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

이번 간사이 단풍여행중 단연 최고로 아름다웠던 미노공원 & 미노폭포

 

가츠오지에서 택시타고 내리면 이런 길 ㅋ

  이전 행선지였던 가츠오지에서 다루마 가득한 독특한 풍경을 실컷 구경하고 3km 거리에 있는 미노폭포로 넘어왔다. 콜택시를 이용했는데 콜비포함 1200엔 정도? 폭포는 높지 않다고 해서 기대는 안했고 그냥 산책길이 좋다는 후기를 보고 와봤다.

 

모노노케 히메가 연상되는 나무

  고딩 때 봤던 모노노케 히메 속 숲의 정령? 뭐 그런게 떠올랐다. 어찌보면 유니콘 같기도 하고 생각보다 멋진 숲에 슬슬 기대치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유~ 정말 예쁘다~~~

  이 길에 들어서자마자 엄마의 첫마디! 정말 예뻤다. 나무도 크고 숲도 울창해서 진짜 완전 여기 안왔으면 어쩔뻔- 이러면서 신나하며 이 길을 걸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실제로 보면 더 멋짐-

 

올해 단풍구경은 여기서 완성하였다.

 

빛깔이 무척 조화롭고 예뻤다.

 

내 취향 노랑~그린 단풍나무

 

이런 조합 완전 좋음-

 

그래도 단풍하면 빨강인가-ㅋ

 

산길을 따라 내려오다보니 어느새 미노 폭포까지 왔다.

  폭포 높이는 30m 남짓- 오사카 쪽에서 본 폭포 중에는 최고높이였다. 나름 신선하고 분위기도 좋았다.

 

폭포 옆에 붉은 단풍나무가 있길래 억지로 한컷에 담아봤다.

 

폭포 앞 벤치

  입장료도 없는 공원인데 관광객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벤치를 쫙~ 설치해서 조용히 앉아서 바라보고 뒷편 상점에서 파는 간식도 먹으면서 소풍온 기분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폭포를 등지고 올라오는 길을 찍어 봄

  사진 왼쪽에 나온 계단이 내가 택시에서 내려 폭포까지 걸어온 길이고, 오사카 시내로 돌아가는 전철을 탈 미노역까지는 그 아래 완만하게 뻗은 길을 따라 내려가면 된다. 구글맵으로 볼 때는 대략 2km 남짓이었는데 산책 겸 충분히 걸을만한 거리라고 판단해서 걷기 시작했다. 

 

 

바위에 낀 이끼도 그 위 초록빛 나무도 예뻤다.

 

미노역까지 내려가는 길은 이런 느낌

 

내려가는 길도 숲이 무척 울창하고 좋았다.

 

큰 나무와 이끼, 단풍이 든 나무 등 숲의 분위기가 너무나 좋았다.

 

폭포물이 개울을 형성해서 여름에 와도 좋을 것 같다.

 

잠깐 유명하신 분 동상이 있다길래 옆길로 샜다.

 

1000엔 짜리 지폐의 모델 노구치 히데요

  MBC 서프라이즈에서 논문 조작으로 논란이 있는 인물이라고 봤던 것 같은데 뭐 아직도 당당히 화폐에 계속 실려있고 동상도 남아있다. 그냥 궁금해서 한번 가봄-ㅋ

 

흠- 2.8km 코스였나보군...

  표지판에 쓰인 내용왼 왼쪽으로 폭포까지 1.4km, 오른쪽으로 역까지 1.4km 남았다는 뜻이다. 총 2.8km??? 예상보다 긴 거리에 다소 당황했지만 이 날 마지막 행선지였기때문에 담담히 역으로 다시 향했다. 뭐, 어쩔 수 없기도 했고...ㅋ

 

초록색 숲 뒤로 살짝 보이는 단풍의 붉은 빛도 예뻤다.

 

많이 내려와서 만난 미노시의 하수도 뚜껑

  단풍과 폭포가 오사카 미노시의 상징인가보다. 이날 내가 보니 상징할만함-ㅋㅎ

 

거의 다 내려와서 일본 느낌 물씬나는 풍경인 것 같아 한 컷

 

입구 쪽 기념품 가게

  사진 안쪽에 보면 아주머니 한분이 앉아서 작업중이신데 바로 단풍잎 튀김을 만드는 중이다. 이 동네의 특산물이 바로 단풍잎튀김인데 그 맛이 너무나 궁금했다.

 

어렵게 구입한 단풍잎 튀김

  단풍잎 튀김을 파는 모든 가게가 품절이라 너무나 안타까웠는데 마침 한 가게에서 방금 튀긴 단풍잎튀김을 판매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원래는 기름을 빼는 작업때문에 당일 튀긴 것은 팔지 않는데 오늘 안에 꼭 먹는 조건(!)으로 겨우 구입할 수 있었다. ㅋ

 

단풍잎 튀김(=모미지뎀푸라)

  사실 단풍잎맛이나 향도 거의 없고 꽈배기과자맛의 튀김옷이 전부인 그런 과자였다. 그래도 옷이 맛있어서 단풍잎튀김도 맛있었다. ㅋㅎㅎㅎ 엄마와 아빠도 하나씩 드렸는데 엄마는 so so, 아빠는 안그래도 찜찜해하다 점점 찡그리며 괴식을 먹었다며 후회후회 하셨다. 사실 별 맛 없는데 단풍잎을 섭취했다는 사실 자체가 찜찜한듯했다. ㅋㅋ 그래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ㅋㅎㅎㅎ

오사카의 미노는 관광객이 많은 우메다나 남바에서 전철로 2~30분 이동이 필요한 오사카 북쪽 외곽지역이다. 특히 가츠오지(勝尾寺;승미사)는 미노에서도 산 속에 위치한 절이라 버스를 한번 더 타야해 찾아가기 번거로운 곳이다. 지난 11월 간사이 단풍여행 때 교토지역 단풍이 예년보다 너무 일찍 지나가서 곤란하던 차에 검색을 거듭하다 우연히 이 곳을 알게 됐는데, 절 곳곳에 배치된 다루마들이 독특하고 나름 일본 좀 다녔다고 생각했던 내가 처음 알게 된 곳이라 흥미롭기도 해서 찾아가봤다.

 

입구부터 반겨주는 대왕 다루마와 꼬마 다루마들

  지하철 미도스지선의 북쪽 끝 센리츄오역에서 하루에 3대 밖에 없는 버스를 타고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가츠오지, 매표소 겸 간이식당 겸 기념품 가게 겸 쉼터 입구에 대형 다루마와 그 앞 작은 다루마들이 마중나와 있었다. ㅋ

 

입구 근처 큰 연못을 뒤로하고 있는 다루마들

  다루마는 우리에게도 은근히 익숙한 '달마' 대사의 일본식 발음으로 그의 좌선하는 모습을 딴 장식품이다. 보통 좋은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는데, 정석대로 하자면 두 눈동자가 그려지지 않은 다루마의 한쪽 눈동자를 그리면서 염원을 담아 빌고 바라던 바가 이루어지면 나머지 한쪽 눈동자를 그려넣는다고 한다. 단, 기념품으로 파는 쪼꼬미 다루마들은 눈동자가 이미 그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ㅋ

 

본격적인 경내 산책 시작

 

꽉 찬 버스로 왔지만 경내에 흩어지고 나니 조용했다. ㅋ 호젓하고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식물과 대화하고 있는 듯한 쪼꼬미 다루마

 

표정과 혼자 앉아있는 위치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다루마

 

알고보면 나름 다양한 모습의 다루마들

  참고로 옅은 에메랄드녹색의 예쁘장한 다루마는 입구의 기념품 가게에서 팔고 나머지 좀 거친 외모의 다루마들은 윗쪽의 본당 근처에서 다루마미쿠지(길흉의 점괘를 담은 다루마뽑기)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요런 대형은 마치 디즈니 겨울왕국의 트롤들 같음 ㅋ

 

내가 다루마 촬영에 열중한 틈을 타 휴식중인 부모님

 

나도 얼른 올라와 따라서 쉼

  복작복작한 교토에서 사람에 치이다 단풍도 예쁘고 조용한 산 속에 오니 진정한 힐링을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가츠오지의 다보탑 그리고 그 주변

 

엄청난 수의 다루마들

  이 가츠오지는 옛~~~날부터 염원을 이루게 하는 힘이 남달라 승운勝運을 빌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세간에서 염원을 담아 눈동자를 그려넣는 다루마가 퍼지면서 이 곳과 딱 맞아 떨어져 이제는 이곳에서 승리나 쟁취 등 이기는 운이 필요할 때 다루마를 통해 비는 것이 정해진 양식처럼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휘발성 펜으로 눈동자가 그려진 몇몇 다루마들은 더러 짝눈이기도 하다. ㅋ

 

좀 더 절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 봄

 

자연과 어우러져 계신 꼬마 다루마들

 

흐리지만 가을 느낌 물씬나고 색도 예뻤다.

 

지붕 위에도 올라가 있는 다루마

 

절의 창건은 8세기라는데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새 건물이 상당히 많았다.

 

꺄 이런 구석에도 들어가 있다니-ㅎㅎ

 

귀가 절로 조용해지는 듯한 느낌

 

곳곳에 익살스럽게 배치된 다루마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큰 나무들이 많아서 더 좋았던 가츠오지

 

다루마미쿠지 500엔

  나도 하나 뽑았는데 小吉이 나왔다. 일단 吉이 나왔기 때문에 좋은 걸로 받아들임-ㅎ 그나저나 지금 보니 저 뒤에 있는 다루마들 가격이 상당하다. 제일 큰 거 10만엔!! @.,@

 

지붕 위에서 각자 활동중인 다루마들

 

  새로 뽑은 다루마는 집에 가져가서 눈높이보다 높은 청정한 곳에 두고, 작년에 뽑은 다루마는 1년간 잘 지내게 해줘 고맙다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산에 돌려주면 된다고 한다. 내년에 다루마 돌려주러 한번 더 가야겠군- ㅎㅎㅎㅎ

 

자연과 함께 하고 있는 다루마들

 

풍성하게 남아있는 단풍이 좋았어서 한 컷

 

저~기 멀리 보이는 곳이 오사카 시내

  센리츄오역에서 가츠오지 오는 길에 버스 기사분이 가파른 절벽길(경주 석굴암 가는 길 뺨 침- 후들후들~)을 오르던 버스를 멈추고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오사카 시내라고 알려주었다. 사람들이 다 같이 아아~~~ ㅋ 중간에 폭포도 설명해주고 경치도 알려주고 진짜 시골인심이 느껴지는 현장이었다. ㅋ 돌아다니다보니 가츠오지 내에서도 오사카 시내가 보이길래 한 컷-

 

지혜의 환

  더러 이 주변을 도는 사람이 있길래 담아왔다. 찾아보니 지혜의 환이라고 해서 본당, 제당 들른 후 이 주위를 돌며 천천히 걸으면 마음이 유해지고 맑아지고 힘이 솟고 좋은 지혜가 생기는 그런 곳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한~참 유행했던 파워스팟power spot(자연의 기운을 받는 장소)-

 

가츠오지는 입구와 출구가 같아 경내를 돌고 다시 이 연못을 만나게 된다.

  저 인공 물안개 장치가 은근히 산 속의 조용한 절 분위기와 어울려 더 멋진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마지막으로 동백꽃 아래 홀로 있는 다루마 ㅎ

 

  가츠오지는 깊은 산 속에 있다보니 시내보다 훨씬 춥고 써늘했지만 한적하고 조용하면서 풍경은 아름다워 부모님 두분 다 대만족하셨고 귀여운 다루마들 덕에 색다른 재미까지 있었다. 매력적이고 독특한 곳이라 오사카에 처음 가는 사람에게도 많이 가 본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 가츠오지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

  우메다, 신사이바시, 남바, 텐노지 등의 역을 보유한 빨간색 미도스지선의 북쪽 끝 센리츄오千里中央역 하차 후 버스정류장(バスのり) 쪽 출구로 나와 4번 정류장으로 간다(도보 1분). 29번 가츠오지勝尾寺방면 버스를 잘 골라탄 후 시골마을을 지나 굽이굽이 가파른 산길을 오르다보면 가츠오지勝尾寺에 닿게 된다. 내가 탄 버스의 경우 승객의 2/3정도가 가츠오지에서 한꺼번에 내렸고 이 29번 버스의 주요 행선지이기때문에 깨어만 있는다면 놓치기 어렵다. 단, 종점이 아니기때문에 너무 맘 푹 놓고 자거나 하면 곤란하다. 평일에는 대개 30분 정도면 도착하지만, 주말에 단풍철까지 겹쳐 2시간 걸렸다는 후기를 본 적도 있으니 주의-

미도스지선 센리츄오역 버스정류장 中 4번정류장

  현재기준 평일에는 하루 3대, 토/일/공휴일에는 하루 6대씩 버스가 있으니 시간을 꼭 확인하고 움직이는 것이 좋다.

※ 가츠오지勝尾寺경유 버스시각표 url(일본어 only)

http://www.katsuo-ji-temple.or.jp/access/timetabl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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