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aka

 

오사카성에 드디어 다녀왔다.

 

  이전까지 누가 오사카성에 대해서 얘기하면 그건 복원된지 수십년밖에 되지 않은 가짜라고 무시하며, 실제 내 여행코스를 짤 때도 늘 관광지 목록에서 당연히 제외해왔다. 사실 이번 여행에서도 그다~지 갈 마음이 없었는데, 오사카 도착한지 3일째 되던 날 저녁 급 결정하여 다음날 오후 일정을 쪼개어 다녀왔다. 이유는 첫날부터 3일 내내 뉴스에서 오사카의 벚꽃 개화 상황을 오사카성에 나가있는 리포터를 통해 전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호오~ 저기가 우리나라의 여의도같이 '벚꽃'하면 떠올리는 곳인가보다 싶었고 심지어 실시간 뉴스로 보여주는 개화상황이 그동안 다닌 그 어느 지역보다도 만개해있었다.   

 

사실 벚꽃때문에 오사카성에 가보자고 결심했지만, 다녀온 지금은 오사카성 자체를 보고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전날 비가 많이 내려 꽃이 꽤 지기도 했...ㅜㅜ 어쨌든 생각보다 임팩트있고 나름 매력이 있었다. 그동안 히메지성만 추켜세우고 오사카성을 무시했던 나를 반성하며, 혹시 나같이 그동안 무시해온 사람이 있다면 오사카성이 의외로 가볼만하다는 얘기를 꼭 해주고 싶다. ㅋㅎㅎ

 

참고로, 오사카성은 부지가 워낙 커서 주변 공원과 오사카성 내부 관람까지 3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오사카성 공원에 늘어서있는 벚나무들~

 

  오사카성(大阪城;오사카죠)은 주변에 지하철역이 여러개있는데, 타니마치욘초메(谷町4丁目)역에서 갈 경우 9번 혹은 1-B번 출구에서 걸어가면 약 10분정도 소요된다.

 

 

 

오사카성 본체에 오르기전 들른 니시노마루 정원(西の丸庭園)

 

  오사카성 본체에 들어가는 입장료는 따로 있고, 여기는 성 왼쪽 아래에 있는 니시노마루 정원이라는 곳으로 별도 입장료가 200엔이다. 그런데 봄 벚꽃이 피는 일정기간동안만 야간개장(라이트업)을 하면서 입장료를 350엔을 받는다. 전날 비가 꽤 오는 바람에 벚꽃이 많이 떨어졌지만 이번 여행 통틀어 엄마가 가장 좋았다고(예쁘고 조용하고 아늑해서) 만족한 곳이라 들어가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니시노마루 정원에서 발견한 네잎클로버

 

떨어진 벚꽃잎이 야속했지만 그래도 나름 운치있고 좋았다.

 

 

 

  오사카성 주변을 한바퀴 돌면서 사진을 찍어본 결과, 니시노마루 정원에서 올려다보며 찍는 각도가 오사카성이 가장 예뻐보였다. 저녁에 라이트업 조명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고싶었지만 본체인 텐슈가쿠에도 올라가봐야해서 아쉽지만 돌아나왔다. 이렇게 아쉬움을 남겨야 다음에 또 가지~ㅎ

 

 

 

  오사카성 본체에 들어가기 직전 입장권 판매기 근처에서 한 컷

 

  오사카성 본체(=텐슈가쿠;天守閣) 입장료는 600엔(오사카 주유패스 소지자는 무료입장 가능)이다. 이왕이면 그 유명한 히데요시의 황금다실이나 보고 가자 싶어 들어갔다.

 

 

 

성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시내(위에도 아래와 같은 모양의 철조망이 있는데 보기 싫어서 살짝 지웠음ㅋ)

 

음- 성은 역시 아래서 올려다봐야 제맛이다. 성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뷰는 생각보다 별로-

그나마 일개 평민에서 천하를 제패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성인만큼, 본인 당대에 밑바닥에서 꼭대기까지 오른 그가 이 아래를 내려다보는 기분은 어떤 것이었을까를 생각해보면 아주 조금은 흥미롭게 이 곳을 즐길 수 있다.

 

황금 다실은 복원한 것임에도 사진 촬영 불가라 눈으로 실컷 보고 왔다. 흠... 예상했던 그대로...ㅋ

 

  성 내부는 사실 20세기에 만들어진 도요토미 히데요시 관련 역사박물관으로, 설명 판넬과 미니어쳐, 비디오 위주이고 약간의 유물 전시가 있는 수준이다.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일드 사극을 좀 본 나는 그렇게 지루하지는 않았는데, 관련 내용을 전혀 모르는 엄마는 밍숭맹숭 본체만체였다. 아무래도 히데요시=임진왜란 획책 정도의 정보만 있는 사람에게는 재미가 없을 것 같으니 공짜관람이 가능한 주유패스 소지자가 아니라면 굳이 600엔씩이나 내고 들어갈 곳은 아니라고 알려주고 싶. ㅎㅎ

 

 

 

아쉬움없이ㅋ 성을 나와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에 갔더니 이렇게 예쁜 겹벚꽂이 잔뜩 핀 나무가 있었다.

 

 

 

전날 내린 비로 이 주변의 벚꽃이 많이 진 상태라 이렇게 가득 핀 벚꽃이 더욱더 반가웠다.

 

 

 

게다가 이렇게 예쁘고 고운 자태라니-

 

 

 

내 여행 통틀어 본 벚꽃 중 가장 곱고 아름다운 벚꽃이었다.

 

 

 

지는 해를 뒤로하고 다른 각도에서 오사카성을 촬영해보려고 공원을 둘러보기로 했다.

 

 

 

비록 꽃이 많이 떨어졌지만 계절감을 살려 벚나무가지 사이로 오사카성이 보이게 한번 찍어봄-

 

 

 

익숙한 각도로 한번 더

 

  이 포스트를 작성하며 알게 된 사실인데, 위 사진을 잘 보면 맨꼭대기층은 외벽이 검은색이고 그 아래로는 흰색이다. 찾아보니 꼭대기의 검은색은 잠시나마 오사카를 일본의 중심으로 만든 히데요시가 세운 오사카성의 모습을 따랐고, 그 아래의 흰색 외벽은 히데요시의 정권을 무너뜨리고 그 중심을 도쿄로 옮겨버린 도쿠가와 가문이 새로 세운 오사카성의 스타일을 따랐다고 한다(출처: 위키백과). 뭐 전문가들이 논의끝에 결정했겠지만, 후대에 새로 만들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티라고나 할까? 재미있으면서도 묘하다.

 

  고증이 엉망이든말든 지금의 오사카성은 예쁘고 독특하다. 그냥 과거의 영광이 그리워 만든 후손들의 현대건축물로서라도 충분히 매력있고 가볼만하다. 특히, 벚꽃피는 계절이라면 (비오기 전에) 꼭 한번 가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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