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베르니니의 초 유명작, 성 테레사의 법열을 보러 산타 마리아 델라 비토리아 성당Chiesa di Santa Maria della Vittoria에 갔다.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보다 전체적으로 예쁘장 & 여성여성한 외관

  현역 성당이라 입장료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갔다.

 

헉!

  실내가 크지는 않은데 엄~청나게 화려하다. 온통 금빛에 대리석에 장식들을 구석구석 채워넣고 어디 빠진데 없나 검수에 검수를 거듭한 느낌-

 

우왕~ 아무리 봐도 넘쳐흐르는 부내를 막을 수 없어-

 

중앙 제단에서 입구쪽을 바라 본 모습

  윗쪽에 성가대석과 그 위 파이프 오르간, 보랏빛 스테인드 글라스, 천장을 온통 장식한 천사들과 프레스코화까지 뭔가 설계자가 작정하고 온갖 화려하고 예쁜 것들을 우겨넣은 느낌이 들 정도다. 화려한 걸 좋아하는 내 취향에 마냥 좋아보임- 내가 의뢰인이었다면 무척 만족스러웠을 것 같다. ㅎㅎ

 

베르니니作 성 테레사의 법열Ecstasy of Saint Teresa

  소설 천사와 악마를 통해 알게 되었고 영화화된 작품을 보고 뽐뿌받아서 꼭 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왔다. 제단이 생각보다 높고 약간 거리가 있지만 성 테레사의 심장을 향한 금빛 화살과 천사의 묘한 미소, 다소 야한(!) 성 테레사의 표정까지 확인하기에는 충분하다. 영화 속에서 불과 관련된 작품이었고 작품명 속에 들어간 ecstasy라는 단어가 주는 선입견과 실제 작품 자체에서 느껴지는 다소 선정적인 느낌이 예사롭지 않았는데 실제 작품의 바탕이 된 아빌라의 테레사 수녀가 겪은 영적 체험이 범상치 않다. 옮겨 보면, 어느날 천사가 나타나 금빛 불화살로 자신의 심장을 여러차례 찔렀는데 신의 위대한 사랑을 느꼈고 엄청난 고통과 함께 신음했지만 그 고통을 넘어서는 달콤함때문에 멈추게 하고 싶지 않았다는 뭐 그런 내용...을 자서전에 남기셨다.

엄훠- 수녀님... 아멘

 

예배당 전체의 디자인도 베르니니의 작품

  공개되자마자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는 조각 성 테레사의 법열이 가운데 놓인 이 예배당 전체도 베르니니의 작품이다. 아주 젊었을 때부터 교황청의 주요 작업을 맡으며 한장 잘 나가던 베르니니가 잠시 교황청과 소원해졌을 때 맡은 일이라고 하는데, 뭔가 본인이 얼마나 능력자인지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듯 가운데 자극적이면서도 나무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작품을 놓은 것도 모자라 아예 극장 형식을 취해서 양 옆에 의뢰인 코르나로 추기경 가문 사람들을 관람석에 앉혀 놓고 그들마저 살아있는 듯 입체적으로 생생하게 표현했다. 

 

  왼쪽 성 테레사의 법열을 관람(!)하는 오른쪽 코르나로家 사람들

  이쪽에서 찍으니 성 테레사 수녀를 비추는 천장과 그 빛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황금 빗살이 더 생생하게 보인다. 그녀가 구름 위에 올라앉은 것과 극적으로 주름잡힌 옷도 그렇고- 한쪽씩 보이는 수녀님의 손과 발은 너무 생생해서 그냥 사람 같다. 어쨌든 이 극적이면서 지극히 사적인 체험을 박스 관람석에서 보고 있는 구경꾼들이라니- 베르니니 선생, 의뢰인家 사람들을 신과 인간의 중간쯤 경지에 올려놓고 싶었던 건가요-?

 

헉! 영화 천사와 악마에 나왔던 그 밀랍-

 

실제로 성 빅토리아의 유해가 살짝 보인다(손바닥 주목). 쫌 무서움-

 

성당의 중앙 제단

  금빛 찬란한 모습이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 부럽지 않다.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는 천사만 보면 민감해짐-ㅋ

  요셉의 꿈이라는 작품으로, 바티칸 산탄젤로 다리 위 10개의 천사상 중 하나를 맡기도 한 Guidi라는 조각가의 작품이다. 이 작품도 나름 포스 있고 눈에 띄었다.

 

경내에 꽉 들어찬 화려함이 아무리 봐도 내 취향-ㅋ

 

우아하면서 부드러운 천장화 - 이단에 승리한 성모 마리아와 반역 천사의 추락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컷 더

  산타 마리아 델라 비토리아 성당은 온갖 찬사를 받는 베르니니의 인생작 성 테레사의 법열이 있기도 하지만 성당 자체도 너무나 화려해서 무척 매력적이다. 더불어, 불과 500여 미터 거리에 베르니니作 트리톤의 분수와 벌의 분수가 있는 바르베리니 광장Piazza Barberini이 있으니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같이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 산타 마리아 델라 비토리아 성당 개방시간(2016년 10월 기준)

am 08:30~12:00, pm 15:30~18:00

  베르니니와 카라바조, 라파엘로의 손길까지 멋진 볼거리가 가득했던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포폴로광장 한쪽 구석에 위치한 산타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현역 성당으로 입장료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갈 수 있다.

 

가운데로 들어가면 이런 느낌

왼쪽, 정면 맞은편, 오른쪽 각 4개씩 총 12개의 측면 예배당을 갖추고 있다.

 

가장 기대했던 키지 예배당 Chigi Chapel

  성당 왼쪽에 있는 측면 예배당 중 하나로 로마에서 힘 좀 쓰던 키지 가문의 장례 예배당(funerary chapel)이다. 르네상스의 거장 라파엘로가 설계 및 착수하였고 100여년의 세월을 거쳐 바로크의 거장 베르니니가 마무리하였다.

 

키지 예배당 입구에 있는 안내판

  동전을 넣으면

↓↓↓↓↓

조명이 들어온다.

  조명이 안들어와도 잘 보이긴 하지만 조명이 들어오면 아주 약간 더 극적으로 보인다.

 

베르니니作 하박국과 천사

  영화 천사와 악마에서 집중 조명되었던 바로 그 조각상이다. 영화와 달리 천사의 집게 손가락이 부러져 있다.

 

예배당 바닥 지하 납골당의 뚜껑

    위의 하박국과 천사와 마찬가지로 영화 천사와 악마에 등장한 작품으로 베르니니가 디자인했다고 한다. 날개달린 해골이 들고 있는 방패에 새겨진 문양은 키지 가문의 문장으로, 베르니니에게 키지 예배당의 마무리를 맡겼던 파비오 키지가 교황 알렉산더 7세로 선출되면서 이 문장에 교황관과 천국의 열쇠를 얹어 자신의 교황 문장으로 사용했다. 교황이 된 알렉산더 7세는 아예 이 성당의 재건을 베르니니에게 맡겼는데 이 과정에서 성당 곳곳에 교황 알렉산더 7세의 문장이 새겨져 성당을 구경하면서 여기저기 깨알같이 새겨진 그의 문장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ㅋ

 

키지 예배당의 돔 천장

  라파엘로가 디자인한 모자이크다. 가운데 원에 하느님과 아기 천사들이 들어가 있는 것은 몹시 자연스러운데 이 원을 둘러싼 8개의 판에 어른 천사와 함께 이교도의 신들(아폴로, 아르테미스, 비너스, 마르스, 주피터 등)이 12궁 별자리와 함께 늘어서 있는 것은 묘하다. 기독교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조화...?

 

예배당 입구 왼쪽에 숨어 있는 베르니니作 다니엘과 사자

  저 높은 곳의 하느님을 향해 기도하는 자세이면서 동시에 천장 돔에 새겨진 하느님을 향하고 있기도 하다. 올~

 

다시 찬찬히 작품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뜯어보기로 했다.

우선 하박국과 천사부터-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하박국과 천사

  이 조각에 얽힌 이야기를 우선 적어보면, 예언자 하박국이 식사를 가지고 추수꾼들에게 가는 중에 천사가 나타나 다른 나라 사자굴에 있는 다니엘에게 그 음식을 가져다주라고 했다고 한다. 하박국이 가본 적도 없고 누군지도 어딘지도 모르겠다고 하자 천사가 하박국의 머리카락을 잡고 다니엘이 있는 사자굴 바로 위로 순식간에 데려다 줬다고-

  하박국의 머리카락을 살포시 잡은 천사의 표정(그래도 가야돼-흐흐), 하박국의 근육과 옷자락, 음식바구니까지 완전 생생하다- 얼음땡 해주고 싶음. ㅎㅎ

 

발끝까지 살아있는 베르니니의 작품

 

좀 더 멀리서 바라보는 중-

  소설 천사와 악마에서 베르니니가 천사의 손가락을 통해 가리킨 것은 멀리 바티칸의 산 피에트로 광장이었지만, 실제 그보다 더 가까이 키지 예배당 안 천사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에는 바로 하박국이 만나야 할 그 사람, 사자굴 속 다니엘이 위치하고 있다. 이 에피소드가 기록된 다니엘서의 내용과 묘하게 맞아떨어져서 서로가 더 돋보이고 기발하고 매력이 넘친다. ㅋ

 

하느님께 기도하고 있는 다니엘

  다니엘 입장에서 얽힌 이야기를 풀자면, 주변의 시기로 인해 왕명으로 사자굴에 갇혔는데 하느님이 보우하사 사자가 물지도 않고 생면부지의 하박국이 천사의 도움을 받아 식사도 가져다주고 해서 결국 살아나왔다고 한다.

 

사자의 발조차 생생하게 새겨놓은 베르니니

 

다니엘을 해칠 마음이 1도 없는 사자, 귀여워-

 

살아 넘실거리는 다니엘의 옷자락과 탄탄한 몸, 크으~bbbbb

 

  베르니니의 두 조각상이 각각 뛰어나고 대각선 배치까지도 돋보이는 와중에, 사실 같은 공간에 라파엘로가 디자인한 작품도 있어 한번 눈길을 주어본다.

 

중앙 제단 왼쪽에 있는 로렌체토作 요나

  이 조각에 얽힌 이야기를 적자면, 요나는 거대한 물고기 뱃속에 들어갔다 3일만에 살아난 인물로 부활을 상징한다고 한다. 라파엘로가 디자인했다고 하는데, 의뢰인 아고스티노 키지의 부활에 대한 염원을 담은듯- 나름 야심차게 큰 물고기의 입을 밟고 있지만 바로 옆 베르니니 작품과 비교되어 좀 소박하고 초라해보인다.

 

이것도 라파엘로 디자인, 로렌체토作 엘리야

  이 작품도 돔에 있는 하느님을 올려다 보고 있긴 한데 역시나 감흥이 떨어진다.

 

예배당 오른쪽 베르니니와 라파엘로의 콜라보레이션 1

  왼쪽에 베르니니의 조각품 하박국과 천사, 오른쪽에 라파엘로가 설계한 아고스티노 키지의 피라미드형 무덤(파라오세요? ㅋ)

 

예배당 왼쪽 베르니니와 라파엘로의 콜라보레이션 2

왼쪽에 베르니니의 조각품 다니엘과 사자, 오른쪽 라파엘로가 설계한 또 하나의 피라미드 무덤

 

작지만 볼거리가 넘쳐나는 은혜로운 키지 예배당

  입구의 촛대에까지 새겨넣은 키지가의 문양이 깨알같다. ㅋ 완전 볼거리가 그득그득한 키지예배당, 넘나 좋았음!

 

 

자, 이제 고개를 돌려 복도 끝 체라시예배당으로 갈 차례-

 

체라시예배당에 닿기 전 천사들의 조각상이 눈길을 끌었다.

우월한 비율, 날개, 옷자락- 베르니니의 흔적이 분명하다.

 

성당 내에서 가장 핫한 체라시 예배당

  성당에 딱 들어서면 체라시 예배당 앞에는 늘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그 이유는 아래-

 

카라바조作 성 베드로의 십자가형

  예수님과 같은 자세로 십자가형을 받을 수 없다며 스스로 청하여 거꾸로 매달리고 있는 베드로의 모습, 역시나 카라바조답게 어두운 배경에 연극의 한 장면 같은 순간을 보여준다. 스쳐지나가며 봐도 카라바조 작품 느낌 뿜뿜-

   

카라바조作 성 바울의 개종

  그림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말의 뒷태나 관객을 향해 확 쏠려있는 사울(개종 후 성 바울)의 자세, 어두운 배경을 바탕으로 마치 조명 아래 딱 집중되어 있는 느낌이 KTX타고 지나가면서 봐도 카라바조 작품이다.

  이렇게 작가의 특징이 여실히 살아있는 두 걸작을 가까이서 볼 수 있으니 체라시 예배당에 관광객이 바글바글할 수 밖에 없다.

 

  중앙을 차지하고 있지만 소외당하고 있는 카라치作 성모승천

카라치의 작품에 대한 차별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장치가 바로 이것↓↓↓↓↓

1유로를 넣으면 2분동안 조명이 들어오는 장치

  너무나 직접적으로 LIGHT UP CARAVAGGIO!라고 써있다. 가운데 성모승천은 안중에도 없...ㅋ

 

<비교> 조명이 없을 때

 

<비교> 조명이 켜졌을 때

  앞서 키지 예배당에도 유료 조명이 있지만 조명이 꺼져도 나름 볼만한데, 체라시 예배당은 조명이 꺼지면 많이 어두워서 보기가 불편하다. 다행이랄까 카라바조가 상당히 핫한 화가인지라 줄곧 누군가가 1유로를 넣어 꾸준히 조명이 들어오는 편이기는 하다. 재미있는 건, 다같이 그림을 보다가 조명이 꺼지고 다시 누군가 동전을 넣으면 빛이 들어오는 구조이다 보니, 묘하게 돌아가면서 쏘는(!) 기분이 든다.

물론, 나도 한샷 쿨하게 쐈음- ㅋ

 

체라시 예배당 천장

  왠지 성가 합창이 들리는 듯한 기분-

 

실컷 봤으니 안녕~

 

성당 중앙 제단

  산타 마리아 성당인만큼 성모 마리아를 모시고 있다.

 

성당의 중앙돔 천장화

 

중앙돔 아래 바닥에 깨알같이 들어가있는 교황 알렉산더 7세(키지 가문)의 상징, 여섯 봉우리 위에 빛나는 8각별

 

가운데서 정문을 바라보면 이런 느낌

가운데 장미창 양 옆에 있는 천사들의 조각 역시 예사롭지 않다.

 

교황 알렉산더 7세의 문장을 들고 있는 천사

 성당 내의 많은 천사들 중에 유독 더 아름다운 느낌이 나서 찍어봄-


  카라바조, 라파엘로, 베르니니. 이 세 명의 작품은 어느 미술관이든 소유한 것만으로 홍보가 되고 그 각각이 주연급일 경우가 많다. 그렇게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이 위대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심지어 무료로 만날 수 있다니 이 성당이 마냥 고마울 뿐이다.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은 지하철 A선 Flaminio역에서 도보 3분정도로 가깝고 스페인 계단(약 900m), 트레비 분수(약 1.5km)까지도 걸을만하다. 특히, 베르니니나 카라바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꼭 가볼 것을 권한다. 완전 초강추!!!

★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운영시간(2016년 10월 기준/참고용)

※ 개방시간
weekday
7:00~12:00/16:00~19:00
holiday 8:00~13:30/16:30~19:30

※ 미사 시간(약 30분동안 진행됨/미사 시간동안 관광객은 쫓겨남)
weekday 8:00, 10:00, 18:30
holiday 8:00, 10:00, 11:00, 12:00, 13:0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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