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이번 간사이 단풍여행중 단연 최고로 아름다웠던 미노공원 & 미노폭포

 

가츠오지에서 택시타고 내리면 이런 길 ㅋ

  이전 행선지였던 가츠오지에서 다루마 가득한 독특한 풍경을 실컷 구경하고 3km 거리에 있는 미노폭포로 넘어왔다. 콜택시를 이용했는데 콜비포함 1200엔 정도? 폭포는 높지 않다고 해서 기대는 안했고 그냥 산책길이 좋다는 후기를 보고 와봤다.

 

모노노케 히메가 연상되는 나무

  고딩 때 봤던 모노노케 히메 속 숲의 정령? 뭐 그런게 떠올랐다. 어찌보면 유니콘 같기도 하고 생각보다 멋진 숲에 슬슬 기대치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유~ 정말 예쁘다~~~

  이 길에 들어서자마자 엄마의 첫마디! 정말 예뻤다. 나무도 크고 숲도 울창해서 진짜 완전 여기 안왔으면 어쩔뻔- 이러면서 신나하며 이 길을 걸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실제로 보면 더 멋짐-

 

올해 단풍구경은 여기서 완성하였다.

 

빛깔이 무척 조화롭고 예뻤다.

 

내 취향 노랑~그린 단풍나무

 

이런 조합 완전 좋음-

 

그래도 단풍하면 빨강인가-ㅋ

 

산길을 따라 내려오다보니 어느새 미노 폭포까지 왔다.

  폭포 높이는 30m 남짓- 오사카 쪽에서 본 폭포 중에는 최고높이였다. 나름 신선하고 분위기도 좋았다.

 

폭포 옆에 붉은 단풍나무가 있길래 억지로 한컷에 담아봤다.

 

폭포 앞 벤치

  입장료도 없는 공원인데 관광객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벤치를 쫙~ 설치해서 조용히 앉아서 바라보고 뒷편 상점에서 파는 간식도 먹으면서 소풍온 기분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폭포를 등지고 올라오는 길을 찍어 봄

  사진 왼쪽에 나온 계단이 내가 택시에서 내려 폭포까지 걸어온 길이고, 오사카 시내로 돌아가는 전철을 탈 미노역까지는 그 아래 완만하게 뻗은 길을 따라 내려가면 된다. 구글맵으로 볼 때는 대략 2km 남짓이었는데 산책 겸 충분히 걸을만한 거리라고 판단해서 걷기 시작했다. 

 

 

바위에 낀 이끼도 그 위 초록빛 나무도 예뻤다.

 

미노역까지 내려가는 길은 이런 느낌

 

내려가는 길도 숲이 무척 울창하고 좋았다.

 

큰 나무와 이끼, 단풍이 든 나무 등 숲의 분위기가 너무나 좋았다.

 

폭포물이 개울을 형성해서 여름에 와도 좋을 것 같다.

 

잠깐 유명하신 분 동상이 있다길래 옆길로 샜다.

 

1000엔 짜리 지폐의 모델 노구치 히데요

  MBC 서프라이즈에서 논문 조작으로 논란이 있는 인물이라고 봤던 것 같은데 뭐 아직도 당당히 화폐에 계속 실려있고 동상도 남아있다. 그냥 궁금해서 한번 가봄-ㅋ

 

흠- 2.8km 코스였나보군...

  표지판에 쓰인 내용왼 왼쪽으로 폭포까지 1.4km, 오른쪽으로 역까지 1.4km 남았다는 뜻이다. 총 2.8km??? 예상보다 긴 거리에 다소 당황했지만 이 날 마지막 행선지였기때문에 담담히 역으로 다시 향했다. 뭐, 어쩔 수 없기도 했고...ㅋ

 

초록색 숲 뒤로 살짝 보이는 단풍의 붉은 빛도 예뻤다.

 

많이 내려와서 만난 미노시의 하수도 뚜껑

  단풍과 폭포가 오사카 미노시의 상징인가보다. 이날 내가 보니 상징할만함-ㅋㅎ

 

거의 다 내려와서 일본 느낌 물씬나는 풍경인 것 같아 한 컷

 

입구 쪽 기념품 가게

  사진 안쪽에 보면 아주머니 한분이 앉아서 작업중이신데 바로 단풍잎 튀김을 만드는 중이다. 이 동네의 특산물이 바로 단풍잎튀김인데 그 맛이 너무나 궁금했다.

 

어렵게 구입한 단풍잎 튀김

  단풍잎 튀김을 파는 모든 가게가 품절이라 너무나 안타까웠는데 마침 한 가게에서 방금 튀긴 단풍잎튀김을 판매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원래는 기름을 빼는 작업때문에 당일 튀긴 것은 팔지 않는데 오늘 안에 꼭 먹는 조건(!)으로 겨우 구입할 수 있었다. ㅋ

 

단풍잎 튀김(=모미지뎀푸라)

  사실 단풍잎맛이나 향도 거의 없고 꽈배기과자맛의 튀김옷이 전부인 그런 과자였다. 그래도 옷이 맛있어서 단풍잎튀김도 맛있었다. ㅋㅎㅎㅎ 엄마와 아빠도 하나씩 드렸는데 엄마는 so so, 아빠는 안그래도 찜찜해하다 점점 찡그리며 괴식을 먹었다며 후회후회 하셨다. 사실 별 맛 없는데 단풍잎을 섭취했다는 사실 자체가 찜찜한듯했다. ㅋㅋ 그래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ㅋㅎㅎㅎ

오사카의 미노는 관광객이 많은 우메다나 남바에서 전철로 2~30분 이동이 필요한 오사카 북쪽 외곽지역이다. 특히 가츠오지(勝尾寺;승미사)는 미노에서도 산 속에 위치한 절이라 버스를 한번 더 타야해 찾아가기 번거로운 곳이다. 지난 11월 간사이 단풍여행 때 교토지역 단풍이 예년보다 너무 일찍 지나가서 곤란하던 차에 검색을 거듭하다 우연히 이 곳을 알게 됐는데, 절 곳곳에 배치된 다루마들이 독특하고 나름 일본 좀 다녔다고 생각했던 내가 처음 알게 된 곳이라 흥미롭기도 해서 찾아가봤다.

 

입구부터 반겨주는 대왕 다루마와 꼬마 다루마들

  지하철 미도스지선의 북쪽 끝 센리츄오역에서 하루에 3대 밖에 없는 버스를 타고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가츠오지, 매표소 겸 간이식당 겸 기념품 가게 겸 쉼터 입구에 대형 다루마와 그 앞 작은 다루마들이 마중나와 있었다. ㅋ

 

입구 근처 큰 연못을 뒤로하고 있는 다루마들

  다루마는 우리에게도 은근히 익숙한 '달마' 대사의 일본식 발음으로 그의 좌선하는 모습을 딴 장식품이다. 보통 좋은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는데, 정석대로 하자면 두 눈동자가 그려지지 않은 다루마의 한쪽 눈동자를 그리면서 염원을 담아 빌고 바라던 바가 이루어지면 나머지 한쪽 눈동자를 그려넣는다고 한다. 단, 기념품으로 파는 쪼꼬미 다루마들은 눈동자가 이미 그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ㅋ

 

본격적인 경내 산책 시작

 

꽉 찬 버스로 왔지만 경내에 흩어지고 나니 조용했다. ㅋ 호젓하고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식물과 대화하고 있는 듯한 쪼꼬미 다루마

 

표정과 혼자 앉아있는 위치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다루마

 

알고보면 나름 다양한 모습의 다루마들

  참고로 옅은 에메랄드녹색의 예쁘장한 다루마는 입구의 기념품 가게에서 팔고 나머지 좀 거친 외모의 다루마들은 윗쪽의 본당 근처에서 다루마미쿠지(길흉의 점괘를 담은 다루마뽑기)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요런 대형은 마치 디즈니 겨울왕국의 트롤들 같음 ㅋ

 

내가 다루마 촬영에 열중한 틈을 타 휴식중인 부모님

 

나도 얼른 올라와 따라서 쉼

  복작복작한 교토에서 사람에 치이다 단풍도 예쁘고 조용한 산 속에 오니 진정한 힐링을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가츠오지의 다보탑 그리고 그 주변

 

엄청난 수의 다루마들

  이 가츠오지는 옛~~~날부터 염원을 이루게 하는 힘이 남달라 승운勝運을 빌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세간에서 염원을 담아 눈동자를 그려넣는 다루마가 퍼지면서 이 곳과 딱 맞아 떨어져 이제는 이곳에서 승리나 쟁취 등 이기는 운이 필요할 때 다루마를 통해 비는 것이 정해진 양식처럼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휘발성 펜으로 눈동자가 그려진 몇몇 다루마들은 더러 짝눈이기도 하다. ㅋ

 

좀 더 절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 봄

 

자연과 어우러져 계신 꼬마 다루마들

 

흐리지만 가을 느낌 물씬나고 색도 예뻤다.

 

지붕 위에도 올라가 있는 다루마

 

절의 창건은 8세기라는데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새 건물이 상당히 많았다.

 

꺄 이런 구석에도 들어가 있다니-ㅎㅎ

 

귀가 절로 조용해지는 듯한 느낌

 

곳곳에 익살스럽게 배치된 다루마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큰 나무들이 많아서 더 좋았던 가츠오지

 

다루마미쿠지 500엔

  나도 하나 뽑았는데 小吉이 나왔다. 일단 吉이 나왔기 때문에 좋은 걸로 받아들임-ㅎ 그나저나 지금 보니 저 뒤에 있는 다루마들 가격이 상당하다. 제일 큰 거 10만엔!! @.,@

 

지붕 위에서 각자 활동중인 다루마들

 

  새로 뽑은 다루마는 집에 가져가서 눈높이보다 높은 청정한 곳에 두고, 작년에 뽑은 다루마는 1년간 잘 지내게 해줘 고맙다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산에 돌려주면 된다고 한다. 내년에 다루마 돌려주러 한번 더 가야겠군- ㅎㅎㅎㅎ

 

자연과 함께 하고 있는 다루마들

 

풍성하게 남아있는 단풍이 좋았어서 한 컷

 

저~기 멀리 보이는 곳이 오사카 시내

  센리츄오역에서 가츠오지 오는 길에 버스 기사분이 가파른 절벽길(경주 석굴암 가는 길 뺨 침- 후들후들~)을 오르던 버스를 멈추고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오사카 시내라고 알려주었다. 사람들이 다 같이 아아~~~ ㅋ 중간에 폭포도 설명해주고 경치도 알려주고 진짜 시골인심이 느껴지는 현장이었다. ㅋ 돌아다니다보니 가츠오지 내에서도 오사카 시내가 보이길래 한 컷-

 

지혜의 환

  더러 이 주변을 도는 사람이 있길래 담아왔다. 찾아보니 지혜의 환이라고 해서 본당, 제당 들른 후 이 주위를 돌며 천천히 걸으면 마음이 유해지고 맑아지고 힘이 솟고 좋은 지혜가 생기는 그런 곳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한~참 유행했던 파워스팟power spot(자연의 기운을 받는 장소)-

 

가츠오지는 입구와 출구가 같아 경내를 돌고 다시 이 연못을 만나게 된다.

  저 인공 물안개 장치가 은근히 산 속의 조용한 절 분위기와 어울려 더 멋진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마지막으로 동백꽃 아래 홀로 있는 다루마 ㅎ

 

  가츠오지는 깊은 산 속에 있다보니 시내보다 훨씬 춥고 써늘했지만 한적하고 조용하면서 풍경은 아름다워 부모님 두분 다 대만족하셨고 귀여운 다루마들 덕에 색다른 재미까지 있었다. 매력적이고 독특한 곳이라 오사카에 처음 가는 사람에게도 많이 가 본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 가츠오지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

  우메다, 신사이바시, 남바, 텐노지 등의 역을 보유한 빨간색 미도스지선의 북쪽 끝 센리츄오千里中央역 하차 후 버스정류장(バスのり) 쪽 출구로 나와 4번 정류장으로 간다(도보 1분). 29번 가츠오지勝尾寺방면 버스를 잘 골라탄 후 시골마을을 지나 굽이굽이 가파른 산길을 오르다보면 가츠오지勝尾寺에 닿게 된다. 내가 탄 버스의 경우 승객의 2/3정도가 가츠오지에서 한꺼번에 내렸고 이 29번 버스의 주요 행선지이기때문에 깨어만 있는다면 놓치기 어렵다. 단, 종점이 아니기때문에 너무 맘 푹 놓고 자거나 하면 곤란하다. 평일에는 대개 30분 정도면 도착하지만, 주말에 단풍철까지 겹쳐 2시간 걸렸다는 후기를 본 적도 있으니 주의-

미도스지선 센리츄오역 버스정류장 中 4번정류장

  현재기준 평일에는 하루 3대, 토/일/공휴일에는 하루 6대씩 버스가 있으니 시간을 꼭 확인하고 움직이는 것이 좋다.

※ 가츠오지勝尾寺경유 버스시각표 url(일본어 only)

http://www.katsuo-ji-temple.or.jp/access/timetable.html

기대이상이였던 게요릿집 카니도라쿠

 

  간사이공항 도착 후 3일 내내 교토를 누비고 다니다가 3일째 밤 오사카로 넘어왔는데, 큰 불만없이 잘 따라다녀준 아빠에 대한 보상으로 아빠 취향을 저격할만한 식당을 찾아야했다. 뭔가 그럴듯한 식당에 가고싶은데 날씨가 쌀쌀해서 초밥만 먹기는 내키지 않고 우동은 이미 두번이나 먹었고ㅋ 후쿠오카였다면 모츠나베나 미즈타키를 먹으면 딱인데 오사카에서 국물요리가 잘 떠오르지 않았다. 삿포로였으면 카니혼케(삿포로의 게요릿집) 갔으면 좋을텐데 하고 생각하던 차에 도톰보리의 유명한 간판 중 하나인 대형 게모양 간판의 카니도라쿠가 떠올랐다. 평을 검색해봤더니 나쁘지 않았고 마침 호텔에서 매우 가까운 위치(약 300m)에 지점이 있어 일단 가게로 향했다. 본점은 예약없이 이용이 어렵다고 하던데 지점이라 그런지 다행히 자리가 있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요즘 제철이라고 붙어있던 게 샤브 코스(출처: 카니도라쿠 홈페이지 캡쳐)

 

  메뉴판을 보니 종류가 정말 다양했는데 일단 따뜻한 국물이 있는 코스로 요즘 제철이라는 게 샤브 코스가 눈에 들어왔다. 뭐가 다른지 비교해보려고 해도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이왕이면 화끈하게 쏘자 싶어서 제일 비싼 인당 1만엔짜리 코스로 시켰다(다행히 세금 포함ㅋ). 

 

  전채요리부터 게 투성이 @.,@

  난 예전부터 여기가 완전 관광객 상대 식당이라고 생각해서 큰 기대가 없었는데 오~ 달걀찜 한입 먹어보고 선입견이 팍 깨졌다. 美味~~~ 부모님도 만족하시고 전채요리부터 분위기가 훈훈해졌다.

 

게 내장 요리

  지금 와서 메뉴를 비교해보니 요 게 내장과 게 튀김이 다른 저렴한 코스와의 차이점이었던 듯- 쪼꼬미 숟가락으로 떠먹는 요리였는데 좀 묽은 듯한 소스를 끓이면서 먹는건데 게 내장맛도 나면서 좀 더 깔끔한 맛이 나서좋았다.

 

게구이와 샤브샤브용 게다리

  게다리는 인당 4개씩 나오는데, 사진에는 각도땜에 좀 작아보이게 나왔지만 살부분만 게맛살 길이에 볼륨은 크래미 수준이라 하나만 먹어도 완전 입안이 게투성이가 된다. 나는 하나만 먹고 너무 입안이 게맛 가득한 느낌이라 아빠에게 몰아드렸는데 게 좋아하는 사람하고 별로 안좋아하는 사람하고 가면 딱 좋을듯-ㅋ 게를 재료로 활용한 요리들은 그럭저럭 맛있게 먹었는데 그냥 게다리 그대로 4개는 나에게 너무 많았다. ㅋ

이어서 게다리 튀김이 나왔는데 헉- 튀김도 게야 하다가 튀김 사진은 안찍었다-ㅋ

 

게초밥과 게국(?) 그리고 추가로 주문한 죽 1/3인분

  샤브샤브를 마무리할 때쯤 게맛이 잔뜩 우러나있는 육수가 아깝다는 엄마의 의견을 존중하여, 남은 국물에 죽을 끓여먹을 수 있는지 물었더니 코스에 포함된 게초밥을 죽으로 바꾸는게 가능하다고 했다. 이왕이면 코스로 나오는 요리는 그대로 쭉 먹고 싶어서 조금 맛만 보고 싶다고 했더니 죽을 1인분만 추가로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해서 그렇게 부탁했다. 그랬더니 준비를 다 해가지고 와서는 국물에 있는 채소 등 건더기를 다 걷어내고 국물을 적당량 남겨서 쌀을 넣고 계~속 계~속 젓고 마지막에 날달걀 풀고 파 넣고 세명한테 조금씩 담아서 나눠주는데 정성이 대단했다. 1인분 추가요금 540엔이었는데 미안할 정도- ㅎ 맛은 육수가 너무 우러난 나머지 짜서 게초밥과 같이 나온 국물을 타서 먹으니 딱 좋았다. 게초밥은 걍 무난무난~ 초밥까지 게로 나오니까 사실 나같은 평범한 사람은 완전 반년은 게 쳐다보고 싶지도 않을 정도였다. ㅋ 게를 완전 사랑하는 아빠는 그저 만족만족-ㅋ

 

  마무리로 완전 마음에 들었던 말차를 끼얹은 아이스크림

  코스의 마지막 메뉴로 테이블 옆에서 직접 말차를 타서 각자의 아이스크림 위에 다소곳이 끼얹어 주었다. 그냥 무료로 주는 맛 이상(!)이어서 몹시 맛있게 먹었다. 따로 팔아도 사먹을 의향이 있을 정도-ㅎ

 

  카니도라쿠는 오사카의 해산물요리는 별로일거라는 나의 편견과 간판만 유명할 뿐 맛은 별로일 거라는 이 집에 대한 내 선입견을 모두 깨주었다.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일수도 있는데 어쨌든 이번 저녁식사는 5일 일정중 가장 큰 예산이 들어간 끼니였는데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아빠를 위한 저녁식사였는데 게를 완전 사랑하는 아빠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서 더 기분이 좋기도 했다. 꼭 홋카이도가 아니더라도 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가볼만한 식당이라는 생각이다.     

일본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라는 아베노 하루카스 꼭대기에 위치한

하루카스 300 전망대

 

하루카스 300 전망대가 위치한 빌딩 아베노 하루카스 ABENO HARUKAS는 지하철 미도스지선 텐노지역에 연결되어 있다. 9, 10번 출구쪽으로 나가면 쉽게 이동이 가능-

 

9, 10번 출구쪽으로 방향을 잡고 개찰구를 빠져나와 휘휘 둘러보면 만날 수 있는 ABENO HARUKAS행 엘리베이터홀

  바닥을 잘 보면 동선을 따라 색깔이 칠해져있다. 전망대로 가는 길은 하늘색인데 한글로 '전망대'라고 써있기까지 하니 바닥만 잘 봐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저 하늘색길을 따라 엘리베이터홀에 들어가 16층 매표소로 일단 이동하면 된다.

 

하루카스 300 전망대 티켓

  기본 입장권이 성인 1500엔이고, 1day 티켓이라고 해서 당일에 한해 몇번이고 재입장이 가능한 티켓은 1950엔(본인만 이용가능)이다. 내 경우, 같은 건물에 있는 메리어트 미야코 호텔에 1박하면서 숙박객에게 무료로 주는 교환권으로 받은 입장권이라 날짜 밑에 호텔숙박(ホテル宿泊)이라고 써있다. 공항 가기 전 호텔에 맡겨 뒀던 짐 찾기 전에 이왕 받은 티켓이니까 들러나보자 하고 간 거 였는데 생각보다 훌륭했다. ㅋ

 

 

16층 티켓부스 옆 전망대(60층)로 가는 엘리베이터

  내가 간 시간이 오후 3시 즈음이라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이렇게 굽이굽이 라인이 있는 걸 보면 이만큼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때도 있다는 거니까 꽤 인기있는 곳인듯 싶었다.

 

60층으로 올라가는 중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에 안내해주시는 분이 이륙(!)하는 느낌을 연출했으니 꼭 타는 방향 그대로 앞을 봐달라고 해서 봤는데 엘리베이터가 점점 빨라지고 점과 점이 선처럼 연결되고 숫자가 마구 올라가나 싶더니 어느새 60층이 되었다.

 

60층 전망대는 이런 느낌-

  바닥까지 이어진 통유리로 전면이 둘러져있어 모든 방향에서 오사카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오사카성과 시텐노지四天王寺

  유리벽에 달라붙어 아는 건물 찾기에 나섰다. 오전에 갔던 오사카성이 보이고(확대해서 붙여봄ㅋ) 그 앞 분홍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은 텐노지라는 이 부근 지명의 유래가 된 시텐노지(四天王寺의 약칭이 天王寺, 즉 텐노지)다. 시텐노지는 약 1400년전 그 유명한 쇼토쿠태자(세계사 교과서에 나옴, 소가노 우마코... 다이카개신...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위인)가 세운 절로 백제양식이 많이 묻어있다는데 지금의 절과 탑 등은 전쟁 등으로 인해 소실된 것을 새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왼쪽 위에 각종 대형 콘서트와 야구경기가 열리는 오사카 쿄세라돔, 오른쪽 아래는 오사카의 전통있는 전망대로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기까지 한 츠텐카쿠(100m 높이인데 꼬꼬마로 보임)가 보인다.

 

저멀리 바다(Osaka bay)도 보인다.

 

겁따윈 없는 아빠

꺄아~~~~ 60층 높이의 유리바닥이라니, 보기만해도 다리가 후들후들~~~

 

이렇게 가까이에서 내려다보면서 사진찍는 것도 오싹하다.

 

통유리벽 곳곳에 이렇게 바깥에 뭐가 있는지 정보가 있다. 한글까지!

 

저 위에 300M라고 표시된 지점이 진짜 300m 높이인 모양이다.

 

왼쪽의 곰돌이는 하루카스 300 전망대의 마스코트 아베노베아(あべのべあ)

  대충 만든 것 같지만 알고 보면 귀여운 이 곰(bear의 일본식 발음이 베아)은 구름 먹기를 좋아하고 무지개 위를 걸을 수 있고 하늘의 변화에 따라 지금 보이는 모습에서 석양빛이 됐다가 별하늘 무늬가 되기도 한다. ㅋㅋㅋ 어쨌든 저 아베노베아 주변의 테이블들은 58층에 위치한 카페레스토랑 이용객을 위한 자리로 간단한 스낵이나 음료 등이 500엔~1000엔 남짓한 가격인 것으로 보아 가벼운 마음으로 들러도 좋을 것 같다. 단 바깥공기가 슝슝 그대로 느껴지기때문에 좀 따뜻할 때 이용하는 걸로-ㅋ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16층 티켓부스에서 60층 전망대로 올라올 때 엘리베이터가 논스톱인데, 다시 16층으로 내려가려면 무조건 59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야한다.

 

여긴 어디???

 

59층 여자화장실 세면대가 있는 공간이다. 와~ 무심코 들어갔는데 화장실이 이렇게 예뻐도 되는건지~ 조명이나 분위기까지 내가 가본 화장실 중에 역대급! ㅋ

 

 

     포스팅을 마무리하면서 몇가지 덧붙이자면, 300m 높이의 아베노 하루카스가 실제로는 도쿄타워나 도쿄스카이트리보다 높이가 낮은데 왜 일본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라고 하는지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 이 둘은 전파탑이기때문에 빌딩으로서는 오사카의 아베노 하루카스가 일본에서 가장 높은게 맞다고 한다. 나름 오사카 사람들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있음- ㅋ 그리고 어느 전망대건 기본적으로 전망대에 갈 때 가장 추천할만한 시간대는 일몰 30분 전, 해가 지기 전의 밝은 모습과 해가 져 갈 때의 석양, 해가 지고 난 후의 야경까지 두루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때가 가장 좋다. 낮과 밤 중 택일해야 한다면 밤이 낫고, 낮에 갈 경우 쨍하게 맑은 날이 아니면 차라리 안가는게 낫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의견이다. ㅋ 그리고 혹시나 오사카 전망대 중 딱 한군데만 갈 계획이라면 우메다 공중정원보다는 하루카스 300이 압도적으로 낫다고 하니 참고하시길(둘 다 가본 사람들의 의견으로, 난 우메다 공중정원은 가본 적이 없어서 다음에 가게다면 언젠가 비교포스트를 올려보겠다, 지난번 에펠탑 전망대처럼 의외로 빨리 기회가 올지도...ㅋ).

 

오사카성에 드디어 다녀왔다.

 

  이전까지 누가 오사카성에 대해서 얘기하면 그건 복원된지 수십년밖에 되지 않은 가짜라고 무시하며, 실제 내 여행코스를 짤 때도 늘 관광지 목록에서 당연히 제외해왔다. 사실 이번 여행에서도 그다~지 갈 마음이 없었는데, 오사카 도착한지 3일째 되던 날 저녁 급 결정하여 다음날 오후 일정을 쪼개어 다녀왔다. 이유는 첫날부터 3일 내내 뉴스에서 오사카의 벚꽃 개화 상황을 오사카성에 나가있는 리포터를 통해 전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호오~ 저기가 우리나라의 여의도같이 '벚꽃'하면 떠올리는 곳인가보다 싶었고 심지어 실시간 뉴스로 보여주는 개화상황이 그동안 다닌 그 어느 지역보다도 만개해있었다.   

 

사실 벚꽃때문에 오사카성에 가보자고 결심했지만, 다녀온 지금은 오사카성 자체를 보고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전날 비가 많이 내려 꽃이 꽤 지기도 했...ㅜㅜ 어쨌든 생각보다 임팩트있고 나름 매력이 있었다. 그동안 히메지성만 추켜세우고 오사카성을 무시했던 나를 반성하며, 혹시 나같이 그동안 무시해온 사람이 있다면 오사카성이 의외로 가볼만하다는 얘기를 꼭 해주고 싶다. ㅋㅎㅎ

 

참고로, 오사카성은 부지가 워낙 커서 주변 공원과 오사카성 내부 관람까지 3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오사카성 공원에 늘어서있는 벚나무들~

 

  오사카성(大阪城;오사카죠)은 주변에 지하철역이 여러개있는데, 타니마치욘초메(谷町4丁目)역에서 갈 경우 9번 혹은 1-B번 출구에서 걸어가면 약 10분정도 소요된다.

 

 

 

오사카성 본체에 오르기전 들른 니시노마루 정원(西の丸庭園)

 

  오사카성 본체에 들어가는 입장료는 따로 있고, 여기는 성 왼쪽 아래에 있는 니시노마루 정원이라는 곳으로 별도 입장료가 200엔이다. 그런데 봄 벚꽃이 피는 일정기간동안만 야간개장(라이트업)을 하면서 입장료를 350엔을 받는다. 전날 비가 꽤 오는 바람에 벚꽃이 많이 떨어졌지만 이번 여행 통틀어 엄마가 가장 좋았다고(예쁘고 조용하고 아늑해서) 만족한 곳이라 들어가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니시노마루 정원에서 발견한 네잎클로버

 

떨어진 벚꽃잎이 야속했지만 그래도 나름 운치있고 좋았다.

 

 

 

  오사카성 주변을 한바퀴 돌면서 사진을 찍어본 결과, 니시노마루 정원에서 올려다보며 찍는 각도가 오사카성이 가장 예뻐보였다. 저녁에 라이트업 조명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고싶었지만 본체인 텐슈가쿠에도 올라가봐야해서 아쉽지만 돌아나왔다. 이렇게 아쉬움을 남겨야 다음에 또 가지~ㅎ

 

 

 

  오사카성 본체에 들어가기 직전 입장권 판매기 근처에서 한 컷

 

  오사카성 본체(=텐슈가쿠;天守閣) 입장료는 600엔(오사카 주유패스 소지자는 무료입장 가능)이다. 이왕이면 그 유명한 히데요시의 황금다실이나 보고 가자 싶어 들어갔다.

 

 

 

성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시내(위에도 아래와 같은 모양의 철조망이 있는데 보기 싫어서 살짝 지웠음ㅋ)

 

음- 성은 역시 아래서 올려다봐야 제맛이다. 성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뷰는 생각보다 별로-

그나마 일개 평민에서 천하를 제패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성인만큼, 본인 당대에 밑바닥에서 꼭대기까지 오른 그가 이 아래를 내려다보는 기분은 어떤 것이었을까를 생각해보면 아주 조금은 흥미롭게 이 곳을 즐길 수 있다.

 

황금 다실은 복원한 것임에도 사진 촬영 불가라 눈으로 실컷 보고 왔다. 흠... 예상했던 그대로...ㅋ

 

  성 내부는 사실 20세기에 만들어진 도요토미 히데요시 관련 역사박물관으로, 설명 판넬과 미니어쳐, 비디오 위주이고 약간의 유물 전시가 있는 수준이다.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일드 사극을 좀 본 나는 그렇게 지루하지는 않았는데, 관련 내용을 전혀 모르는 엄마는 밍숭맹숭 본체만체였다. 아무래도 히데요시=임진왜란 획책 정도의 정보만 있는 사람에게는 재미가 없을 것 같으니 공짜관람이 가능한 주유패스 소지자가 아니라면 굳이 600엔씩이나 내고 들어갈 곳은 아니라고 알려주고 싶. ㅎㅎ

 

 

 

아쉬움없이ㅋ 성을 나와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에 갔더니 이렇게 예쁜 겹벚꽂이 잔뜩 핀 나무가 있었다.

 

 

 

전날 내린 비로 이 주변의 벚꽃이 많이 진 상태라 이렇게 가득 핀 벚꽃이 더욱더 반가웠다.

 

 

 

게다가 이렇게 예쁘고 고운 자태라니-

 

 

 

내 여행 통틀어 본 벚꽃 중 가장 곱고 아름다운 벚꽃이었다.

 

 

 

지는 해를 뒤로하고 다른 각도에서 오사카성을 촬영해보려고 공원을 둘러보기로 했다.

 

 

 

비록 꽃이 많이 떨어졌지만 계절감을 살려 벚나무가지 사이로 오사카성이 보이게 한번 찍어봄-

 

 

 

익숙한 각도로 한번 더

 

  이 포스트를 작성하며 알게 된 사실인데, 위 사진을 잘 보면 맨꼭대기층은 외벽이 검은색이고 그 아래로는 흰색이다. 찾아보니 꼭대기의 검은색은 잠시나마 오사카를 일본의 중심으로 만든 히데요시가 세운 오사카성의 모습을 따랐고, 그 아래의 흰색 외벽은 히데요시의 정권을 무너뜨리고 그 중심을 도쿄로 옮겨버린 도쿠가와 가문이 새로 세운 오사카성의 스타일을 따랐다고 한다(출처: 위키백과). 뭐 전문가들이 논의끝에 결정했겠지만, 후대에 새로 만들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티라고나 할까? 재미있으면서도 묘하다.

 

  고증이 엉망이든말든 지금의 오사카성은 예쁘고 독특하다. 그냥 과거의 영광이 그리워 만든 후손들의 현대건축물로서라도 충분히 매력있고 가볼만하다. 특히, 벚꽃피는 계절이라면 (비오기 전에) 꼭 한번 가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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