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 세번째로 소개할 도시는 베를린이다. 베를린 구경도 브레멘과 마찬가지로 독일에 도착해서 급 결정했는데 유동적인 일정운영을 위해 4박째 밤 숙박지를 비워놓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원래 독일로 출발하기 전에는 이날 숙박지로 드레스덴을 염두에 두었었는데 독일에 도착해서 가이드북을 보다보니 베를린에도 너무 가고 싶었다. 그렇다고 크리스마스 마켓이 주요 테마인 여행에서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다는 드레스덴을 뺄 수 없어서 고민 끝에 베를린과 드레스덴, 그리고 다음 목적지인 뉘른베르크 사이에 있는 라이프치히에 1박하면서 라이프치히 호텔에 짐만 놓고 얼른 베를린으로 이동 후 구경하고 다음날은 드레스덴에 갔다 와서 밤중에 뉘른베르크로 이동하는 매우 빡빡한 일정을 짜냈다. 그 다음 4박은 모두 환불불가로 숙박예약을 끝낸 상태였기때문에 두 도시에 모두 다녀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지금도 라이프치히에 묵으며 두 도시를 다녀온 것은 매우 탁월한 묘안이었다고 생각한다. ㅋㅋ

 

브란덴부르크 문 Breandenburger Tor

  가이드북에 베를린에서 우선 봐야할 장소로 소개되길래 베를린 중앙역에 도착하자마자 지하철 Breandenburger Tor역으로 갔다. 역 출구로 나오면 바로 파리로 치면 개선문과 같은 이 곳을 만날 수 있다. 파리 개선문에 비해 관광객이 많이 없... 어쨌든 통일 전 독일이 동서로 갈라져있을 때 베를린도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으로 양분되어 있었는데, 지금 문을 바라보고 있는 위치가 동독, 저 문 반대쪽이 서독의 땅이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경비가 삼엄했겠으나 통일이 된 지금은 원하는만큼 실컷 왔다갔다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도 저 문 너머로 가봤다.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

  통일독일연방의 국회의사당이다. 미리 예약하면 가운데 화살표로 표시한 유리돔을 통해 베를린 시내 전망을 두루 볼 수 있다고 한다. 충동적으로 베를린에 온 나같은 사람은 그냥 이렇게 겉에서 한번 봐주고 오는거지. 건물 왼쪽에 엄청 커다란 트리가 반가웠다. 독일 어딜 가나 이런 큰 트리가 종종 있어서 이 무뚝뚝한 사람들도 크리스마스는 꽤 좋아하나보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ㅋ

 

다시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돌아옴

  문 뒤쪽에서 서베를린 사람의 심정으로 동베를린 땅(이었던) 방향을 봤다. 앗- 저기도 엄청난 크기의 트리가!

 

크으~ 역시 여기도 엄청난 크기의 트리!

  이 나라 사람들 하여튼 대왕 트리 좋아하심. 그 유명한 브란덴부르크문을 가릴만한 엄청난 크기의 트리가 인상적이었다.

 

프랑스대사관 앞 추모의 꽃다발

  작년 11월 파리테러가 일어난지 얼마 안된 때여서 그런지 브란덴부르크 바로 옆에 위치한 프랑스대사관 앞에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의 꽃다발이 넘치도록 쌓여있었다.

 

프리드리히대왕의 조각상

  파리 개선문 앞에 쭉 뻗은 샹젤리제 거리처럼 베를린의 개선문격인 브란덴부르크문 앞에도 쭉뻗은 거리가 있다. 운터 덴 린덴Unter den Linden이라는 거리인데 관광안내소와 역사깊은 장소들이 많이 있어 나처럼 계획이 얄팍한 여행자들은 일단 이 곳으로 오면 좋다. 찾아보니 프리드리히대왕은 본인이 통치하던 프로이센을 독일에서 뿐만아니라 유럽의 강자 반열에 올려놓은, 독일사람이라면 좋아할만한 인물이라고 한다.

 

운터 덴 린덴 거리에서 보이는 TV탑

  저 멀리 얼핏 상하이의 동방명주가 생각나는 비쥬얼의 TV탑은 동독 시절 세워진 것으로 유럽에서 두번째로 높은 TV송신탑이라고 한다. 아마도 분단국가로서 국력을 자랑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금은 전망대로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하지만 난 다른 곳으로...

 

베를린 대성당

  운터 덴 린덴 거리를 걸으며 저녁에 베를린 크리스마스 마켓을 둘러보기 전에 딱 한군데 둘러볼만한 곳이 어딜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럴 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관광기념품 가게의 엽서를 둘러보는 것이다. 진열되어 있는 엽서들을 쫙 둘러보고 가장 많이 가장 예쁘게 가장 눈에 띄게 나온 곳을 찾으면 된다. 그리고 그 장소의 사진을 실은 엽서 중 하나를 뒤집어 보면 장소의 이름이 나온다. 베를린에서 그렇게 선택한 곳이 바로 Berliner Dom, 베를린 대성당(입장료 7유로)이었다. 

 

무척 화려한 내부

  독일에 와서 모처럼 화려하고 아름다운 실내를 가진 곳에 오니 무척 신이 났다. 물론 크리스마스 마켓이 몹시 화려하지만 이런 부내 폴폴 나는 클래식한 화려함은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다. 하이델베르크성도 쾰른 대성당도 보여주지 못한 화려함에 더욱 더 흥분해서 감탄하며 봤던 기억이 난다.

 

대성당 돔의 화려한 내부

 

왕을 배출한 가문을 위한 성당이라 그런지 알차게 화려하다.

 

좋은 구경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초 하나 밝혀드림

 

2층에서 내려다 봄

  사진 왼쪽에 나온 파이프오르간이 독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것이라고 한다.

 

베를린 대성당의 깨알같은 전망대

  물론 사진 왼쪽의 TV탑에서 내려다보는 것보다 훨씬 낮지만 건물들이 워낙 낮은 곳이라 가까움이 주는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ㅋ 사진 가운데 베를린 시청사와 그 앞으로 넓게 펼쳐진 크리스마켓이 두루 보인다. 맨 오른쪽에 초록색 지붕의 쌍둥이 첨탑이 보이는 교회는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13세기 건물, 1980년대 재건)인 니콜라이 교회다.

 

애정을 담아 한컷 더

  독일 관광이 (나의 취향에 부합하는)볼거리가 없어서 좀 침울했는데 베를린 대성당은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곳이었다. 역시 사진엽서는 배신하지않아! ㅋ

 

슬슬 본 여행테마에 맞는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몹시 귀여웠던 소년 성가대 나무조각

 

바로 윗사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소년 성가대 나무조각

 

붉은 시청사와 그 앞의 크리스마스 상점들과 스케이트장

  사진 가운데 갈색 건물은 붉은 시청사라고 불리는데 한때 동베를린의 시청이었고 통일이 된 지금은 베를린의 시청사로 사용되고 있다(사진 왼쪽의 포세이돈 분수도 주목, 나름 시청사과 함께 유명하신 분). 좀 소박한 규모지만 스케이트장도 있고 나름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물씬 난다.

 

영화에 나오는 커다란 트리가 필요해보여 구경만 하고 온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품들

 

역시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글뤼바인(Glühwein; 과일, 정향, 계피, 꿀 등을 넣고 끓인 따뜻한 와인)!!!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또 한가지!!

 

하드롤에 끼운 소세지빵~!

 

모처럼 사진 한장

  어디서든 한 손에 소세지빵, 한 손에 글뤼바인 한 잔을 기본 세트로 갖추고 먹느라 그동안 사진을 못찍었는데, 베를린에서는 사람이 적고 약간 비도 흩뿌리고;; 좀 한산해서 스탠딩 테이블을 차지하고 모처럼 한 컷 찍었다. ㅋ 어김없이 맛있는 소세지빵과 글뤼바인bbbbbb!!! 그리고 여기서부터 글뤼바인 컵 모으기를 시작했다. 윗 사진을 잘 보면 컵 표면에 관람차와 함께 포세이돈 분수(앞서 시청사와 함께 소개)가 그려져 있는데 이처럼 각 크리스마스 마켓마다 그곳의 특징을 담은 컵에 글뤼바인을 담아 판매한다. 값을 지불할 때는 컵+글뤼바인 값을 같이 지불하고 컵 값을 돌려받고 싶으면 빈 컵을 가게에 돌려주면 그대로 환불받을 수 있다. 앞서 하이델베르크와 프랑크푸르트는 굳이 소유의 가치를 느끼지 못해 환불 받았는데 베를린은 드물게 유리잔이고 디자인도 맘에 들어서 킵하기로 했다. 

 

또 하나의 기념품, 베를린 장벽 조각

  베를린 대성당에 속한 기념품 가게에서 구입했다. 뭐 굳이 진짜든 가짜든 의미부여하고 싶지 않지만 대성당에 속해있는 기념품 가게니까 좀 더 믿음이 가서...ㅋ 사실 길거리의 숱한 기념품 가게마다 다양한 색깔의 베를린 장벽 조각이 사이즈별로 판매되고 있다. 베를린 장벽은 한정적인데 그 조각이 어찌 이리 많은지 알 길이 없지만 이왕 베를린에 왔으니 하나 가져가고 싶었다.

  이번에는 워낙 짧은 일정이라 베를린 장벽이나 분단시대 검문소였던 체크포인트 찰리 등 의미는 있으나 비쥬얼은 좀 쳐지는(이 당시 좀 우울해서 규모있고 멋있는 곳 위주로 다니고 싶었음) 관광지는 생략했는데, 이번 짧은 방문이 아쉬워서 언젠가 맑고 화창한 계절에 밝은 기분으로 베를린 곳곳을 다시 한번 돌아다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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