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당

  일요일이었던 이날은 그냥 피렌체 시내를 여기저기 쏘다녔다.

 

미켈란젤로 광장 다비드상

  진짜 다비드상은 아직 보지도 못했는데 복제품은 벌써 세번째다. ㅋㅋ 여기서 피렌체 야경을 감상하면서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라는 수많은 조언을 물리치고 청개구리처럼 백주대낮에 피렌체를 내려다보고 싶어 가장 먼저 이 곳으로 왔다.

 

  아르노강과 낮은 주택들, 뾰족한 나무와 올리브 나무들

  낯선 나무들 사이로 낮은 집들이 섞여있는 이런 풍경을 볼 때 아- 외국에 있구나 라고 새삼 깨닫게 된다. 

 

피렌체 두오모있는 방향으로 와 봄

  미켈란젤로 광장은 낮에도 피렌체 전경을 내려다보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역시 두오모를 중심으로 봐줘야 여기가 피렌체구나 싶다. ㅎㅎ

 

왼쪽부터 베키오 다리-베키오 궁전-피렌체 두오모-산타크로체 성당

  피렌체의 유명인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곳이 명당은 명당이네 싶었다. 이렇게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다.

 

잘 가꿔진 정원을 통과해 시내로 가는 중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피렌체 두오모까지는 약 2km 거리라 구경삼아 걷기로 했다. 미켈란젤로 광장 바로 옆 시내로 가는 길에 위치한 이 정원은 차분하고 조용해서 산책하기 좋았다.

 

조토의 종탑이 가까운 걸 보니 두오모까지 거의 다 왔다.

 

1일 1스테이크 실천중 Zio Gigi

  일단 두오모 근처까지 온 다음 점심을 먼저 먹었다. 전날 산지미냐노에서 엄청 걸은데 비해 식사는 소박하게 한 편이라 다시 힘을 얻기위해 고기를 시켰다. ㅋ 피렌체에 있을 때는 가급적 1일 1스테이크 해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다. Zio Gigi라는 곳인데 두오모 근처에서 구글맵 평점이 좋은 식당이라 들어왔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손님도 거의 없고 분위기도 편안해서 좋았다. 고기도 적당히 익혀주고 티본 스테이크+채소수프+와인 한잔 대략 30유로정도였는데 돈아깝지 않은 무난한 곳이었다.

 

산 조반니 세례당

  나름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다시 피렌체 구경에 나섰다. 여기는 두오모 바로 앞에 있는 산 조반니 세례당이다. 두오모, 조토의 종탑과 지척에 붙어있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무시(!)당하기 일쑤지만 알고보면 미적 가치가 무척 높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치켜세우는 곳이기도 하다.

 

산 조반니 세례당 천국의 문(복제품)

  산 조반니 세례당의 동쪽문인 이 문은 15세기의 유명한 조각가 기베르티의 작품으로 수많은 예술가들에 의해 극찬을 받아온 작품이다. 그 중 미켈란젤로가 그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로 천국의 문으로 적합하다고 칭한 데서 유래하여 지금까지 천국의 문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 총 10장의 청동판에 성서의 유명한 에피소드를 새긴 이 문은 작가가 본인의 얼굴을 새겨넣은 귀여운 서명(!)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멋진 문을 만들어놓고 본인의 서명을 넣을 수 없었기때문에 아예 기베르티가 직접 본인의 얼굴을 새겨 넣은 것이라고 한다. 후세에 길이길이 기억되고 싶으셨나보다. 귀여우신 분-ㅎㅎ

 

[2014년 사진] 산 조반니 세례당 내부의 황금빛 모자이크

  이번에는 바깥에서 슬쩍 보고 돌아다녀서 내부 사진은 2014년에 찍어온 사진을 가져왔다. 이 부분은 최후의 심판을 주제로 한 세례당 내부의 황금 모자이크 부분이다. 각종 가이드북의 설명과 달리 그렇게 화려한 느낌은 잘 나지 않았...ㅋ

 

[2014년 사진] 산 조반니 세례당 내부의 세례반

  소설 인페르노에서 실종된 단테의 데스마스크를 찾게 되는 나름 주요 장소라서 한번 찍어봤다. ㅋ

 

언제 봐도 화려한 피렌체 두오모 정면

  정식 명칭 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 즉 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 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이 곳은 이름에 딱 맞는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한다.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성당의 쿠폴라(돔)는 생각보다 너~무 크고 익히 알고 있던 사진 속의 모습을 실제로 보는 정도의 감동이 있었는데, 성당의 정면은 사진보다 훠얼~~씬 아름다운 흰색+초록색+분홍색의 산뜻한 조화가 너무 예뻐서 정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내 생각에 사진발 천재인 밀라노 두오모보다 피렌체 두오모의 실물이 10000배쯤 아름다운 것 같다(개취 존중必-ㅎ).

 

피렌체 두오모+조토의 종탑+산 조반니 세례당 같이 한 컷ㅋ

  이렇게 유명하신 분들이 한꺼번에 붙어있으니 이 곳이 바로 피렌체 관광의 중심이 아닌가 싶다. 사람 진짜 많음- ㅎㅎ

 

엄청난 규모의 대성당

  여기서부터 또 잠깐 2014년 사진 첨부-

 

[2014년 사진] 피렌체 두오모 쿠폴라의 프레스코화

  쿠폴라 올라가는 길에 가까이서 쿠폴라 천장의 프레스코화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유리벽으로 가로막혀 있어 성당 내부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사진에 같이 찍혔... 어쨌든 바사리作 최후의 심판-

 

[2014년 사진] 피렌체 두오모 내부는 이런 느낌

  이 사진도 유리벽을 통해 내려다봐서 약간 뿌옇다. 내부는 뭐 그냥 그럼...ㅋ

 

[2014년 사진] 피렌체 두오모 쿠폴라 전망대

  피렌체 두오모의 쿠폴라 하면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를 빼놓을 수 없다. 헤어졌지만 서로를 잊지못하는 남녀 주인공이 10년의 세월을 넘어 다시 만난 약속의 장소- 크으~bbb 오기만 하면 좁아서 못찾을리도 없고 그런 약속 장소로 딱임- ㅋㅎㅎㅎㅎ

 

[2014년 사진] 쿠폴라 전망대의 뷰는 이런 느낌

  파리 에펠탑과 마찬가지로 피렌체 두오모도 스스로 수퍼스타이다보니 자체 전망대에서는 본인(!)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전망대로서 아쉬운 점이 있다.

 

이번에는 조토의 종탑 차례

  두오모 쿠폴라와 조토의 종탑 양쪽에 전망대가 있지만 사실 쿠폴라를 바라볼 수 있는 조토의 종탑에서 보는 전망이 훨씬 매력있다.

 

[2014년 사진] 조토의 종탑 올라가는 길

살짝만 보여도 엄청난 존재감 보여주는 피렌체 두오모의 쿠폴라

 

[2014년 사진] 조토의 종탑 꼭대기 전망대는 이렇게 간격이 큰 철망이 있음

  이렇게 철망이 쳐있어 개방감은 덜 하지만 안정감은 up된 조토의 종탑 꼭대기-

 

[2014년 사진] 역시, 피렌체 전망이라면 두오모의 쿠폴라가 보여야 제 맛!

  요즘에는 피렌체 두오모와 조토의 종탑을 통합권으로만 팔아서 한쪽만 올라가고 싶어도 무조건 포함된 티켓으로 사야한다고 들었다. 두오모는 그 유명한 두오모 꼭대기에 올라간다는 명분이 있고 조토의 종탑은 두오모 쿠폴라가 포함된 피렌체 전망을 본다는 장점이 각각 있으니 이왕이면 양쪽 다 꼭 올라가볼 것을 권하고 싶다. (사실, 이번에 티켓을 따로 팔면 조토의 종탑은 한번 더 올라가보고 싶었는데 무조건 통합권만 판다고 그냥 포기했다. 사람도 많아서 줄도 긴데 왜 선택하지 못하게 해 놓은건지- 에잇!)

 

레푸블리카 광장

  피렌체에서 가지않으면 안된다는 카페에 들르기 위해 왔다.

 

1733년부터 영업중이라는 카페 질리Caffè Gilli

 

샤케라또 Caffè Freddo Shakerato 6유로

  카운터에 서서 마시면 훨씬 저렴하다지만 쉬러 온 거라 바깥 공기를 쐴 수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찍힌 메뉴판(카운터와 테이블 메뉴판이 아예 다르다고 함)을 보니 에스프레소 4유로, 카페라떼 6유로, 핫초콜릿 7유로 정도- 샤케라또는 아이스커피가 먹고 싶을 때 주문하라고 누가 가르쳐준 음료인데 메뉴에 영어로 shaked cold espresso coffee라고 써있다. 쉐이커에 얼음이랑 에스프레소 넣고 흔들어서 주는데 시럽도 좀 들어가서 살짝 달다. 당 충전은 됐지만 좀 진해서 같이 준 물까지 몽땅 마셨다. ㅋ 결론은 나름 만족스러운 메뉴였음- 원래는 티라미수도 꼭 먹어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점심먹은지 얼마 안된 시간이라 접고, 이 가게를 나설 때만해서 숙소로 갈 때 테이크아웃하러 가려고 했지만 동선이 꼬여 포기했다. ㅋ 다음에 가서 먹어야지, 뭐- ㅎㅎ

 

시뇨리아 광장의 베키오 궁전과 로자 데이 란치

 

베키오 궁전 앞 다비드상(복제품)

  진짜 다비드상이 서있던 자리에 세워진 복제품으로, 골리앗에게 돌을 던지려는 청년 다윗(=다비드)을 표현한 거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오른손에 돌을 쥔건가? 

 

얼핏 하트 같기도 하네...

  어디서 보니까 다비드상의 눈동자가 하트모양이라길래 한번 찍어봤다. 그늘 속에서 찍었더니 많이 어둡게 나왔는데 마음의 눈을 활짝 뜨고 보면 눈동자가 살짝 하트같기도 하다. ㅋㅎ

 

로자 데이 란치Loggia dei Lanzi

  그럴듯한 조각상이 한꺼번에 서있어서 둘러보기 매우 좋다.

 

메디치 라이언

  메디치 가문의 마지막 부흥 군주 페르디난도 1세의 주문으로 만들어진 대리석 사자 조각이다. 원래 로마의 Villa Medici에 있다가 1789년에 옮겨져 계속 이 자리에 있다고 한다.

 

the rape of the Sabine women

  뒤에서 보니 야외에 있는 느낌이 더 물씬나서 한 컷 찍어봤다. 

 

아내를 납치하려던 네소스를 때려죽이고 있는 헤라클레스

 

관광객들의 좋은 휴식처인 로자 데이 란치

  한 때 메디치가의 높으신 분들이 광장에서 열리는 행사를 관람하는 장소였다고도 하는 이 곳은 현재 관광으로 지친 여행자들에게 좋은 휴식처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시 베키오 궁전으로 눈을 돌려서-

 

티켓 끊는 곳까지는 당당히 무료 입장 가능-ㅎ

 

베키오 궁전 기프트샵의 한 코너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댄 브라운의 소설 인페르노

  소설 인페르노에서 나름 주요 배경으로 등장해서인지 이렇게 버젓이 기프트샵에 자리잡고 있었다.

 

  베키오 궁전 문 앞 헤라클레스

  여기도 헤라클레스? 사실 그것보다 조각상 오른쪽 뒷편의 베키오 궁전 벽 주목-

 

미켈란젤로의 낙서

  그 유명한 조각가인 미켈란젤로가 벽에 남겼다는 이 낙서에는 여러 이야기가 전해져오는데 내가 보기엔 아무래도 자화상인 것 같다. ㅎ

 

잠시 근처 다른 곳으로 가는 중

 

단테의 집

  단테가 태어난 집이 있던 자리에 단테의 집을 복원해서 지은 단테 박물관이다. 시뇨리아 광장에서 가까워서 한번 와봤다. ㅋ

 

우피치 미술관

  입장을 위한 줄이 정말 길었다. 10월 중순이라 사람이 많아봤자겠지라고 생각했다가 깜짝 놀랐다. 지난 번에 왔을 때는 1월이어서 5분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티켓 구입해서 입장했었는데 이번에는 가을이어서 사람이 많았던건지 피렌체 자체에 관광객이 늘어난건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참 많았다. 우피치 미술관은 다빈치의 수태고지,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비너스의 탄생보다 이 작품이 더 멋짐ㅋ), 라파엘로의 검은 방울새의 성모만 봐도 입장료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다시 들르지 못한 것은 좀 아쉽다.

 

우피치 미술관 옆 아르노 강가

  해가 넘어가는 시간이라 빛이 따뜻하고 좋았다.

 

우피치 미술관을 등지고 베키오 다리를 바라보는 중

 

베키오 다리 건너는 중

  베키오 다리Ponte Vecchio는 영어로 하면 old bridge, 오래된 다리라는 뜻이다. 실제로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라고 하는데, 바로 왼쪽에 보이는 2층부분이 바사리에 의해 건축된 회랑이다. 메디치가의 사람들이 안전하게 피티 궁전과 베키오 궁전을 오갈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일반 공개는 안하고, 일부 가이드 투어 상품에 특전으로 포함된 경우가 있었다. 내가 원하는 날짜는 마감이라 참여 못했는데 여기서 내려다보는 기분이 여전히 궁금하다. ㅎ

 

Ponte Santa Trinita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중 하나라는 성 트리니타 다리

 

여기까지 걸었더니 다시 카페 질리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아 일단 숙소로 돌아갔다.

 

같은 날 밤, 다시 미켈란젤로 광장

  원래는 숙소에서 잠깐 쉬고 노을지는 시간에 맞춰 나온 건데 버스가 너무 안오는 바람에 해가 다 졌다. 피렌체 버스 진짜 최악-;; 완전 시간 안맞고 툭하면 운행 안하고 세상 최고 불편하다. 그래도 "야경"이니까 나름 볼만할 가치가 있겠다 싶어 끝까지 기다려서 타고 왔다. 역시~ 밤이라서 조명 들어오고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내리자마자 기분이 다 풀어짐-ㅋ

 

미켈로광장에서 바라본 피렌체 시내 오른편

  달이 환해서 더 분위기가 좋았다. 낮도 좋았고 밤도 달라서 좋았다.

 

미켈란젤로 광장에서의 야경 with 두오모

 음- 역시 남들이 가보라고 하는 곳은 다 이유가 있다. 분위기도 좋고 낮보다 조용하고 무엇보다 전망이 정말 멋졌다. 피렌체 관광을 마무리하기 딱 좋은 곳이니 이왕이면 밝을 때 와서 해 지는 모습까지 딱 보고 내려가면 완벽한 마지막 코스가 될 것 같다. 단, 버스가 굉장히 띄엄띄엄 다녀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니 주의-!

2박 3일 일정으로 머물렀던 베네치아 이야기

 

  운좋게 수상버스(=바포레토) 맨 앞에 타서 좋은 뷰를 맘껏 즐기는 중

  숙소에 짐만 놓고 바로 나와 여차저차해서 수상버스를 탔는데 운좋게 맨 앞자리를 사수했다. 전용보트를 타는 기분~ 우훗훗!

 

날도 맑고 햇볕도 좋고 마냥 좋았음

  저렇게 아치 너머로 본격적인 베네치아 대운하의 풍경이 펼쳐지는데 디즈니 만화 속에 들어온 것 같기도 하고 롯데월드 알라딘의 모험 타는 것 같기도 하고 기분이 무척 들떠버렸다.

 

스치듯 지나간 베네치아의 아카데미아 미술관

  수상버스 정류장 Accademia에서 내리면 바로 만날 수 있다. 티치아노, 만테냐, 벨리니 등의 그림이 있다는데 가이드북에 나온 자료를 보니 그닥 땡기지 않아 그냥 지나갔다. 진짜 목적지는 좀 더 걸어가야함-

 

볕 좋은 날 이렇게 걷는 것만으로 마냥 기분 좋았다. 길도 예쁘고-

 

베네치아의 흔한 버스정류장 근처 풍경

  사진 속 화살표로 표시한 곳이 수상버스 정류장이다. 편도 한장씩 매번 끊거나 24시간 단위로 무제한 이용권을 끊어 탈 수 있는데 나는 2박 3일 일정이라 48시간권을 끊어 거침없이 타고 다녔다. 뚜벅이여행자일수록 이런 대중교통 무제한권이 있어야 다리품을 아끼고 맘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어쨌든 베네치아는 운하 풍경 자체가 그림이라 그냥 길거리에 넋놓고 앉아있어도 관광이고 힐링이 된다.

 

첫번째 목적지 산타 마리아 델 로사리오 성당Santa Maria del Rosario

  원래 Accademia정류장에서 내린 건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에 가기 위해서인데 근처에 두 개의 성당에 멋진 그림이 걸려있다고 해서 들렀다.

 

티에폴로의 천장화

  일단, 유명하다니까 한번 올려다봐주고-

 

내가 찾는 그림이 없었다. 헉-

  이 성당에 온 것은 티치아노의 성 라우렌티우스의 순교라는 작품때문이었다. 가이드북에 조각사진으로 실려있는데 좀 장렬하고 관련된 스토리도 흥미로워서 그 그림을 보려고 입장료를 3유로나 내고 들어왔는데, 그림이 없었다. @.@ 성당 구석에 앉아서 이리저리 검색을 했더니 Santa Maria Assunta라는 다른 성당에 있는 걸로 파악이 됐다. 흠... 사실 크게 관심있는 작가도 아니었고 주목적도 아니긴 했지만 첫일정부터 꼬이니까 좀 오기가 발동해서 결국 다음날 가기로 했다. 그 그림을 꼭 보고 말겠다는 일념하에... ㅋ 개인적으로 티에폴로의 천장화만 보기에 3유로는 좀 아까운 면이 없지않았...

 

천천히 다시 걷다보니 만난 두번째 목적지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Peggy Guggenheim Collection

  여기는 미술관 자체의 분위기가 예뻐서 꼭 한번 와보고 싶었다. 그냥 골목골목 구경하다 만나서 살짝 들어가고 싶은 그런 느낌의 장소- 실제 들어가는 길목이 매우 좁고 큰 표시도 없어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ㅋ 지난번에 베네치아에 왔을 때 미술관에 크게 흥미가 없는 부모님의 취향을 고려하여 못가고 수상버스타고 스쳐지나가기만 해서 아쉬웠는데, 결국 왔다. 호호호-

 

잭슨 폴락의 방

  잭슨 폴락의 작품을 따로 모아놓은 공간이 있을 정도였지만, 난 이분의 그림을 잘 모르겠어서...

 

피카소의 On the beach

  피카소 작품도 꽤 있었다. 하지만 피카소도 내 취향은 아니라...

  하지만 이 작품은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피카소가 그린 여주인공의 초상화와 비슷해서 오~ 진짜 이런 그림이 있네! 하고 반가워서 찍어왔다. 이 때까지만 해도 영화 속 피카소의 작품이 가공으로 만들어진 건 줄 알았는데 좀 찾아보니 스토리와 소장 박물관만 편리하게 바꾼 것일뿐 작품 자체는 Bather라고 실제 있는 작품이었다. 호오 이런... 진품 같지 않았는데? ㅋ 역시 난 피카소와 멀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며, 덕분에 좋은 사실 하나 알았다.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유일하게 찾은 나의 보람- 샤갈의 Rain

  페기 구겐하임씨는 안타깝게도 나와 취향이 좀 맞지 않았다. 되짚어보면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도 달팽이같은 구조만 기억에 남지 작품은 딱히... 구겐하임 집안 취향이 좀 나와 안맞는 것 같다.ㅋ 사실 소장하고 있는 작품의 화가 목록만 쭉 보고 피카소, 칸딘스키, 모딜리아니, 샤갈, 달리, 폴락 등등 있길래 미술관 분위기와 샤갈 작품 몇 점만 봐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나마 기대했던 샤갈의 작품이 딱 하나 밖에 없을 줄이야... ㅎ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파리에서 만났던 것들보다 좀 재미가 없었... 흠...ㅋ

 

Nannucci의 Changing Place, Changing Time, Changing Thoughts, Changing Future

  현대미술 작품이 많다보니 한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 좀 많았는데 그나마 미술관 뜰에 이렇게 직관적인 작품이 있어 작은 위로가 되었다. ㅋ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은 입장료가 15유로로 매우 비싼 곳이니 현대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꼭 가기를...ㅎ

 

미술관에서 나와 또 걷다보니 건너편에 산 마르코 광장의 종탑이 보였다. 반가워서 우선 한컷-

 

세번째 목적지,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Basilica di Santa Maria della Salute

  여기도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도보 가능하고 마침 유명한 그림이 있다길래 들렀다. 마침 수상버스 정류장 Salute 바로 근처고 입장료도 없고해서 부담없이 들어갔다.

  

생각보다 훤하고 규모도 큰 내부

  일단 들어가자마자 왼쪽에 티치아노의 성령강림The Descent of the Holy Ghost이라는 작품이 보이고 멋졌다. 프랑스에서 줄곧 길게 뻗은 성당들만 보다가 이렇게 예배당들이 가운데를 둥그렇게 둘러싸고 있는 독특한 구조의 성당에 오니 다른 나라 온 느낌도 더 나고 신선해서 좋았다.

 

주 목적인 그림은 알고보니 유료였...ㅎ

  내가 이 성당을 찾아간 이유이기도 한 티치아노의 카인과 아벨은 Sacrestia(성물 안치소)에 따로 보관되어, 보려면 입장료를 별도로 4유로 내야했다. 입장료 안내와 함께 친절하게도 안에 있는 작품들의 예고(!)를 이렇게 보여주고 있었는데, 살펴보니 카인과 아벨 이외에도 이삭의 희생, 다윗과 골리앗 등 세 작품만으로도 입장료 충분히 할 것 같아 들어가기로 했다.

 

성물 안치소 내부는 촬영금지

  성당 문 닫는 시간보다 성물 안치소 마감시간이 더 빨라 내가 들어갔다오니 이렇게 금새 입구가 막혀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보다도 만족스러웠다. 티치아노라는 화가 그림을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에서 볼 때는 그냥 많은 작품들 중 하나로 넘겼던 것 같은데 이렇게 성당에 소수로 걸려있는 작품을 집중해서 보니 좋았다. 생각해보니 이 안에 있는 작품들이 성서에서 유명한 에피소드(무교인 내가 알 정도)를 다룬 작품들이라 더 와닿았던 것 같기도 하다. ㅎ

 

드디어 만족스러운 관람을 마치고 나서는 길

  이날 날씨는 정말 좋은데 처음과 두번째 방문지가 기대에 못미쳐 쪼꼼 아쉽던 차에 세번째 방문지가 생각보다 더 만족스러워 다시 기분이 완전 좋아졌다. 가벼운 마음으로 성당을 나서면서 한 컷-

  

외관도 멋지고 내부도 알찬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이 성당의 건물은 외관이 무척 아름다워 수상버스를 타고 지나가든 산 마르코 광장에서 건너다 보든 눈에 띄기 마련인데 내부에 멋진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나니 더 예뻐보였다. ㅎ

 

성당과 그 앞 길 그리고 운하가 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좋았다.

 

수상버스를 타고 산마르코 광장에 내려서 한 컷

  산 마르코 광장을 둘러보기위해 물을 건너왔는데 역시 멀리서도 빛나는 미모- 베네치아 성당 중 제일의 비쥬얼갑인듯-ㅎ

 

산마르코 광장 가는 길

  사진 오른쪽에 연달아 서있는 건 안젤리나 졸리와 조니 뎁이 같이 나온 영화 투어리스트에 나왔던 럭셔리 호텔 Danieli, 영화에 나왔던 건 완전 좋은 스위트룸이고 일반 객실은 300유로대에도 있다. 단, 조식이 한끼당 50유로 넘... 어쨌든 산 마르코 광장 바로 옆이라 위치도 좋고 언젠가 묵어볼 기회가 있겠지- 역시 돈을 벌어야... ㅋ 

 

수상버스에서 본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Chiesa di San Giorgio Maggiore

  산 마르코 광장으로 가던 중 방향을 돌려 또 다른 건너편에 있는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에 가기로 마음을 바꿨다. 산 마르코 광장은 예전에 왔을 때 본 적이 있고 다시 가는 거니까 이왕이면 그 사이에 새로운 경험을 추가하고 싶었다. 마침 오후 7시까지로 문닫는 시간도 다른 성당에 비해 늦은 편이라 여유있게 이동했다.

 

내부의 손 모양 조형물이 인상적

  선착장 바로 앞에 있고 입장료도 없어 바로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저런 커다란 손 조형물을 만나게 됐다. 절에서 부처님 손은 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 성당에서 큰 손을 만나긴 처음이다. 나름 손가락 세 개만 편 것을 보면 삼위일체를 표현하는 것 일테니 성당다운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듯- ㅋ

 

틴토레토의 최후의 만찬

  밀라노에서 루벤스의 최후의 만찬을 보고나니 베네치아에 있다는 최후의 만찬도 보고 싶어졌다. 이 작품은 틴토레토라는 화가의 작품인데 가로 약 5.7m 세로 약 3.7m의 상당히 큰 크기의 작품이다. 그림 속 주요 멤버(!)들이 일렬로 테이블에 앉아있는 것은 다빈치의 작품과 비슷하지만 특이하게 테이블을 사선으로 배치하고 음식 서빙하는 사람들을 전면에 크게 배치하여 부산스러움을 표현한 것은 새롭다. 내 머릿속에 다빈치의 작품이 고정관념처럼 박혀 있어 이런 시끄러운 느낌의 최후의 만찬을 보는 것이 상당히 신선했다.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 종탑에서 바라보는 베네치아의 대운하

  해가 저물고 있어 나름 분위기 있고 좋았다.

 

역시 전망대에서는 유명한 장소가 보여야 제맛

  왼쪽에 살루테 성당과 오른쪽에 산 마르코 광장의 종탑+두칼레 궁전이 한눈에 들어오니 좀 전망대 보는 기분도 나고 그랬다. ㅋ 지난번에 왔을 때는 산 마르코 광장의 종탑에 올랐다가 생각보다 시시해서 실망했는데 차라리 이쪽에서 보는게 시야도 탁 트인 느낌이라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다. 해 넘어갈 때까지 기다리면 더 예쁜 사진을 건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바닷바람이라 그런지 너무너무 추워서 도저히 더 있을 수가 없었다. 참고로, 엘리베이터 내리면 바로 밖이기때문에 꼭대기에서 바람을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 단, 종탑꼭대기까지의 엘리베이터가 셀프서비스(!)라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가 해가 질 시간쯤 다시 올라가는 방법은 가능할거다. 뭐 그렇게까지 기다릴 뷰는 아니다싶어 난 이만 내려옴-ㅎ

 

다시 수상버스를 타고 건너와 이번엔 진짜로 산 마르코 광장으로 가는중

6시가 넘자 길거리의 노점상들은 슬슬 장사를 접는 분위기였다.

 

산 마르코 광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 방향 한번 더 봐주기

  해질녘의 하늘빛과 그 아래 바다의 조화가 마냥 보기 좋았다.

 

이건 산 마르코 광장의 종탑

 

왼쪽 건물은 산 마르코광장의 시계탑, 오른쪽 건물이 산 마르코 성당

  산 마르코 성당은 베네치아의 수호성인이기도 한 성 마르코(영어로는 Mark, 한국식표기 마가)의 유해를 안치하기 위해 지어진 성당이다. 그리고 베네치아 곳곳에서 볼 수 있고 사진 속 왼쪽 시계탑에도 크게 한마리 들어가있는 날개달린 사자는 성 마르코의 상징이라고 한다. 사실 사자 위 종을 가운데 두고 서있는 두개의 사람인형이 움직여 정시에 종을 치는데 혹시 시간이 맞으면 나름 귀여우니까 볼만하다. 단, 절대로 기다렸다 볼만큼은 아니니 주의- ㅋㅎㅎ

 

  산 마르코 성당을 등지고 바라본 산 마르코 광장Piazza San Marco

  이때까지만 해도 이 광장을 가리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고 얘기한 나폴레옹을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why? 날이 밝을 때도 그냥 네모난 광장일뿐...

 

산 마르코 성당 정면

  건물 가운데 맨 윗쪽에 높이 홀로 서계신 분이 바로 성 마르코, 이 도시(당시에는 베네치아 공화국)의 수호성인답게 두루 내려다보고 계시다.

 

산 마르코 상당 정면의 모자이크 중 한장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발견한 성 마르코의 유해를 베네치아로 옮겨올 때 국경에서 들키지않기위해 이슬람교도들이 싫어하는 돼지고기로 덮어 자세한 검열(!)을 피했다는 장면을 표현하고 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보고 스토리를 유추하다 이렇게 구체적인 모자이크를 보고 스토리를 파악하니(정확하게는, 알고 있는 얘기와 끼워맞추기) 훨씬 이해하기 쉬웠다. ㅎㅎ 이 내부는 일단 무료입장이 가능하고 일부 주요 전시실은 유료입장이 가능한데 지난 기억을 더듬어보면 실내가 많이 어두워서 황금을 봐도 별로 실감이 안나고 화려하다는 느낌이 안나서 내 개인적으로는 별로 감흥이 없었다. 그리고 가방을 무조건 옆 성당에 맡겨야 하는데 그것도 엄청 번거롭고 귀찮... 그리고 늘 줄도 엄청 길기때문에 걍 밖에서 봐도 충분하지않나 싶고 그렇다. ㅎ

 

산마르코 광장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는 Dal Moro's fresh pasta to go

  앉아서 먹는 레스토랑이 아니라 테이크아웃 전문점이다. 낮에 B&B 체크인할 때 엄청 친절하고 수다스러운 주인아주머니께서 강추 맛집 몇군데 알려준다면서 여기 꼭 가보라고, 본인이 권해서 가본 사람들이 다 맛있다고 했다고 초강추하셔서 가봤다. 찾아갈 때 구글맵 후기를 봤더니 한글후기가 꽤 많았고 한국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알려진 집 같았다. 내가 있는 동안 한국손님이 40%는 됐던 듯-ㅋ 심지어 서버가 국적을 묻더니 한국말로 안녕- 감사합니다- 막 이런거 하더니 가격까지 팔유로 이렇게 말해서 첨엔 못알아 들었다가 눈치채고 미친듯이 웃었다. 완전 서양식 발음으로 해서 정말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그렇게 말해주는게 또 엄청 귀여웠음- ㅋㅎㅎㅎ

 

Pizzaiola + coke => 8유로

  주문은 베스트셀러 중 한가지인 Pizzaiola(토마토소스, 바질, 오레가노, 마늘)로 주문했는데 가격대비 좋았다. 뭐, 먹자마자 상투스 울리고 그럴 맛은 아니었지만 여행지에서 이 가격에 맛없지 않은 것만으로도 고마움-ㅋ 밖이 너무 추워 걱정했는데 가게 안에 좁지만 서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이렇게 있어 그 부분도 좋았다.

 

다시 돌아온 산 마르코 광장

  꺄아~~~ 낮과는 너무나 다른 분위기~!!

조명이 쫘악! 들어오니까 호오~~~ 전혀 분위기가 달랐고 무척 예뻤다. 나폴레옹 취향 계속 욕했었는데 좀 미안해졌다.

 

산 마르코 광장의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카페 소속 생음악 연주단

  이런 카페의 야외테이블에서 커피 한잔 마시려면 연주비까지 추가되어 한잔에 10유로 이상 지불해야된다고 하던데 나중에 일행이 생기면 그 때 와야겠다. 이번에는 지나가면서 보기만 했는데 분위기는 정말 좋았음-ㅎ

 

산 마르코 광장 한켠에 위치한 유리공예품점 쇼윈도

  베네치아의 무라노라는 섬에서 생산하는 유리제품이 유명하여 본섬 곳곳에 유리공예품 가게가 있고, 이탈리아의 다른 도시에서도 무라노 글라스 가게를 종종 만날 수 있다. 내가 이런 유리로 만든 소품을 무척 좋아해서 다음날 무라노섬에까지 가서 이 가게 저 가게 돌아다녔는데 산 마르코 광장에서 만난 Markus라는 이 곳의 제품이 가장 고퀄리티였다. 단, 가격도 가장 높았다. ㅎ

 

가운데 건물이 나폴레옹의 거주지였던 곳, 코레르 박물관

  낮에 비둘기와 관광객 가득한 풍경과 사뭇 다르게 나름 한적해진 광장에 조명까지 더해져 계속 말하고 싶을만큼 정말 예뻤다. 분위기가 진짜 좋아 날씨만 춥지 않으면 계속 서성이고 싶었다.

 

광장을 떠나기 전 마지막 한 컷

  생각해보니 코레르 박물관에 살았던 나폴레옹은 이렇게 산 마르코 성당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주로 이 광장을 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 마르코 성당도 밤에 조명 받으니 적당히 환하고 훨씬 예뻐보였다.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광장은 무조건 이렇게 해지고 조명 들어왔을 때 꼭 보기를 추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수상버스에서 찍은 한 컷

  적당히 사람도 빠지고 역으로 돌아가는 수상버스에서 또 맨 앞자리에 앉았다. 정말 추웠지만 또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을 것 같아서 실내에 안들어가고 계속 여기서 배앞머리와 함께 칼바람을 맞으며 갔다. ㅋㅋ

 

꺄아~ 밤의 베네치아는 정말 더 아름답구나~~~

  예전에 왔을 때는 밀라노에 묵으면서 베네치아를 당일치기로 다녀갔던거라 이렇게 해가 진 모습은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처음 보게 된 베네치아의 대운하 밤풍경은 정말 좋았다. 추위로 인해 몸은 고되었지만 풍경은 몹시몹시 좋았음-

 

맨 앞자리라 더 좋음

  산 마르코 광장에서 중앙역까지의 이 수상버스 노선이 베네치아 대운하를 쭉 타고 올라가다보니 덤으로 대운하 주변 풍경을 천천히 둘러보며 돌아갈 수 있어 마무리 코스로 더할 나위없이 좋았다.

 

리알토 다리Ponte de Rialto

  시대를 풍미했던 아이폰 게임 위룰의 비싼 아이템이었던 리알토 다리-ㅋ 처음 봤을 때 그 신기하면서 묘한 기분을 잊을 수 없다. 밤에 보니 하얀 대리석이 더욱 하얗게 보인다.

 

활기찬 분위기가 좋았던 물가의 레스토랑들

  중앙역까지 이어지는 대운하를 따라 물가 바로 옆에 테이블을 비치한 레스토랑들이 상당히 많았다. 밤공기가 상당히 차가웠지만 왁자지껄 북적북적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다 웃고 떠들며 행복해보였다. 나도 다음에는 꼭...ㅋ

  

 프랑스 니스에서 기차타고 4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이탈리아 밀라노, 약 2주동안 이어진 이탈리아 여행은 밀라노부터 시작했다.

 

밀라노의 대표 미술관이라는 브레라 미술관Pinacoteca di Brera

  지난 두번의 방문 때 일행들이 시큰둥해하여 고이 접었던 브레라 미술관을 혼자 온 김에 1번으로 왔다.

 

2층 구조로 1층은 학교 2층이 미술관

  학교와 미술관을 겸하고 있는 곳으로, 2층의 매표소 겸 기념품샵에서 티켓(10유로)과 오디오 가이드(5유로/이태리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중 택 1)를 구해 들어갔다.

 

브레라 미술관의 인기스타라는 Hayez의 the Kiss

  미술관 외벽에도 현수막으로 인쇄해 붙여놨을 정도로 이 미술관의 인기작품이라고 한다. 그림 왼쪽에 보면 지켜보는 그림자가 있어 이 다음 순간에 어떻게 될지 애틋하면서도 조마조마한 그런 그림-

 

Induno의 Triste presentimento(슬픈 예감)

  위에 소개한 the kiss의 맞은 편 벽에 걸려있는 작품중 하나인데 잘 보면 그림 속 소녀의 방에 Hayez의 the kiss가 걸려있다. 작가의 오마쥬라고 하는데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건진 가장 의미있는 정보였다. ㅎ 영어버젼으로 빌렸는데 말이 빠르고 수다스러워서 전반적으로는 지루한 오디오 가이드였...

 

  베네치아의 풍경을 담은 그림이라 반가워서 한 컷

  밀라노에서는 1박만 하고 다음날 베네치아로 갈 예정이었는데, 베네치아 관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산 마르코 광장의 종탑과 두칼레 궁전, 산 마르코 성당을 한꺼번에 담아놓은 그림이 있어 반가웠다.

 

전시실은 이런 분위기

 

루벤스의 최후의 만찬

  루벤스에게는 미안하지만 꿩대신 닭이라고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대신 루벤스가 그린 최후의 만찬이라도 보게 되어 좋았다. ㅋ 밀라노에 갈 때마다 번번이 예약에 실패하여 다빈치의 작품은 이번에도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루벤스가 표현한 최후의 만찬을 만나니 작은 위로가 되었다. 특히 긴장한 눈빛으로 관람객을 바라보는 듯한 유다의 자세와 시선이 독특해서 더 좋았다. 이 작품 외에도 이번 여행 때 곳곳에서 다양한 화가들이 그린 최후의 만찬을 보게 되었는데 구도나 분위기가 각기 달라 나름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제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만 보면 됨...ㅋ

 

스쳐가며 봐도 카라바조의 작품인 엠마오의 저녁식사

  이태리에서 미술관 몇개 돌아다니면 카라바조에 대해 흥미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어두운 배경에 극적인 장면을 담고 있는데 굉장히 선명하면서 때론 자극적이고 카라바조의 그림 몇 점을 만나면 이 사람 뭐지...?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된다. 폭행, 살인, 도피 등 범죄로 점철된 실제 그의 삶을 어렴풋이 알게 되면 그의 화풍이 끄덕끄덕 이해가 되면서 더욱 더 흥미로워진다(알고 보면 진짜 나쁜 놈인데 실력이 너무 좋았... 에효...). 난 그의 여러 작품을 보면서 연극의 스틸사진 같기도 하고 상당히 과감하고 모던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꽤 옛날 사람이었다. 이 그림도 임진왜란 끝나고 몇년 후(1606년)에 완성된 그림이고- 

이번에 더 꽂혀서 그의 작품을 꼬박꼬박 찾아다니며 봤는데 작품들 정말 인상적이고 멋지다. 근데 악성범죄자... 흠...

 

라파엘로의 성모 마리아의 결혼

  어렸을 때는 만화 닌자거북이의 멤버 이름으로 친숙했고 학교다닐 때는 르네상스의 대표화가로 암기의 대상이었는데 라파엘로 역시 이태리 여행 다니면서 직접 미술관 & 성당에서 그의 작품을 보고 새삼 그의 대단함, 화가로서의 능력 등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온화하고 따뜻하고 화사하고 화려하고- 유명한 작품이 아니라도 지나가면서 오~ 이 그림 포스 좀 있는데! 싶어 작가의 이름을 확인하면 라파엘로 산치오 이렇게 적혀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렇게 그림 실력이 뛰어난데 당시 잘생기고 사교적이라 인기까지 많아 자신감이 넘치셨는지 그는 작품 속에 종종 스스로를 그려넣었다. 이 작품에도 그의 자화상(!)이 있어 화살표로 표시해봤는데 나름 일관된 느낌이 있어 일단 그의 작품 속에 사람이 무리지어 나오면 혹시나 하고 찾아보게 된다. 발견하면 반갑고- ㅋ

 

만테냐의 죽은 그리스도

  가이드북에서 밀라노편을 볼 때마다 이 작품의 자료에 유독 눈이 갔는데 드디어 직접 보고 왔다. 사실 사진이 아니라 그림이기때문에 이렇게 누워있는 시신을 발끝쪽에서 머리끝까지 가로가 긴 직사각형의 틀 속에 담은 이 구도가 얼마나 과감한 시도인지 그리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면 확- 느낄 수 있다. 생각보다 그림이 많이 흐릿했지만 어쨌든 이 독특한 작품을 실제로 본 것은 꽤 보람있었다.

 

마지막 전시실은 이런 느낌

  사실 유명한 작품이 더 있지만 내게 인상적이었던 건 위에 소개한 작품들 정도였다. 베네치아나 밀라노를 무대로 활동했던 화가의 작품이 많았고 입장료에 비해 기억에 남는 작품은 손에 꼽히는 수준이었지만 ㅋ 위에서 소개한 작가들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유명한 가게라고 해서 미리 찍어두었던 피자가게 스폰티니Spontini

  여기는 두오모 근처 쇼핑 아케이드인 갈레리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근처의 가게인데 가이드북에서 보니 꽤 유명한 집인 것 같아 가봤다.

 

피자 한조각+펩시 한잔 5.5유로

  여기 왜 맛집인지 모르겠음... 굉장히 기름지고 빵은 기포가 큰 편에 엄청 두껍고 튀긴 빵에 토마토 소스+치즈 뿌려 녹여준 느낌- 이태리 피자가 아니라 미국 느낌이 물씬 나는 기름기 흥건한 피자였다. 차라리 이 근처에 판체로티 루이니Panzerotti Luini라고 고소한 도우 안에 치즈와 토마토소스를 넣고 튀겨낸 판체로티 가게가 있는데 그 집 음식이 더 담백하고 나았다. 루이니가 예전보다 빵도 두꺼워지고 치즈 등 내용물이 박해졌지만 개인적으로 스폰티니보다는 루이니를 추천하고 싶다. 사실 아주 배고프면 둘 다 먹어봐도 됨-ㅋ

 

명품샵 아케이드 갈레리아 비토리아 에마누엘레 2세 안

아케이드 안에 프라다도 있고 구찌도 있고 이름 좀 들어본 명품샵이 즐비하고 사이사이 레스토랑, 카페가 있는데 다른 동네보다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지난 두번의 여행동안 트립어드바이저 Certificate of Excellence 스티커 붙어있는 레스토랑 몇 군데 가봤는데 좀 비싸도 다 맛은 좋은 편이었다.

 

고난당하고 있는 숫소 모자이크

  이 숫소 모자이크의 급소를 한쪽발로 밟고(!) 소원을 빌면서 한바퀴(세바퀴라는 말도 있음) 턴을 휙~ 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얘기가 있다늘 이 주변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서있기때문에 아케이드 가운데쯤에 서서 사람이 웅성웅성 모인 곳을 찾아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두오모 방향으로 빠져나오기 전에 한컷 더

 

두오모 광장에서 바라본 아케이드는 이런 모습

 

밀라노 관광의 핵심인 밀라노 두오모

  뾰족뾰족한 것이 분명히 고딕양식이지만 프랑스에서 본 고딕양식 성당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밀라노 두오모는 비쥬얼도 독특하고 아름답지만 규모도 엄청나게 커서 실제로 보면 포스가 상당하다.

 

쇼핑과 식도락, 관광을 한 큐에 해결할 수 있는 두오모 광장

  밀라노 두오모는 이렇게 바깥에서 보는게 제일 멋지다. 지붕 위를 유료개방해서 전망대 겸 가볼 수 있기는 한데, 흠... 일단 2014년에 갔을 때 내가 찍어온 사진을 첨부해 본다.


2014년 두오모 지붕+전망대 사진

 

일단, 뾰족뾰족한 첨탑들은 가까이서 보면 세세한 조각들이 눈에 들어와 멋지다.

 

지붕 올라가는 길에 본 아케이드

 

금으로 된 마리아상을 가까이서 볼 수 있음

  독특하게도 아예 성당의 지붕 위를 일부 개방하여 걸을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굳이... 이런 느낌이 강했다. 나름 장점을 찾아보자면 황금 마리아상을 나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정도?

 

밀라노 두오모 전망대는 이런 느낌

  두오모 광장을 내려다 보는 건데 그냥 뭐... 이런 느낌 뿐-ㅋ


다시 2016년 사진으로 돌아와서-

역시 아래서 봐야 멋진 두오모

  두오모 지붕+전망대는 유료입장이지만 두오모 내부는 무료입장이 가능하다(세례당, 보물실 등 일부 유료전시공간이 더 있기는 함). 다 둘러 본 내 결론은 그냥 밖에서 이 각도로 보는게 가장 멋지다. ㅎㅎ 

  저 지붕 위 황금 마리아상에게 밀라노에 다시 오게 해달라고 빌면 이루어진다는데,

  다음에 갈 때는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예약하고 올게요- 잠시만 안녕! ㅎ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 세번째로 소개할 도시는 베를린이다. 베를린 구경도 브레멘과 마찬가지로 독일에 도착해서 급 결정했는데 유동적인 일정운영을 위해 4박째 밤 숙박지를 비워놓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원래 독일로 출발하기 전에는 이날 숙박지로 드레스덴을 염두에 두었었는데 독일에 도착해서 가이드북을 보다보니 베를린에도 너무 가고 싶었다. 그렇다고 크리스마스 마켓이 주요 테마인 여행에서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다는 드레스덴을 뺄 수 없어서 고민 끝에 베를린과 드레스덴, 그리고 다음 목적지인 뉘른베르크 사이에 있는 라이프치히에 1박하면서 라이프치히 호텔에 짐만 놓고 얼른 베를린으로 이동 후 구경하고 다음날은 드레스덴에 갔다 와서 밤중에 뉘른베르크로 이동하는 매우 빡빡한 일정을 짜냈다. 그 다음 4박은 모두 환불불가로 숙박예약을 끝낸 상태였기때문에 두 도시에 모두 다녀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지금도 라이프치히에 묵으며 두 도시를 다녀온 것은 매우 탁월한 묘안이었다고 생각한다. ㅋㅋ

 

브란덴부르크 문 Breandenburger Tor

  가이드북에 베를린에서 우선 봐야할 장소로 소개되길래 베를린 중앙역에 도착하자마자 지하철 Breandenburger Tor역으로 갔다. 역 출구로 나오면 바로 파리로 치면 개선문과 같은 이 곳을 만날 수 있다. 파리 개선문에 비해 관광객이 많이 없... 어쨌든 통일 전 독일이 동서로 갈라져있을 때 베를린도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으로 양분되어 있었는데, 지금 문을 바라보고 있는 위치가 동독, 저 문 반대쪽이 서독의 땅이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경비가 삼엄했겠으나 통일이 된 지금은 원하는만큼 실컷 왔다갔다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도 저 문 너머로 가봤다.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

  통일독일연방의 국회의사당이다. 미리 예약하면 가운데 화살표로 표시한 유리돔을 통해 베를린 시내 전망을 두루 볼 수 있다고 한다. 충동적으로 베를린에 온 나같은 사람은 그냥 이렇게 겉에서 한번 봐주고 오는거지. 건물 왼쪽에 엄청 커다란 트리가 반가웠다. 독일 어딜 가나 이런 큰 트리가 종종 있어서 이 무뚝뚝한 사람들도 크리스마스는 꽤 좋아하나보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ㅋ

 

다시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돌아옴

  문 뒤쪽에서 서베를린 사람의 심정으로 동베를린 땅(이었던) 방향을 봤다. 앗- 저기도 엄청난 크기의 트리가!

 

크으~ 역시 여기도 엄청난 크기의 트리!

  이 나라 사람들 하여튼 대왕 트리 좋아하심. 그 유명한 브란덴부르크문을 가릴만한 엄청난 크기의 트리가 인상적이었다.

 

프랑스대사관 앞 추모의 꽃다발

  작년 11월 파리테러가 일어난지 얼마 안된 때여서 그런지 브란덴부르크 바로 옆에 위치한 프랑스대사관 앞에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의 꽃다발이 넘치도록 쌓여있었다.

 

프리드리히대왕의 조각상

  파리 개선문 앞에 쭉 뻗은 샹젤리제 거리처럼 베를린의 개선문격인 브란덴부르크문 앞에도 쭉뻗은 거리가 있다. 운터 덴 린덴Unter den Linden이라는 거리인데 관광안내소와 역사깊은 장소들이 많이 있어 나처럼 계획이 얄팍한 여행자들은 일단 이 곳으로 오면 좋다. 찾아보니 프리드리히대왕은 본인이 통치하던 프로이센을 독일에서 뿐만아니라 유럽의 강자 반열에 올려놓은, 독일사람이라면 좋아할만한 인물이라고 한다.

 

운터 덴 린덴 거리에서 보이는 TV탑

  저 멀리 얼핏 상하이의 동방명주가 생각나는 비쥬얼의 TV탑은 동독 시절 세워진 것으로 유럽에서 두번째로 높은 TV송신탑이라고 한다. 아마도 분단국가로서 국력을 자랑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금은 전망대로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하지만 난 다른 곳으로...

 

베를린 대성당

  운터 덴 린덴 거리를 걸으며 저녁에 베를린 크리스마스 마켓을 둘러보기 전에 딱 한군데 둘러볼만한 곳이 어딜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럴 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관광기념품 가게의 엽서를 둘러보는 것이다. 진열되어 있는 엽서들을 쫙 둘러보고 가장 많이 가장 예쁘게 가장 눈에 띄게 나온 곳을 찾으면 된다. 그리고 그 장소의 사진을 실은 엽서 중 하나를 뒤집어 보면 장소의 이름이 나온다. 베를린에서 그렇게 선택한 곳이 바로 Berliner Dom, 베를린 대성당(입장료 7유로)이었다. 

 

무척 화려한 내부

  독일에 와서 모처럼 화려하고 아름다운 실내를 가진 곳에 오니 무척 신이 났다. 물론 크리스마스 마켓이 몹시 화려하지만 이런 부내 폴폴 나는 클래식한 화려함은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다. 하이델베르크성도 쾰른 대성당도 보여주지 못한 화려함에 더욱 더 흥분해서 감탄하며 봤던 기억이 난다.

 

대성당 돔의 화려한 내부

 

왕을 배출한 가문을 위한 성당이라 그런지 알차게 화려하다.

 

좋은 구경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초 하나 밝혀드림

 

2층에서 내려다 봄

  사진 왼쪽에 나온 파이프오르간이 독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것이라고 한다.

 

베를린 대성당의 깨알같은 전망대

  물론 사진 왼쪽의 TV탑에서 내려다보는 것보다 훨씬 낮지만 건물들이 워낙 낮은 곳이라 가까움이 주는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ㅋ 사진 가운데 베를린 시청사와 그 앞으로 넓게 펼쳐진 크리스마켓이 두루 보인다. 맨 오른쪽에 초록색 지붕의 쌍둥이 첨탑이 보이는 교회는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13세기 건물, 1980년대 재건)인 니콜라이 교회다.

 

애정을 담아 한컷 더

  독일 관광이 (나의 취향에 부합하는)볼거리가 없어서 좀 침울했는데 베를린 대성당은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곳이었다. 역시 사진엽서는 배신하지않아! ㅋ

 

슬슬 본 여행테마에 맞는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몹시 귀여웠던 소년 성가대 나무조각

 

바로 윗사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소년 성가대 나무조각

 

붉은 시청사와 그 앞의 크리스마스 상점들과 스케이트장

  사진 가운데 갈색 건물은 붉은 시청사라고 불리는데 한때 동베를린의 시청이었고 통일이 된 지금은 베를린의 시청사로 사용되고 있다(사진 왼쪽의 포세이돈 분수도 주목, 나름 시청사과 함께 유명하신 분). 좀 소박한 규모지만 스케이트장도 있고 나름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물씬 난다.

 

영화에 나오는 커다란 트리가 필요해보여 구경만 하고 온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품들

 

역시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글뤼바인(Glühwein; 과일, 정향, 계피, 꿀 등을 넣고 끓인 따뜻한 와인)!!!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또 한가지!!

 

하드롤에 끼운 소세지빵~!

 

모처럼 사진 한장

  어디서든 한 손에 소세지빵, 한 손에 글뤼바인 한 잔을 기본 세트로 갖추고 먹느라 그동안 사진을 못찍었는데, 베를린에서는 사람이 적고 약간 비도 흩뿌리고;; 좀 한산해서 스탠딩 테이블을 차지하고 모처럼 한 컷 찍었다. ㅋ 어김없이 맛있는 소세지빵과 글뤼바인bbbbbb!!! 그리고 여기서부터 글뤼바인 컵 모으기를 시작했다. 윗 사진을 잘 보면 컵 표면에 관람차와 함께 포세이돈 분수(앞서 시청사와 함께 소개)가 그려져 있는데 이처럼 각 크리스마스 마켓마다 그곳의 특징을 담은 컵에 글뤼바인을 담아 판매한다. 값을 지불할 때는 컵+글뤼바인 값을 같이 지불하고 컵 값을 돌려받고 싶으면 빈 컵을 가게에 돌려주면 그대로 환불받을 수 있다. 앞서 하이델베르크와 프랑크푸르트는 굳이 소유의 가치를 느끼지 못해 환불 받았는데 베를린은 드물게 유리잔이고 디자인도 맘에 들어서 킵하기로 했다. 

 

또 하나의 기념품, 베를린 장벽 조각

  베를린 대성당에 속한 기념품 가게에서 구입했다. 뭐 굳이 진짜든 가짜든 의미부여하고 싶지 않지만 대성당에 속해있는 기념품 가게니까 좀 더 믿음이 가서...ㅋ 사실 길거리의 숱한 기념품 가게마다 다양한 색깔의 베를린 장벽 조각이 사이즈별로 판매되고 있다. 베를린 장벽은 한정적인데 그 조각이 어찌 이리 많은지 알 길이 없지만 이왕 베를린에 왔으니 하나 가져가고 싶었다.

  이번에는 워낙 짧은 일정이라 베를린 장벽이나 분단시대 검문소였던 체크포인트 찰리 등 의미는 있으나 비쥬얼은 좀 쳐지는(이 당시 좀 우울해서 규모있고 멋있는 곳 위주로 다니고 싶었음) 관광지는 생략했는데, 이번 짧은 방문이 아쉬워서 언젠가 맑고 화창한 계절에 밝은 기분으로 베를린 곳곳을 다시 한번 돌아다녀보고 싶다.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 두번째로 포스팅할 도시는 브레멘이다. 내가 작년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의 숙박도시를 정할 때만 해도 프랑크푸르트를 중심으로 기차 편도 1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하이델베르크와 쾰른 정도만 다녀올 예정으로 첫 3박을 프랑크푸르트 숙박으로 정한거라 브레멘은 아예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솔직히 브레멘이 독일땅인지도 생각해본 적이 없...ㅋ). 사실 회사일로 정신없을 때라 깊게 생각 못하고 여행지에 대한 공부도 실제 독일에 도착해서 했는데 첫 일정으로 하이델베르크와 프랑크푸르트를 돌아보고 와서 저녁에 가이드북을 보다보니 어릴 때부터 동화로 익숙한 브레멘이라는 지명이 눈에 들어왔다. 짧은 정보 뿐이었는데 어쨌든 당나귀+개+고양이+닭 이렇게 4층탑을 이룬 동상의 사진을 본 순간 헉! 이거 실제로 보고 싶어!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브레멘까지는 편도로 4시간, 왕복하면 순수하게 기차에서 보내야하는 시간만 8시간(!!!)으로 너무 멀길래, 프랑크푸르트 이후 이동하는 다른 도시와의 동선도 봤지만 브레멘이 북쪽에 똑 떨어져있어서 이번 여행에서는 여기서가 아니라면 아예 (언제가 될지 모를) 다음을 기약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좀 욕심이 나서 이리저리 따져보니, 쾰른에 도착해서 1시간 뒤에 출발하는 브레멘행 기차를 타야 그럭저럭 하루 안에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올만한 스케쥴이 나왔다. 곰곰이 아주 곰곰이 생각하다 그래도 쾰른이 더 유명하고 큰 도시니까 일단 원래대로 쾰른에 가서 대성당과 구시가를 두루 구경을 하되, 혹시나 만에 하나 생각보다 재미가 없으면 재빨리 한시간 뒤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브레멘에 가자는 일종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한 플랜B를 세웠다. 사실 이 계획을 세울 때만해도 진짜 브레멘에 가게 될 줄은... 몰랐다.

  

너무 커서 한 컷에 다 담기지 않는 쾰른 대성당

  모름지기 대성당이라 하면 보통 중앙역에서 내려 10~15분쯤 걸어야하는 구시가 깊숙한 곳에 위치하기 마련인데 쾰른대성당은 쾰른 중앙역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의외로 쉬운 느낌(!)이 없지 않다. 하지만 그 규모는 실로 엄청나서 세계에서 몇번째 독일에서 몇번째로 크고 높은 성당으로 한 컷에 성당 전체의 모습을 담는 것조차 결코 쉽지 않다.

 

정면 역시 한 컷에 담기 어려움

  이 성당 우울했다.

  특히 가까이서 보면 전쟁 포화를 심하게 겪은 탓인지 검은 때가 무척 많이 탔는데 사진으로 볼 때는 포스있다고 느꼈지만 흐린 날씨에 실제 가까이서 보니 음울함이 마구마구 전해졌다.

 

미사로 꽉 찬 내부

  이 날이 일요일이라 미사가 진행중이었고 관광객까지 겹쳐 성당 내부가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바깥에서 우울한 느낌을 한껏 받고 안으로 들어왔는데 사람들로 꽉 찬 내부에 미사때문에 구경도 쉽지 않아 보고 싶은 마음이 훅 떨어졌다. 동방박사의 무덤 안보면 어때 싶은 생각이 들면서 안에 더 있고싶지 않아 일단 나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현역 대성당이라 입장료가 없다보니 더 쉽게 나올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넌 나에게 우울감을 줬어

  사진 왼쪽에 크리스마스 마켓 부스가 살짝 찍혔는데 가뜩이나 침체된 내 기분에 많이 소박한 쾰른대성당 주변 크리스마스 마켓 풍경이 기름을 부었다. 이대로 쾰른 주변을 더 돌아본다고 해서 흥이 날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전날 밤에 상당히 미미한 가능성으로 염두에 두었던 플랜B를 실행하기로 했다. 브레멘 시청 앞에 있다는 브레멘 음악대 동상을 보면 왠지 이 우울한 기분이 풀어질 것 같았다. 결국 쾰른에 도착한지 1시간 만에 브레멘행 열차를 탔다.

GO GO-!!!

 

 

브레멘 시청사 가는 길에 만난 목자와 돼지들

  찾아보니 이곳이 브레멘 만남의 장소라고 한다. 목자와 돼지들 앞에서 만나! 이 귀엽고 흥겨운 거리의 조각상을 만나자마나 브레멘에 오길 잘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목자와 돼지들 일루미네이션

  앞의 목자와 돼지들 조각상이 브레멘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일루미네이션에도 당당히 들어가 있었다. 브레멘 사람들 귀여우심- ㅋ

 

브레멘 음악대 동상 가짜와 진짜를 한 컷에-

  사실 이 사진은 가게 지붕 위에 올라 앉은 브레멘 음악대 동상 모형이 반가워서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진짜 동상이 사진 구석에 같이 찍혀 있었다. ㅋㅋ 진짜든 가짜든 다 반갑고 귀여움-

 

브레멘 음악대 동상 옆 3층탑을 이룬 관광객

    저 당나귀 개 고양이 닭의 4단 동상을 만나 반갑고 신기한 마음에 마구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저 3인조 관광객이 나타나 낑낑거리더니 저렇게 스스로 3단 대형을 만들어 기념사진을 찍었다. ㅋㅋ 주변 다른 관광객들도 Wow~하면서 같이 구경하고- ㅋ 이 주변에서 계속 관찰하다보니 저 당나귀다리를 붙잡고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았는데 찾아보니 저 다리를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나도 따라 만지기는 했지만 소원을 빌지 않아 무효...ㅋ

 

멋들어진 시청사 건물과 그 앞 붐비는 크리스마스 마켓

  브레멘 시청사는 디테일이 살아있으면서 다른 곳에서 본 적 없고 옛스러우면서 묘하게 당당한 느낌을 풍기는 멋진 건물이다. 이 전통이 살아있는 건물 앞에 펼쳐진 활기찬 시장과 즐거운 사람들의 모습이 바로 내가 그리던 크리스마스 마켓의 모습- 역시 브레멘에 오길 잘했어- ㅎㅎ

 

옆에서 봐도 멋있는 브레멘 시청사 건물

 

묘하게 다른 첨탑을 가지고 있는 성 페트리 대성당

  시청사 앞 마르크트광장에 옛스러움을 더하는 이 건물은 성 페트리 대성당이라는 곳이다. 관광객이 올라갈 수 있는 탑이 있지만 겨울에는 못올라가게 해서 밖에서 멀뚱히 올려다 보고만 왔다. 이 광장 전체를 내려다보면 좋을 것 같은데 많이 아쉬웠다.

 

아기자기한 가게들과 그 뒤에 눈에 띄는 초대형 트리

 

나무는 힘들겠지만 이런 초대형 트리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층 업시켜주는 건 부인할 수가 없다.

 

  예쁘고 따뜻한 분위기가 정말 좋았던 브레멘 크리스마스 마켓

 

일요일이라 엄청 북적이는 시장

  사진에 화살표로 표시한 석상은 브레멘의 자유와 상업적 권리를 상징한다는 롤란트상이다. 1404년부터 이 광장에 있었다고 하는데 내 개인적으로 석상 자체에서 딱히 미적 가치를 찾기 어려웠지만 그에 얽힌 전통과 대표성을 고려하여 그 뒤의 시청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9할은 저 멋들어시청사 덕분이지 않을까-ㅎ

 

비가 와도 시장은 계속 됨

  브레멘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춥지만 따뜻하고 아늑하고 아기자기하고 귀여웠다. 비록 꽉 찬 열차로 인해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가는 4시간 내내 기차 칸과 칸 사이 복도에 쭈그리고 앉아 갔지만, 자칫 우울의 구렁텅이에 깊이 빠질뻔했던 내 독일여행을 양지로 올려놓은 훌륭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이후 이 도시 저 도시 흥미있는 부분만 보고 재미없으면 재빨리 떠나는 등 여러 도시 찍고 다니는 방향으로 이 여행 일정을 수정하는데 매우 큰 영향을 주었다. 예전에는 이런 메뚜기식 일정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여행지에 대한 흥미 수준에 따라 이런 빡센 일정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역시 겪어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ㅎ

이번 여행에서 만난 세번째 노트르담, 샤르트르 대성당

 

몽파르나스역 샤르트르 일루미네이션 광고

  이날은 파리 일정 막바지라 피곤에 쩔어서 아침부터 계속 숙소에서 뒹굴뒹굴하고 하고 있었다. 오전 11시 반 넘어가면서 그래도 어디든 가봐야겠다 싶어 가이드북을 넘겨보다가 성당벽에 비친 화려한 조명을 담은 사진에 시선이 꽂혔다. 바로 '샤르트르 블루'라는 표현을 통해 몇번 들어본 적은 있던 샤르트르 대성당의 사진이었다. 루앙 대성당의 비슷한 행사가 9월 말에 끝났기때문에 혹시나 하고 올해 행사기간을 찾아봤더니 아직 행사기간중이었고 그때부터 나갈 채비를 하고는 샤르트르행 기차를 타기위해 몽파르나스역으로 갔다. 몽파르나스역 곳곳에는 이렇게 샤르트르 일루미네이션 행사를 홍보하는 광고가 걸려있었고, 샤르트르 구시가 전역의 일루미네이션 대상 건물이 표시된 맵이 담긴 어플이 있는 것도 알게 되어 다운도 받았다.

↓↓↓↓↓ 아이폰용 어플 다운주소

https://itunes.apple.com/kr/app/chartres-en-lumieres/id916732818?mt=8

샤르트르 대성당 북쪽면

  기차로 한시간 정도 달려 샤르트르에 도착했다. 금요일인데다 나름 행사가 열리는 기간인데도 상당히 조용했다.

 

입구 바로 윗쪽의 스테인드글라스

  샤르트르 블루는 이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특유의 푸른빛을 가리킨다. 그리고 맨 위의 장미창(13세기 초)을 제외한 아래 세 장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이 성당에서 가장 오래된 12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왼쪽부터 순서대로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 그리스도의 생애, 이새의 나무(그리스도의 가계도)를 표현했다.

 

그 세장 중에서도 유독 유명하다는 이새의 나무(...왜죠? ㅋ)

 

세 개의 장미창 중 가장 내 취향이었던 북쪽 장미창

 

집중해서 기도중인 엄마와 엄마를 바라보는 아이

 

???

  맨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했는데 이 조용한 성당에 유독 이곳에 사람들이 몰려있길래 가만히 봤더니 바닥의 길을 따라 돌고 있었다. 사람들의 경건한 태도와 이 성당 저 성당 다닌 짬밥으로 짐작컨대 뭔가 죄를 사하여주거나 성지순례의 축소판이거나 그런 것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다.

 

호기심에 찾아온 입구

 

저 가운데서 하늘을 향해 두팔을 벌린 분을 보고 더욱 더 그들의 God과 깊은 관계가 있는 곳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 미로가 이 성당에서 꽤 중요한 곳인 것 같은데 내가 본 몇 권의 가이드북에 전혀 설명이 없다. 분명히 기념품가게에서 이 바닥의 미로를 찍은 사진을 파는 걸 보면 중요한 곳일 텐데 싶어, 오늘 포스트를 올리기 전에 위키피디아를 좀 찾아봤다. 알고 보니 부활절~만성절(11/1)까지의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만 특별히 이 위에 있던 의자를 치워서 걸을 수 있게 한다고 써 있었다. 어쩐지- 다른 날 혹은 금요일에 와도 이외의 시간에 오면 볼 수 없는 것! 괜히 드문 구경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ㅋ

참- 저 미로는 지상의 세계에서 신에게로 이끄는 길을 상징(symbol of the path leading us from the earth towards God)한다고 성당 공식 종이안내서에 나와있다.

 

기도(혹은 고민)하고 계신 아저씨

 

성모 마리아 예배당

'마리아의 베일'이라는 성모마리아의 성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 가운데 모셔진 낡은 천이 바로 성모 마리아의 베일

12세기 말 성당에 큰 화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보존되었다는데, 미로에 비해 인기가 없...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성모승천상(18세기 작품)

 

스테인드글라스로 유명한 성당답게 샤르트르 블루가 아니더라도 멋진 작품이 많았다.

 

그래도, 샤르트르 대성당의 빅스타, 샤르트르 블루의 상징과도 같은 푸른빛의 성모마리아

 

붉은 배경에 둘러싸인 성모 마리아의 푸른색이 유독 아름답다고 하는데...

취향존중해드리겠습니다.

 

역시 영어로까지 안내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 분도 마리아의 베일보다 더 인기가 높...

 

뭔지 잘 모르겠지만 있어보이게 나와서 한 컷

 

  아직 해가 남아있어서 성당에서 나와 구시가 구경을 하기로 했다.

 

구시가 구경 중 들른 찻집 La Chocolaterie

아침겸 점심을 먹고 계속 돌아다녔더니 허기가 져서 찻집에서 거의 식사를 했다(카페라떼와 사브레와 작은 마카롱 세개, 커피잔 왼쪽의 쿠키는 덤). ;; 오~ 여기 진짜 맛있고, 점원들도 친절하고~ 완전 대만족!!!

 

  구시가는 동네가 워낙 소박하고 쓸쓸한 분위기라 딱히 더 구경할 것이 없어 추위도 피할 겸 다시 성당으로 돌아갔다. ㅋㅋ

 

진짜 미로 위에 의자가 깔려있음

  사실 이 사진을 찍을 때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저녁 5시 이후 미로위를 걸을 수 없다는 걸 알고 내가 찍은 사진을 다시 보니 진짜 저녁 때 다시 성당에 가서 찍은 사진에는 미로 위에 의자가 깔려 있었다. 오~~ 근데 왜 눈치 못챘지...? ㅋ

 

일루미네이션 언제 시작하는거야~

 

구시가 중심 광장에 다시 옴

  어둑어둑해지자 나름 구시가 중심이라는 이 광장은 일찍 조명을 켰다.

 

여기도 슬슬 시동이 걸리고 있다.

 

해가 지고 하늘이 까만데 왜 시작을 안하니...ㅜㅜ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컷

  멀리서 보니 고딕양식의 왼쪽탑과 로마네스크양식의 오른쪽탑의 서로 다른 모습이 더욱 더 잘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이날 일루미네이션 행사를 보지못했다. ㅋ 가이드북에는 '일몰 후 매일밤'이라고 써있었고 여기저기 검색해봐도 해가 지면 조명이 들어온다고 해서 출발한건데(에펠탑도 일몰 후 정각부터 조명쇼 하잖아ㅜㅜ) 해가 지고 깜깜해졌는데 전혀 조명이 켜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냥 도착하자마자 인포메이션에 가서 몇시에 시작하는지 한번 더 물어볼걸 하는 후회와 함께, 이미 인포메이션은 닫았고 길가에 관광객도 전혀 없고 막상 아무 가게나 들어가서 물어보려해도 정황상 너무 안할거같으니까 '오늘 안하는데~ 너 그거 모르고 여기 왔어? 쯧쯧-' 이런 취급을 당할까봐 괜히 물어보기 싫었다. ㅋ 그래서 점점 마음의 평정을 찾기 위해 '난 오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샤르트르 대성당과 그 유명한 푸른빛의 마리아를 봤어' 이런 의미부여를 하며, 결국 담담히 밤 8시 51분 출발 파리행 기차를 탔다. 그리고 그 이후 특히 덜 유명하거나 가이드북에 잘 안나온 여행지는 무조건 인포메이션부터 찾아가서 주요 정보를 재확인하는 좋은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ㅎㅎ

 

  앞서 소개한 어플이 프랑스어로만 되어있고 그때 현지에서 시간 관련 숫자라도 보려고 텍스트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관련 정보가 안보였는데, 한국에 와서 우연히 보다가 21h라는 숫자를 발견했다.

 그 땐 왜 안보였지...?

  이 숫자만 봤어도 밤 9시인가보다하고 짐작이라도 할 수 있었을텐데- 맘이 급하니까 진짜 필요한 정보가 눈앞에 있어도 보지 못한 사실이 황당하기도 하고 그냥 웃음이 나왔다. ㅋ 사실 밤 9시에 시작하는거 알고 기다렸어도 막차가 9시 34분이라 대성당 이외 나머지 장소들(약 20군데 이상에 다양한 조명이 비춰짐)은 포기하고 왔어야 하는데 그래도 실제로는 그날 볼 기회가 있긴 있었던 거니까 아쉽긴하다. 뭐- 다시 가면 되지...ㅋ 언제 가든 다음에는 샤르트르에서 1박 하며 천천히 보고 와야겠다.

  모네가 그렸던 루앙대성당이 궁금해서 온 루앙, 기대했던 것보다 훠~~~~얼씬 멋진 곳이었다.

 

지베르니의 입구와도 같은 베르농Vernon역에서 기차로 약 40분 이동하면 닿을 수 있는 루앙Rouen역

역 앞에 나오자마자 가을 느낌 물씬나는 화분들이 도시에 대한 기대를 더 높여주었다.

 

첫번째 목적지인 루앙 미술 박물관 가는 길에 옆으로 슬쩍 꺾으면 만날 수 있는 건물

마치 모자를 쓴 마녀 혹은 허수아비의 얼굴같기도 하다.

 

바로 잔다르크가 죽기 전까지 갇혀있었던 탑이다.

13세기의 모습대로 남아있다고 들었는데 안내판의 그림과는 꽤 다른듯?

 

입장료는 무료였지만 그냥 겉에서 본 것으로 만족하고 바로 이동했다. ㅎ

 

도착! 루앙 미술 박물관 Musée des beaux-arts de rouen

 

  기대했던 카라바죠의 작품이랑 모네의 루앙대성당 연작 중 한 작품도 있었는데, 그것보다 모네의 다른 작품과 또 다른 유명한 화가(앵그르, 시슬리, 르누아르 등)들의 몰랐던 작품이 더 좋았다. 실내 촬영 금지여서 내부 사진은 못찍었고, 관람료를 따로 받지 않으니(가이드북마다 입장료가 5유로라고 써있는 걸 보면 최근에 무료화된 듯 하다) 이왕 루앙에 흥미가 있어 갔다면 들러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두번째 목적지 생투앙 수도원 Abbatiale Saint-Ouen

스쳐가며 봐도 고딕양식 특징을 뿜뿜하고 있는 뾰족뾰족한 외관

 

와우~ 이 건물도 엄청 큰데 루앙대성당은 도대체 얼마나 더 크다는 건지-

 

사방을 둘러가며 보는데 포스가 대단하다.

 

건물의 위용이 내가 본 성당들 중 역대급이었다.

  안타깝게도 무슨 행사가 있었는지 내부로 들어갈 수 없어 저 유리창(밖에서 보면 까맣지만 문양별로 세세하게 나누어진 것이 스테인드 글라스가 분명함)을 안에서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오~ 진짜 잘생긴 성당이여,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몹시 유럽스러운 길을 따라 가장 중요한 목적지인 루앙대성당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슬쩍 만난 생 마클루 교회 Église Saint-Maclou

16세기에 완성된 건물인데 보아하니 뾰족한 것이 고딕양식이다. 갈길이 바빠 내부 관람은 생략-

 

프랑스 시골 가게 느낌이 물씬나는 가게 앞에서 한 컷

 

오!! 드디어 루앙대성당 Cathédrale Notre-Dame de Rouen!!!

너~무 크고 바로 앞에 바짝 건물이 있어서 내 카메라로는 도저히 한 컷에 온전히 담기지 않았다.

 

카메라를 세워 최대한 한컷에 담아보려고 했는데 이게 최선-

  성당 정면을 보면 좌우 탑이 서로 전혀 다른 모습임을 알 수 있는데 돌아다녀보니 이런 건물이 종종 있다. 기존에 있던 건물에 덧대거나 새로운 부분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점점 그 시대에 맞는 새로운(책임자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모습이 달라져 가는 것이다.

 

오른쪽 탑의 이름은 버터탑 Tour de Beurre

  실제 성당 안에 걸려있는 건물 안내도에 보면 오른쪽 탑을 Tour de Beurre라고 표기해놓았다(Tour 탑 과 Beurre 버터 이 두 단어는 여행 중 하도 많이 봐서 알아볼 수 있게 됨ㅋㅋ). 여기 얽힌 얘기가 웃긴데, 이 탑을 지을 때 부자들에게 사순절(부활절까지의 40일의 기간으로 예수의 고행을 기리며 간소한 식사를 한다고 함)기간동안 버터를 먹을 수 있는 특권을 주고 댓가로 기부를 받아 그 돈으로 지었다는 것이다. 성당에서 직접 명칭을 쓰는 걸 보니 순순히 인정하는 건가보다. 쿨한데? ㅋ 프랑스판 위키피디아에 보면 버터탑 색깔이 건물의 다른 부분과 달리 누런 빛을 띄는데서 유래됐다는 말도 있다. 그러고보니 좀 더 누렇기도 하다. ㅋ

   

모네가 바라보던 각도에서 한 컷

  지금 생각해보니 모네의 작품에는 버터탑이 거의 안나오고 왼쪽의 세인트 로메인 탑Tour Saint Romain과 가운데 부분만 나온다. 음- 내가 보기엔 버터탑이 더 예쁜데-

 

호우~ 대단한 높이와 대단한 깊이

규모가 주는 웅장함이 정말 대단하다.

 

눈에 띄고 예뻐서 찍어왔는데 알고 보니 프랑스 노르망디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스테인드 글라스(13세기 초)라고 한다.

하단부의 하얀톤 부분은 15세기에 다른 장인이 만들었다는데, 이것 또한 예쁘고 잘 어울린다.

 

복원을 거듭해서 새하얀 건물 외부 정면과 달리 내부에는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있다.

 

장미창이 참 높기도 하다.

 

음- 장미창은 파리의 노트르담이 한 수 위인듯?

 

피에타

 

정말 큰 곳인데 관람객이 적어 더 경건한 느낌이 들었다.

 

성모마리아(=Notre dame=Our Lady)를 위한 성당이라 정 가운데 성모자상이 있는 거겠지?

 

온갖 풍파를 겪으며 새로 만들어넣은 스테인드글라스도 많다.

 

리차드 1세(Richard the Lionheart)의 심장이 묻혀있다는 무덤

  그가 죽은 뒤 시신을 분리하여 여러 지역에서 나눠가졌다고 한다. 그중 사자심장이 별명인 왕의 심장을 가져왔다니 뭔가 더 중요한 부위(!)를 쟁취한 느낌-

 

  세계사를 헛배워서 그런지 사자왕 리차드라는 별명이나 십자군전쟁과 리차드 1세 정도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정도였는데, 어쨌든 이름을 들어본 사람(심지어 교과서에 나오는)이라 반가웠다. 이때는 엄청 훌륭한 전쟁영웅인줄 알고 사진을 찍었으나, 찾아보니 현실의 공적은 딱히 없고(흉이 많음) 그의 용맹함 이런 좋은 기억들만 가지고 사람들이 추려내거나 만들어낸 이야기가 미담으로 남아있는 모양이다.

 

그의 무덤 뒷편에 위치한 스테인드글라스

 

역시 유명하신 분이라 사람들의 발길이 종종 머물렀다.

 

르네상스 양식의 스테인드 글라스

뭔가 여유롭고 부드럽고 색도 화사한 것이 라파엘로의 그림이 떠오른다.

 

확실히 해가 쨍쨍하면 스테인드글라스가 훨씬 빛을 발한다.

 

점점 모던해지는 느낌

 

벽에 반사된 빛이 무척 예뻐서 한 컷

  이 사진을 찍을 때는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해 벽에 비친 저 빛깔이 너무나도 고와서 몰두했는데, 스테인드글라스를 잘 살펴보면 이 창 자체만으로도 지극히 매력적이다.

 

첫번째 약속의 땅에 들어감/두번째 지상 낙원/세번째 여호수아가 태양을 멈춤/네번째 홍수

역시 좋은 건 크게 봐야해- 프랑스 유리장인의 20세기 작품으로 알고보니 더 모던해보인다. ㅋ

 

기대했던 외관보다도 알찬 볼거리가 가득했던 성당 내부에 감사를 전하며 밝힌 초

  저 초는 원래 3유로짜린데 뭐랄까 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은혜받은 느낌? 규모나 분위기, 볼거리 면에서 지금까지 방문한 모든 성당을 통틀어 최고였다. 그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과감하게 5유로를 쾌척하고 왔다. 정말 멋진 곳이었다!!

 

알고 보니 더 누래보이는 버터탑을 한번 더 주목하면서, 루앙대성당 안녕-

 

역으로 돌아가는 방향에 자연스럽게 구시가를 만날 수 있다.

 

스위스 베른을 떠오르게 하는 이 대왕시계는 무려 14세기 작품(고려말)

 

상점가를 구경하며 걷다보니 저~~기 살짝 잔다르크교회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쯤에서 뒤돌아보니 루앙대성당의 첨탑이 보인다. 저 첨탑덕에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고 한다. 가까이서 볼 때는 전혀 높은 줄 몰랐는데, 역시 사물은 다양한 각도에서 봐야한다.

 

왠지 마녀의 모자가 생각나는 독특한 비쥬얼의 잔다르크 교회 Eglise Sainte-Jeanne-d'Arc

 

내부는 요렇게 생겼다.

여기도 20세기에 지어진 곳이라 상당히 현대적이다.

 

  교회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는 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된 인근 교회(유리창은 보존을 위해 미리 떼어 보관)의 것을 가져다 놓은 것이라고 한다. 들어갔을 때 이미 문 닫을 시간이 다 되어 더 이상은 보지 못했다. 쫓겨났...

 

잔다르크 동상

교회 뒷편 계단 아래, 이렇게 위를 쳐다보고 있는 잔다르크 동상이 있다.

 

그녀의 화형터에 세워진 십자가

묘하게도 잔다르크 동상의 시선이 닿는 곳은 이렇게 그녀가 화형당한 자리, 그리고 그 위에 세워진 십자가가 있었다.

 


■ 루앙 관광 관련 이것저것

* 파리 생라자르Paris Saint Lazare역에서 기차타고 루앙Rouen역까지 기차 소요시간은 약 1시간 10분으로 임박해서 max로 비싸게 끊으면 편도 24.1유로

* 루앙 기차역에서 가장 먼 루앙대성당까지 도보거리 약 1.1km로 위에서 소개한 곳들만 둘러본다면 도보로 충분하다.

* 루앙에 온다면 루앙 미술 박물관이 휴무일인 화요일은 피하는게 좋을듯-

* 루앙은 지베르니 모네의 집과 묶어서 보면 만족도가 배가될 듯 하다. 파리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온다면 내가 이동했던 루트 강추!

① 파리에서 지베르니 모네의 집까지; 파리 생라자르역 -(기차타고 약 50분, 약 13유로)→ 베르농역 -(셔틀버스타고 약 20분, 4유로)→ 지베르니, 모네의 집까지 도보 10분

② 지베르니에서 루앙까지; 지베르니-(셔틀버스타고 약 20분, 4유로)→ 베르농역-(기차타고 약 40분, 약 12유로)→ 루앙역

③ 루앙에서 다시 파리로; 루앙역-(기차타고 1시간 10분, 약 24유로)→ 파리 생라자르역

* 지베르니 모네의 집이 궁금하다면 ↓↓↓↓↓

2016/11/17 - [■ 5박 이상/프랑스] - [프랑스여행] 가을에도 마냥 아름다운 지베르니 모네의 집과 정원

 

  지난 10월 다녀온 프랑스 & 이탈리아 여행에 대한 기억이 더 사라지기 전에 최대한 부지런히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일단 계획은 대략 3주정도로 잡고 매일 올리려고 하는데(일단 이렇게 질러놔야 지키려는 의지가 더 굳건해짐-ㅎㅎ)... 오늘은 첫날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짐을 던져놓고 제일 먼저 향했던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이야기다. 이전에 포스트를 한 곳이기도 한데 이번 여행에서는 내가 예전에 갔을 때 몰랐거나 지나쳐버린 곳 위주로 둘러봐서 추가 포스트를 작성하기로 했다.

 

멀리서도 존재감 뿜어내는 파리의 노트르담

 

세느강변의 부키니스트(bouquiniste)들은 여전히 성업중

 

몇번을 봐도 반갑기만한 파리 노트르담의 정면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관람은 별도의 입장료가 없기때문에 주저말고 들어가면 된다.

 

북쪽 장미창 가운데의 성모자(聖母子)

  이전 포스트에서 다음에 파리 노트르담을 방문하게 되면 망원경을 가지고 가서 스테인드글라스의 디테일을 꼭 직접 보고싶다고 쓴 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3주동안 기내용 캐리어 하나 싸가지고 가면서도 그 안에 쌍안경을 챙겨넣었다. 역시나 이곳의 장미창은 너무 높은 곳에 위치한데다 빛까지 강하게 들어와서 맨눈으로는 도저히 스테인드글라스의 내용을 알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챙겨간 쌍안경으로 보니 하나하나가 진짜 자세히 잘보이고 예전에 포스팅하느라 알게 된 내용을 바탕으로 보니 훨씬 흥미로웠다. 이후 3주의 여행기간동안 좁은 가방 안에서 상당히 비중있는 짐덩이였지만 거의 후회되지 않았다(이따금 원망스럽기는 했음ㅋ).

 

남쪽 장미창 가운데 묵시록의 예수

  사실 이런 유서깊은 관광지일수록 역사적 배경이든 사연이든 조금이라도 더 알고 보면 훨~씬 더 흥미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보통 가이드북은 지면의 한계도 있고 이렇게 유명한 시설이라도 미시적으로 부분부분에 대해 설명해주는 경우가 많아서 나는 일단 가이드북은 한권 기본으로 챙겨가지만 디테일이 궁금하면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보는 편이다. 특히 영문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 의 경우 대개 이런 해외의 유물이나 유적관련 한글버젼보다 좀 더 깊은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물론, 프랑스어나 이태리어버젼으로 보면 자국의 유물, 유적에 대하여 훨씬 방대한 설명을 볼 수 있는데 좀 더 깊게 알고 싶으면 부분부분 번역기를 돌려서 보는 것도 좋지만 보통 나는 영문버젼의 길이로도 대개 만족스러웠다.

 

성당 내부에서 뭔가 행사 진행중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린 기부용 촛불 하나

  위에 올린 사진처럼 성당 내부에서 행사가 진행중이라 관람이 원활하지 않았다. 이런 종교행사가 있으면 사진찍기도 눈치보이고 사실 내가 이곳에 온 첫번째 목적(쌍안경으로 스테인드글라스 보기)은 이미 달성했기때문에, 무료인 입장료 대신 고마운 마음을 담아 촛불 하나를 켜두고 나왔다(초 하나에 1유로인지 2유로인지... 기억이 더 지워지기 전에 얼른 다 써야지-ㅋ).

 

성당 북쪽면 수많은 가고일 중 눈에 띄는 사람 가고일

  떠도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 북쪽벽 복원공사를 할 당시 현장에서 악명이 자자했던 공사장 감독관의 모습을 가고일 중 하나로 슬쩍 넣어놓았다고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흥미롭다. ㅋ

 

북쪽벽에 뜬금없이 튀어나와 있는 사람 조각

  내가 이번에 구입한 가이드북 '프랑스데이'에 성당 북쪽벽 소설 파리의 노트르담 등장인물들이 조각되어 있다는 내용이 실려있다. 나는 원래 이런 뒷이야기를 좋아하고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였기때문에 더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봤다. 책 속에는 북쪽벽에서 가장 찾기쉬운 이 조각이 근위대장 페뷔스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영어권 여행자들이 개별적으로 올린 사진들에는 하나같이 콰지모도라고 소개하고 있다. 디즈니 애니속의 페뷔스는 이 모습에 가깝기는 하지만 서로 전혀 다른 내용이라 어느게 맞는지 모르겠다. 밑에서 보면 꽤 못생겼기때문에 콰지모도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ㅋ

 

가이드북에서 콰지모도라고 하지만 모를... 망토를 쓰고 있어서 프롤로 같기도 하고..ㅋ

 

여성캐릭터는 확실한데 하체를 보면 에스메랄다보다는 인어공주 같다.

 

가운데 기둥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는 여성(에스메랄다로 추정)과 남성(과연 콰지모도?) 조각

 

잘생긴 미소년(혹은 가녀린 여성?)으로 추정되는 조각

  진위여부를 차치하고 숨은 조각 찾기는 꽤 재미있었다. ㅎㅎ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프롤로는 끝까지 못찾았지만 대신 미소년으로 추정되는 조각을 하나 찾은 것으로 두번째 방문 목적은 마무리하고 성당의 뒷편으로 향했다.

 

성당 뒷쪽으로 가는 길에 발견한 종 4개

  영문 위키피디아(https://en.wikipedia.org/wiki/Notre_Dame_de_Paris)에 따르면 2012년에 북쪽타워의 오래된 종 4개가 새것으로 교체되었다고 하는데 아마 그 4개인가보다. 

 

오~ 가까이서는 처음보는 파리 노트르담의 뒷모습

  뭔가 복잡다단한 구조로 보이는데 꽤 그럴듯하고 성당의 정면이나 측면과 사뭇 느낌이 다르 산책겸 이쪽에서 뒷모습을 보는 것도 좋겠다. 이 사진을 찍은 곳에 작은 공원이 있는데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남자주인공이 로댕미술관 큐레이터와 나란히 벤치에 앉아 부키니스트에게서 구입한 일기의 번역도움을 받는 장소가 여기다.

 

해가 넘어가는 중이라 빛이 더 예쁨

 

  이왕이면 이 부근의 야경도 찍고 싶어서 아주 가까운 곳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늘 그랬듯 구글맵에서 restaurants로 검색해서 평점 좋고 가까운 곳으로 골랐다.

 

파리 노트르담 측면을 바라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 Comme Chai Toi

 

모짜렐라 치즈와 말린 토마토

 

비프타르타르와 감자튀김

  개인적인 감상은 이곳이 왜 좋은 평가를 받는지는 알겠다. 가게 위치도 좋고 인테리어도 예쁘고 점원이 적당히 친절하고 음식도 괜찮은 편이다. 단, 궁금해서 시켜본 비프 타르타르는 뭔가 우리나라에서 먹은 육회의 소고기보다 질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아주 약간만 먹었고 은근히 양이 많아서 쉐프에게 미안했지만 메인은 거의 남기다시피했다. 영어메뉴가 없는 점도 아쉬웠다. 그래도 맛있는 집인것 같은데 내 메뉴선택에서 아쉬움이 좀 느껴져서 다음에 다른 메뉴를 먹으러 다시 한번 가고 싶다. 그리고 나(=저녁시간 첫손님) 이후로 오는 예약없는 손님은 예약이 모두 찼다고 돌려보낸 걸로 봐서 다음에 갈 때는 미리 예약을 하고 가야겠다.

 

저녁을 먹고 나오니 해가 넘어갔다.

 

파리 노트르담 옆 세느강변

 

조명을 환하게 받고 있는 파리 노트르담 정면

 

 세번째 오고서야 처음 발견한 푸앙 제로 Point Zéro

  푸앙 제로는 파리의 중심, 파리에서 다른 도시의 거리를 잴 때 0이 되는 포인트이다. 노트르담 정면 앞 광장에 있는데 그동안 계속 보지 못했다. 첫번째 왔을 때는 광장앞이 공사중이라 너무 복잡했고 그 다음에는 성당 안으로 입장하려는 인파가 굽이굽이 줄을 서 있어서 찾아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번에는 왠지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성당 정문앞에 가만히 서서 광장에 있는 다른 관광객들을 조용히 관찰했다. 그랬더니 이 부근에서 서너명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어서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후훗- 이 곳을 딱 한번만 밟으면 파리에 다시 올 수 있다는 얘기가 전해지는데(두번 밟으면 효력이 없어진다나-ㅋ), 사실 세번째 방문만에 처음 봤지만 남들 하는건 다 해보고 싶어서 살포시 가운데를 밟아주고 왔다. 곧 파리 다시 갈 수 있겠지-ㅎㅎ

혹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이전 포스트(내부 & 탑 얘기)가 궁금하다면 ↓↓↓↓↓

2016/08/04 - [■ 5박 이상/프랑스] - [파리여행]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Cathédrale Notre-Dame de Paris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보고 퓔~받아서 당분간 프랑스 다녀온 곳들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첫번째는 당연히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2011년과 2012년 다녀왔는데 두번 다 날씨가 몹시 흐렸다. ㅋ

 

오늘 포스트에 쓸 사진은 대부분 2011년에 파리에 8박 일정으로 갔을 때 찍은 것들이다. 

 

 

 

대성당 정면(성당의 서쪽)

 

관광객이 드나드는 대문이 있는 방향이기도 하다.

 

 

 

성당 내부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입장료가 없는 관대한 곳이다. 입장료가 없음에도 충분히 둘러볼만한 가치가 있으니 내부 관람은 가급적이면 하는 방향으로!!

 

 

 

성당에 세워진 잔다르크 동상

 

  잔다르크는 영국인에 의해 마녀로 몰려 화형당했지만, 사후 조국인 프랑스의 이 곳에서 명예회복을 하고 수백년 뒤에는 성인으로까지 추대되었다. 살아 생전에는 비록 충성을 바친 왕에게 외면당해 죽음에 이르렀지만(이순신 장군이 갑자기 생각나네... 설마 샤를7세가 선조로 다시 태어난건 아니겠지...) 수백년의 세월을 넘어 멀~~~리 동북아시아의 어린이들에게까지 위인으로 알려져 있으니 대단하긴 대단하다.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 관람의 하이라이트 장미창

 

  장미창(Rose Window)은 고딕양식 교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노트르담의 장미창은 특히 크고 화려해서 유명하다. 지름이 무려 13미터!! 근데... 맨눈으로 보면 스테인드 글라스 하나하나의 그림이 잘 안보인다. 일단 창문이다 보니 빛이 쏟아져 들어와서 눈이 부시고 거리도 좀 있다보니... 흠- 다음에 갈 때는 망원경을 하나 챙겨가야겠다. 사진을 잘 땡겨보면 제일 가운데 동그라미 안에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동정녀 마리아가 그려져있는데, 이쪽이 북쪽 창문이다.

 

 

 

이렇게 내부를 잘 보면 곧게 위로 뻗은 기둥이 나란히 늘어서 있고 그 위에도 빼곡히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설치되어 있는데, 중세 유럽의 숲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곧게 뻗은 나무 사이로 스며들어오는 햇빛! 그땐 몰랐는데 알고보니 그런것 같기도 하고...ㅋㅋ

 

 

 

이건 남쪽의 장미창

 

노트르담 내부에는 장미창이 총 3개 있는데, 서쪽으로 난건 잘 안보이고 남북쪽 두개가 잘 보인다. 이쪽도 가운데 잘~~ 확대해보면 제일 가운데 원에는 묵시록의 그리스도를, 그리고 주변의 꽃잎에 해당하는 유리에는 12제자나 순교자들이 그려져 있는데 역시 맨눈으로는 구분하기 어렵다. ;;

 

 

 

파리의 노트르담은 현역 성당

 

기도 하는 사람이 우선이다.

 

 

 

입장료대신 촛불 하나 밝히고 옴

 

보통 1~2유로 정도, 최근에 갔던 곳은 거의 초 하나에 2유로였던 것 같다. 물론, 의무는 아닌데 그냥 오래된 유적을 잘 보존해줘서 고맙다는 의미로 기부처럼 촛불하나 밝히고 오면 마음이 편하다.

 

 

 

 

이렇게 나와서 노트르담을 그냥 떠나면 안된다.

노트르담 대성당을 보러 와서 탑에 안올라가는 것은 음...

있어서는 안될 일!

전체 볼거리의 70%가 탑 위에 있다고!!!

단, 유료다.

심지어 계단도 422개+α 올라야 한다(꽤 힘듬).

그래도 강추!!!

 

 

 

 

 

 

 

내부에서 나와 오른쪽(성당의 북쪽면)으로 돌면 탑으로 올라가려는 사람들의 긴 줄을 만날 수 있다.

 

 

 

탑 관람 전 예습용 안내도

 

 

 

upper room

 

입장료를 내고(내 경우는 두번 다 3~40분씩 기다림) 고난의 422계단을 올라오면 숨을 고를 수 있는 업퍼룸이 나온다. 여기서는 사진 속의 성당 관련 책자나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를 구입할 수도 있다.

 

 

 

게다가 파리 기념 파스타도- ㅋㅋ 이건 여기만 파는건 아니고 큰 백화점 식품매장이나 관광지에서 몇번 더 본 기억이 있다. 그때는 이런걸 누가사 했는데 나중에 사올걸 싶었다. 이번에 가면 사와야지- ㅋㅋ

 

 

내 기억에 몇명씩 끊어서 입장 시켰던거 같은데, 어쨌든 다시 계단을 오르면...

 

 

 

 

 

헉!!! 바로 만나게 되는 괴물 석상

 

슥 뒤돌아 볼 것만 같아-

 

 

 

어찌나 생생한지 살아 움직일 것 같아

 

 

 

빗물을 모아 입으로 쏟아내는 홈통용 석상은 가고일gargoyle

 

사실 디즈니 애니 노틀담의 꼽추에서는 석상들을 모두 gargolye이라고 칭해서 그런줄 알았는데, 포스트하려고 자료를 읽다보니 위의 사진처럼 빗물을 모아서 빼기 위해 홈통을 장식한 석상은 가고일이고, 그런 기능없이 특히 여기 노트르담 대성당처럼 난간에 장식용으로 둔 것들은 시메르(chimère;키메라의 프랑스식 발음)라는 별도의 명칭이 있다고 한다.

 

 

 

와우- 시선까지 고려한 석상(시메르!)의 자세가 정말 놀랍다.

 

 

 

사진 오른쪽에 쌩뚱맞게 우뚝 솟은 현대식 건물은 파리에선 드문 고층건물 몽파르나스 타워

 

 

 

음- 역시 파리는 에펠탑이 보여야 제맛

 

 

 

분명히 다들 괴물의 모습인데 사람도 한분 계셔서 찍어봄

 

 

 

포도- 저도 참 좋아합니다만-

 

 

 

넌 뭘 먹는거냐- 음? 머리가 두개인건가?

 

 

 

!!!!!!!!!!!!!

 

그냥 따로 떨어진 독립된 개체였다-

저 근육, 손 마디 어쩔거야-

진짜 생생해서 좀 무서움-

 

 

 

마을을 내려다보는게 꼭 콰지모도같아-

 

 

 

큰 종을 보러가기 위한 화살표

 

그닥 눈에 잘 띄지 않으니 잘 봐야함

 

 

 

종의 이름은 Emmanuel

 

디즈니 애니(소설은 1권만 세번 읽다 잠시 중단한 상태..ㅋ)에서 콰지모도가 종을 가리키며 Marie라는 이름을 쓰는데 실제로도 Marie라는 이름의 종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의 Emmanuel처럼 큰 종이었는데 Marie는 프랑스대혁명때 끌려 내려가서 부서지고 녹여졌고, 다행히 Emmanuel이 남아 옛 종소리를 그대로 들려주고 있다.

 

  

 

종을 보고 아쉬운 마음에 한 번 더 와봄

 

 

 

높은 첨탑과 세느강

 

 

 

이게 진정 21세기의 모습이라니, 서울과 너무 달라서 신선한 충격

 

 

 

 

 

 

 

노트르담 앞을 지나가는 유람선

 

 

 

 

꼭 타야한다길래,

2012년에 다시 가서 타고 옴-

 

 

 

 

 

확실히 파리 유람선은 밤이 좋아~

 

다들 한마음으로 노트르담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ㅋㅋ

 

 

 

노트르담 대성당 옆모습은 이렇게 생김

 

이 사진 가운데 커다란 창이 남쪽 장미창이다.

 

 

 

유람선 덕에 성당 뒷모습도 보게 됨

 

 


 

  파리 일정을 통틀어 가장 큰 감동을 준 곳은 에펠탑이었지만, 가장 정이 든 곳은 바로 노트르담 대성당이었다. 여기 위치가 진짜 중심이고 주변에 유명한 관광지가 무척 많아서 왔다갔다 하다보면 동네형처럼 마주치게 된다. 친숙하고 파리하면 가장 생각나고 애틋하고 그런 곳- 사진 정리하면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2013 ost를 계속 들었더니 뮤지컬도 다시 보고 싶고 파리도 가고 싶고... 둘 다 어려우니 디즈니 애니 노틀담의 꼽추라도 다시 봐야겠다. ㅋ

 

 

 

* 프랑스어 노트르담은 our lady, 성모마리아를 뜻한다고 한다.

*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지난 2013년에 850주년 행사를 했다. 공사가 시작된 1163년부터 따진듯- 이때, 한반도에서는 고려 의종이 망나니짓을 일삼으며 무신정변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 뮤지엄패스 소지자의 경우, 노트르담 대성당 탑이 이용대상이므로 패스 개시기간동안 400m 떨어진 생샤펠(마찬가지로 뮤지엄패스 이용대상)하고 묶어서 같은 날 구경하면 좋다. 단, 패스 개시기간동안 최대한 많은 장소를 가고 싶을 경우, 대성당 내부는 어차피 무료니까 패스 개시 전후에 따로 와서 봐도 됨. ㅋ

* 파리 가기 전에(갔다와서 또) 보면 좋은 영화 - 미드나잇 인 파리, 다빈치코드, 비포선셋 그리고 디즈니 노틀담의 꼽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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