튈르리정원

 

  파리에는 공원이 참 많다. 파리는 유~명한 곳이 많다보니 관광일정이 짧을수록 바쁘게 관광명소를 찍고 다니기 일쑤인데 이왕이면 한낮에 공원 벤치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공원에서 공놀이하는 어린이 혹은 노인들, 주변의 나무와 꽃을 바라보면서 바쁜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를 제대로 한번 느껴볼 것을 권하고 싶다. 파리 어느 공원이라도 좋겠지만 튈르리정원이라면 조금 더 예쁜 환경에서 뜨끈한 뱅쇼 한잔(공원 내 판매ㅋ)을 들고 조금 더 호사스럽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벤치와 의자가 흔한 튈르리정원

  튈르리정원은 오랑쥬리박물관과 루브르박물관 사이에 있는 공원으로 파리에 관광온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스쳐갈만한 장소이다. 그냥 지나가는 길로 여길 수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아까운 무척 아름다운 곳이다. 이날은 날씨도 맑고 춥지 않아 공원에서 샌드위치 먹기 딱 좋은 날이라 봉 마르쉐에서 식료품쇼핑을 하던 중 샌드위치와 오렌지쥬스를 추가로 구입하여 버스를 타고 굳이 이곳으로 먹으러 왔다.

 

지베르니 모네의집이 부럽지 않은 조화로운 꽃들

 

이렇게 혼자 쉬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내가 자리잡은 곳

  오가는 사람도 적고 앉아있는 사람들의 밀도도 적당하고 눈앞의 꽃 너머로 탁트인 공간까지 볼 수 있어 이곳이 마음에 들었다. 내 주변에도 주전부리를 손에 들고 있는 사람이 종종 있어 눈치보지 않고 당당히 샌드위치와 오렌지쥬스를 즐겼다. 매우 만족! ㅋ

 

식사(!)를 마치고 산책중

  정원 가운데 분수 주변에도 의자들이 놓여있어 여기서도 평화로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다. 배를 채우고 나니 저 멀리 카루젤개선문이 보이고 그 너머로 루브르박물관이 보이면서 내가 몇년동안 별렀던 영화 다빈치코드 관련 숙제가 퍼뜩 떠올랐고 그 문제를 풀기위해 루브르박물관으로 향했다. 물론, 이대로 뱅쇼를 마시지 않고 공원을 나서기 아쉬워 한잔 테이크아웃(4.9유로)해서 들고 홀짝홀짝 마시며 갔다.

 

※※ 여기서부턴 영화 다빈치코드 스포일러가 있으니 싫으신 분은 피해주십시오 ※※

첫번째 숙제, 루브르박물관 앞 광장의 ARAGO표시

  지난 두 번의 파리여행 때 깜빡 잊고 찾아보지 않아서 너무나 억울했던 ARAGO 표시다. 영화 다빈치코드 마지막 부분에 리츠호텔에서 면도하던 로버트 랭던이 갑자기 옷을 챙겨입고 파리 길바닥에 있는 ARAGO표시를 따라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원래의 로망은 나도 영화에서처럼 이 표시를 따라 쭉 루브르박물관까지 찾아오는 거였다. 일단 박물관 앞 광장에 있는 표시라도 찾아보자 싶어 두리번 거렸는데, 생각보다 이 표시를 찾는게 어려웠다. 줄기차게 바닥만 보고 다닌 결과 찾은 게 단 두개...ㅋ 서로 위치도 엄하고 도저히 이 표시를 따라 걸어왔다고 보기 어려워서 이 작업은 이쯤에서 접었다.

 

두번째 숙제, 역피라미드가 보이는 유리바닥 찾기

  위에서 이어지는 장면으로 루브르박물관까지 찾아온 랭던이 유리피라미드와 루브르박물관을 뒤로한 채 유리바닥 정 가운데에서 그 아래있는 역피라미드와 꼬마피라미드를 내려다보는 장면이 있는데, 이 유리바닥을 찾고 가능하다면 똑같은 위치에 서보는게 두번째 목표였다. 박물관 앞 광장을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유리바닥은 전혀 없고 몇년을 벼른지라 도저히 포기할 수 없어 폰 속에 있는 영화를 돌려보며 각도를 조회하고 비교하며 두리번두리번한 결과, 지금 사진에 나온 풀(?) 안쪽이 유리바닥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영화에서 마치 평지인양 쉽게 이동해서 광장바닥 중 일부일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일반인은 전혀 들어갈 수 없도록 촘촘하게 막아놓았다.

 

이대로는 너무 아쉬워 카루젤개선문 옆에 있는 입구를 통해 들어가서 올려다보기라도 하기로 했다.

 

루브르박물관 역피라미드와 꼬마피라미드

  구글맵으로 여기 내려오기 전과 후의 좌표를 비교했는데 확실하다. 그리고 그 때는 몰랐는데 지금 큰 화면으로 다시 영화를 보니 주변의 풀(!) 울타리가 보인다. 비록 직접 위에서 내려다보지는 못했지만 아예 올라갈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그동안 와보지 못했다는 억울한 마음도 좀 가시고 평온을 되찾을 수 있었다. ㅋ

  이대로 루브르박물관에 대한 포스팅을 마치기 아쉬우니 내가 예전에 찍어온 사진을 몇장 더 소개한다. 

루브르박물관은 야간개장 때 와야 제맛

  루브르박물관은 일주일에 이틀, 수요일과 금요일에 밤 9시 45분까지 운영된다. 나머지 날(화요일 등 휴무일 제외)에는 오후 6시에 끝나고 이 야간개장을 모르는 관광객이 많기때문에 밤에 열리는 날 가면 낮보다 상대적으로 쾌적하게 관람이 가능하다.

 

암굴의 성모가 걸려있는 대화랑

저 복도 멀리 어딘가에서 다빈치코드 속 소니에르가 살해당했다.

 

다빈치코드에서 나름 주요작품인 암굴의 성모

런던 내셔널갤러리에 있는 동생과 비교해서 보면 더욱 더 흥미롭다.

 

밤 9시 반쯤이면 그 유명한 모나리자도 거의 독점하다시피 바라볼 수 있다.

 

물론, 밝을 때 오면 이런 인파는 감수해야함- (다른날 오전에 찍은 사진)

 

영화 초반에 스치듯 잠깐 등장한 나폴레옹의 황제 대관식 (다른날 오전에 찍은 사진)

  저 대관식이 열린 장소는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이다.

 

↓↓↓↓↓여기부터는 루브르박물관에 왔으면 한번쯤 주목할만한 작품 이것저것

사모트라케의 니케

  예전에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산산조각난 이 작품을 복원해나가는 과정이 정말 대단했다. 기원전 작품이라는 건 더 놀라움! 살아있는듯한 근육과 뒤에서 보면 더 역동적인 날개가 정말 인상적인 작품

 

너무나도 유명하신 밀로의 비너스

 

이왕이면 8등신 뒷태도 추가해 봄-

 

미켈란젤로의 죽어가는 노예

  16세기 초 교황 율리오 2세의 무덤을 꾸미기 위해 조각된 몇 작품 중 하나인데 미켈란젤로가 같은 시기에 조각한 모세상(로마 산 피에트로 인 빈콜리 소장)에 비해 좀 빈약하고 아쉽다. 그래도 나중에 로마에 가면 비교해 볼 수 있으니 눈여겨 봐두면 좋다.

 

요즘 더 절실한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the blade & chalice

  밤에 아무도 없을 때 칼날과 잔 한컷 더

 

  루브르박물관 야간 관람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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