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오모

  일요일이었던 이날은 그냥 피렌체 시내를 여기저기 쏘다녔다.

 

미켈란젤로 광장 다비드상

  진짜 다비드상은 아직 보지도 못했는데 복제품은 벌써 세번째다. ㅋㅋ 여기서 피렌체 야경을 감상하면서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라는 수많은 조언을 물리치고 청개구리처럼 백주대낮에 피렌체를 내려다보고 싶어 가장 먼저 이 곳으로 왔다.

 

  아르노강과 낮은 주택들, 뾰족한 나무와 올리브 나무들

  낯선 나무들 사이로 낮은 집들이 섞여있는 이런 풍경을 볼 때 아- 외국에 있구나 라고 새삼 깨닫게 된다. 

 

피렌체 두오모있는 방향으로 와 봄

  미켈란젤로 광장은 낮에도 피렌체 전경을 내려다보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역시 두오모를 중심으로 봐줘야 여기가 피렌체구나 싶다. ㅎㅎ

 

왼쪽부터 베키오 다리-베키오 궁전-피렌체 두오모-산타크로체 성당

  피렌체의 유명인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곳이 명당은 명당이네 싶었다. 이렇게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다.

 

잘 가꿔진 정원을 통과해 시내로 가는 중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피렌체 두오모까지는 약 2km 거리라 구경삼아 걷기로 했다. 미켈란젤로 광장 바로 옆 시내로 가는 길에 위치한 이 정원은 차분하고 조용해서 산책하기 좋았다.

 

조토의 종탑이 가까운 걸 보니 두오모까지 거의 다 왔다.

 

1일 1스테이크 실천중 Zio Gigi

  일단 두오모 근처까지 온 다음 점심을 먼저 먹었다. 전날 산지미냐노에서 엄청 걸은데 비해 식사는 소박하게 한 편이라 다시 힘을 얻기위해 고기를 시켰다. ㅋ 피렌체에 있을 때는 가급적 1일 1스테이크 해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다. Zio Gigi라는 곳인데 두오모 근처에서 구글맵 평점이 좋은 식당이라 들어왔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손님도 거의 없고 분위기도 편안해서 좋았다. 고기도 적당히 익혀주고 티본 스테이크+채소수프+와인 한잔 대략 30유로정도였는데 돈아깝지 않은 무난한 곳이었다.

 

산 조반니 세례당

  나름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다시 피렌체 구경에 나섰다. 여기는 두오모 바로 앞에 있는 산 조반니 세례당이다. 두오모, 조토의 종탑과 지척에 붙어있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무시(!)당하기 일쑤지만 알고보면 미적 가치가 무척 높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치켜세우는 곳이기도 하다.

 

산 조반니 세례당 천국의 문(복제품)

  산 조반니 세례당의 동쪽문인 이 문은 15세기의 유명한 조각가 기베르티의 작품으로 수많은 예술가들에 의해 극찬을 받아온 작품이다. 그 중 미켈란젤로가 그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로 천국의 문으로 적합하다고 칭한 데서 유래하여 지금까지 천국의 문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 총 10장의 청동판에 성서의 유명한 에피소드를 새긴 이 문은 작가가 본인의 얼굴을 새겨넣은 귀여운 서명(!)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멋진 문을 만들어놓고 본인의 서명을 넣을 수 없었기때문에 아예 기베르티가 직접 본인의 얼굴을 새겨 넣은 것이라고 한다. 후세에 길이길이 기억되고 싶으셨나보다. 귀여우신 분-ㅎㅎ

 

[2014년 사진] 산 조반니 세례당 내부의 황금빛 모자이크

  이번에는 바깥에서 슬쩍 보고 돌아다녀서 내부 사진은 2014년에 찍어온 사진을 가져왔다. 이 부분은 최후의 심판을 주제로 한 세례당 내부의 황금 모자이크 부분이다. 각종 가이드북의 설명과 달리 그렇게 화려한 느낌은 잘 나지 않았...ㅋ

 

[2014년 사진] 산 조반니 세례당 내부의 세례반

  소설 인페르노에서 실종된 단테의 데스마스크를 찾게 되는 나름 주요 장소라서 한번 찍어봤다. ㅋ

 

언제 봐도 화려한 피렌체 두오모 정면

  정식 명칭 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 즉 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 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이 곳은 이름에 딱 맞는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한다.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성당의 쿠폴라(돔)는 생각보다 너~무 크고 익히 알고 있던 사진 속의 모습을 실제로 보는 정도의 감동이 있었는데, 성당의 정면은 사진보다 훠얼~~씬 아름다운 흰색+초록색+분홍색의 산뜻한 조화가 너무 예뻐서 정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내 생각에 사진발 천재인 밀라노 두오모보다 피렌체 두오모의 실물이 10000배쯤 아름다운 것 같다(개취 존중必-ㅎ).

 

피렌체 두오모+조토의 종탑+산 조반니 세례당 같이 한 컷ㅋ

  이렇게 유명하신 분들이 한꺼번에 붙어있으니 이 곳이 바로 피렌체 관광의 중심이 아닌가 싶다. 사람 진짜 많음- ㅎㅎ

 

엄청난 규모의 대성당

  여기서부터 또 잠깐 2014년 사진 첨부-

 

[2014년 사진] 피렌체 두오모 쿠폴라의 프레스코화

  쿠폴라 올라가는 길에 가까이서 쿠폴라 천장의 프레스코화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유리벽으로 가로막혀 있어 성당 내부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사진에 같이 찍혔... 어쨌든 바사리作 최후의 심판-

 

[2014년 사진] 피렌체 두오모 내부는 이런 느낌

  이 사진도 유리벽을 통해 내려다봐서 약간 뿌옇다. 내부는 뭐 그냥 그럼...ㅋ

 

[2014년 사진] 피렌체 두오모 쿠폴라 전망대

  피렌체 두오모의 쿠폴라 하면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를 빼놓을 수 없다. 헤어졌지만 서로를 잊지못하는 남녀 주인공이 10년의 세월을 넘어 다시 만난 약속의 장소- 크으~bbb 오기만 하면 좁아서 못찾을리도 없고 그런 약속 장소로 딱임- ㅋㅎㅎㅎㅎ

 

[2014년 사진] 쿠폴라 전망대의 뷰는 이런 느낌

  파리 에펠탑과 마찬가지로 피렌체 두오모도 스스로 수퍼스타이다보니 자체 전망대에서는 본인(!)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전망대로서 아쉬운 점이 있다.

 

이번에는 조토의 종탑 차례

  두오모 쿠폴라와 조토의 종탑 양쪽에 전망대가 있지만 사실 쿠폴라를 바라볼 수 있는 조토의 종탑에서 보는 전망이 훨씬 매력있다.

 

[2014년 사진] 조토의 종탑 올라가는 길

살짝만 보여도 엄청난 존재감 보여주는 피렌체 두오모의 쿠폴라

 

[2014년 사진] 조토의 종탑 꼭대기 전망대는 이렇게 간격이 큰 철망이 있음

  이렇게 철망이 쳐있어 개방감은 덜 하지만 안정감은 up된 조토의 종탑 꼭대기-

 

[2014년 사진] 역시, 피렌체 전망이라면 두오모의 쿠폴라가 보여야 제 맛!

  요즘에는 피렌체 두오모와 조토의 종탑을 통합권으로만 팔아서 한쪽만 올라가고 싶어도 무조건 포함된 티켓으로 사야한다고 들었다. 두오모는 그 유명한 두오모 꼭대기에 올라간다는 명분이 있고 조토의 종탑은 두오모 쿠폴라가 포함된 피렌체 전망을 본다는 장점이 각각 있으니 이왕이면 양쪽 다 꼭 올라가볼 것을 권하고 싶다. (사실, 이번에 티켓을 따로 팔면 조토의 종탑은 한번 더 올라가보고 싶었는데 무조건 통합권만 판다고 그냥 포기했다. 사람도 많아서 줄도 긴데 왜 선택하지 못하게 해 놓은건지- 에잇!)

 

레푸블리카 광장

  피렌체에서 가지않으면 안된다는 카페에 들르기 위해 왔다.

 

1733년부터 영업중이라는 카페 질리Caffè Gilli

 

샤케라또 Caffè Freddo Shakerato 6유로

  카운터에 서서 마시면 훨씬 저렴하다지만 쉬러 온 거라 바깥 공기를 쐴 수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찍힌 메뉴판(카운터와 테이블 메뉴판이 아예 다르다고 함)을 보니 에스프레소 4유로, 카페라떼 6유로, 핫초콜릿 7유로 정도- 샤케라또는 아이스커피가 먹고 싶을 때 주문하라고 누가 가르쳐준 음료인데 메뉴에 영어로 shaked cold espresso coffee라고 써있다. 쉐이커에 얼음이랑 에스프레소 넣고 흔들어서 주는데 시럽도 좀 들어가서 살짝 달다. 당 충전은 됐지만 좀 진해서 같이 준 물까지 몽땅 마셨다. ㅋ 결론은 나름 만족스러운 메뉴였음- 원래는 티라미수도 꼭 먹어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점심먹은지 얼마 안된 시간이라 접고, 이 가게를 나설 때만해서 숙소로 갈 때 테이크아웃하러 가려고 했지만 동선이 꼬여 포기했다. ㅋ 다음에 가서 먹어야지, 뭐- ㅎㅎ

 

시뇨리아 광장의 베키오 궁전과 로자 데이 란치

 

베키오 궁전 앞 다비드상(복제품)

  진짜 다비드상이 서있던 자리에 세워진 복제품으로, 골리앗에게 돌을 던지려는 청년 다윗(=다비드)을 표현한 거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오른손에 돌을 쥔건가? 

 

얼핏 하트 같기도 하네...

  어디서 보니까 다비드상의 눈동자가 하트모양이라길래 한번 찍어봤다. 그늘 속에서 찍었더니 많이 어둡게 나왔는데 마음의 눈을 활짝 뜨고 보면 눈동자가 살짝 하트같기도 하다. ㅋㅎ

 

로자 데이 란치Loggia dei Lanzi

  그럴듯한 조각상이 한꺼번에 서있어서 둘러보기 매우 좋다.

 

메디치 라이언

  메디치 가문의 마지막 부흥 군주 페르디난도 1세의 주문으로 만들어진 대리석 사자 조각이다. 원래 로마의 Villa Medici에 있다가 1789년에 옮겨져 계속 이 자리에 있다고 한다.

 

the rape of the Sabine women

  뒤에서 보니 야외에 있는 느낌이 더 물씬나서 한 컷 찍어봤다. 

 

아내를 납치하려던 네소스를 때려죽이고 있는 헤라클레스

 

관광객들의 좋은 휴식처인 로자 데이 란치

  한 때 메디치가의 높으신 분들이 광장에서 열리는 행사를 관람하는 장소였다고도 하는 이 곳은 현재 관광으로 지친 여행자들에게 좋은 휴식처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시 베키오 궁전으로 눈을 돌려서-

 

티켓 끊는 곳까지는 당당히 무료 입장 가능-ㅎ

 

베키오 궁전 기프트샵의 한 코너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댄 브라운의 소설 인페르노

  소설 인페르노에서 나름 주요 배경으로 등장해서인지 이렇게 버젓이 기프트샵에 자리잡고 있었다.

 

  베키오 궁전 문 앞 헤라클레스

  여기도 헤라클레스? 사실 그것보다 조각상 오른쪽 뒷편의 베키오 궁전 벽 주목-

 

미켈란젤로의 낙서

  그 유명한 조각가인 미켈란젤로가 벽에 남겼다는 이 낙서에는 여러 이야기가 전해져오는데 내가 보기엔 아무래도 자화상인 것 같다. ㅎ

 

잠시 근처 다른 곳으로 가는 중

 

단테의 집

  단테가 태어난 집이 있던 자리에 단테의 집을 복원해서 지은 단테 박물관이다. 시뇨리아 광장에서 가까워서 한번 와봤다. ㅋ

 

우피치 미술관

  입장을 위한 줄이 정말 길었다. 10월 중순이라 사람이 많아봤자겠지라고 생각했다가 깜짝 놀랐다. 지난 번에 왔을 때는 1월이어서 5분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티켓 구입해서 입장했었는데 이번에는 가을이어서 사람이 많았던건지 피렌체 자체에 관광객이 늘어난건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참 많았다. 우피치 미술관은 다빈치의 수태고지,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비너스의 탄생보다 이 작품이 더 멋짐ㅋ), 라파엘로의 검은 방울새의 성모만 봐도 입장료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다시 들르지 못한 것은 좀 아쉽다.

 

우피치 미술관 옆 아르노 강가

  해가 넘어가는 시간이라 빛이 따뜻하고 좋았다.

 

우피치 미술관을 등지고 베키오 다리를 바라보는 중

 

베키오 다리 건너는 중

  베키오 다리Ponte Vecchio는 영어로 하면 old bridge, 오래된 다리라는 뜻이다. 실제로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라고 하는데, 바로 왼쪽에 보이는 2층부분이 바사리에 의해 건축된 회랑이다. 메디치가의 사람들이 안전하게 피티 궁전과 베키오 궁전을 오갈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일반 공개는 안하고, 일부 가이드 투어 상품에 특전으로 포함된 경우가 있었다. 내가 원하는 날짜는 마감이라 참여 못했는데 여기서 내려다보는 기분이 여전히 궁금하다. ㅎ

 

Ponte Santa Trinita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중 하나라는 성 트리니타 다리

 

여기까지 걸었더니 다시 카페 질리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아 일단 숙소로 돌아갔다.

 

같은 날 밤, 다시 미켈란젤로 광장

  원래는 숙소에서 잠깐 쉬고 노을지는 시간에 맞춰 나온 건데 버스가 너무 안오는 바람에 해가 다 졌다. 피렌체 버스 진짜 최악-;; 완전 시간 안맞고 툭하면 운행 안하고 세상 최고 불편하다. 그래도 "야경"이니까 나름 볼만할 가치가 있겠다 싶어 끝까지 기다려서 타고 왔다. 역시~ 밤이라서 조명 들어오고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내리자마자 기분이 다 풀어짐-ㅋ

 

미켈로광장에서 바라본 피렌체 시내 오른편

  달이 환해서 더 분위기가 좋았다. 낮도 좋았고 밤도 달라서 좋았다.

 

미켈란젤로 광장에서의 야경 with 두오모

 음- 역시 남들이 가보라고 하는 곳은 다 이유가 있다. 분위기도 좋고 낮보다 조용하고 무엇보다 전망이 정말 멋졌다. 피렌체 관광을 마무리하기 딱 좋은 곳이니 이왕이면 밝을 때 와서 해 지는 모습까지 딱 보고 내려가면 완벽한 마지막 코스가 될 것 같다. 단, 버스가 굉장히 띄엄띄엄 다녀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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