년 두오모 지붕+전망대 사진

 

일단, 뾰족뾰족한 첨탑들은 가까이서 보면 세세한 조각들이 눈에 들어와 멋지다.

 

지붕 올라가는 길에 본 아케이드

 

금으로 된 마리아상을 가까이서 볼 수 있음

  독특하게도 아예 성당의 지붕 위를 일부 개방하여 걸을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굳이... 이런 느낌이 강했다. 나름 장점을 찾아보자면 황금 마리아상을 나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정도?

 

밀라노 두오모 전망대는 이런 느낌

  두오모 광장을 내려다 보는 건데 그냥 뭐... 이런 느낌 뿐-ㅋ


다시 2016년 사진으로 돌아와서-

역시 아래서 봐야 멋진 두오모

  두오모 지붕+전망대는 유료입장이지만 두오모 내부는 무료입장이 가능하다(세례당, 보물실 등 일부 유료전시공간이 더 있기는 함). 다 둘러 본 내 결론은 그냥 밖에서 이 각도로 보는게 가장 멋지다. ㅎㅎ 

  저 지붕 위 황금 마리아상에게 밀라노에 다시 오게 해달라고 빌면 이루어진다는데,

  다음에 갈 때는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예약하고 올게요- 잠시만 안녕!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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