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루마

오사카의 미노는 관광객이 많은 우메다나 남바에서 전철로 2~30분 이동이 필요한 오사카 북쪽 외곽지역이다. 특히 가츠오지(勝尾寺;승미사)는 미노에서도 산 속에 위치한 절이라 버스를 한번 더 타야해 찾아가기 번거로운 곳이다. 지난 11월 간사이 단풍여행 때 교토지역 단풍이 예년보다 너무 일찍 지나가서 곤란하던 차에 검색을 거듭하다 우연히 이 곳을 알게 됐는데, 절 곳곳에 배치된 다루마들이 독특하고 나름 일본 좀 다녔다고 생각했던 내가 처음 알게 된 곳이라 흥미롭기도 해서 찾아가봤다.

 

입구부터 반겨주는 대왕 다루마와 꼬마 다루마들

  지하철 미도스지선의 북쪽 끝 센리츄오역에서 하루에 3대 밖에 없는 버스를 타고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가츠오지, 매표소 겸 간이식당 겸 기념품 가게 겸 쉼터 입구에 대형 다루마와 그 앞 작은 다루마들이 마중나와 있었다. ㅋ

 

입구 근처 큰 연못을 뒤로하고 있는 다루마들

  다루마는 우리에게도 은근히 익숙한 '달마' 대사의 일본식 발음으로 그의 좌선하는 모습을 딴 장식품이다. 보통 좋은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는데, 정석대로 하자면 두 눈동자가 그려지지 않은 다루마의 한쪽 눈동자를 그리면서 염원을 담아 빌고 바라던 바가 이루어지면 나머지 한쪽 눈동자를 그려넣는다고 한다. 단, 기념품으로 파는 쪼꼬미 다루마들은 눈동자가 이미 그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ㅋ

 

본격적인 경내 산책 시작

 

꽉 찬 버스로 왔지만 경내에 흩어지고 나니 조용했다. ㅋ 호젓하고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식물과 대화하고 있는 듯한 쪼꼬미 다루마

 

표정과 혼자 앉아있는 위치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다루마

 

알고보면 나름 다양한 모습의 다루마들

  참고로 옅은 에메랄드녹색의 예쁘장한 다루마는 입구의 기념품 가게에서 팔고 나머지 좀 거친 외모의 다루마들은 윗쪽의 본당 근처에서 다루마미쿠지(길흉의 점괘를 담은 다루마뽑기)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요런 대형은 마치 디즈니 겨울왕국의 트롤들 같음 ㅋ

 

내가 다루마 촬영에 열중한 틈을 타 휴식중인 부모님

 

나도 얼른 올라와 따라서 쉼

  복작복작한 교토에서 사람에 치이다 단풍도 예쁘고 조용한 산 속에 오니 진정한 힐링을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가츠오지의 다보탑 그리고 그 주변

 

엄청난 수의 다루마들

  이 가츠오지는 옛~~~날부터 염원을 이루게 하는 힘이 남달라 승운勝運을 빌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세간에서 염원을 담아 눈동자를 그려넣는 다루마가 퍼지면서 이 곳과 딱 맞아 떨어져 이제는 이곳에서 승리나 쟁취 등 이기는 운이 필요할 때 다루마를 통해 비는 것이 정해진 양식처럼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휘발성 펜으로 눈동자가 그려진 몇몇 다루마들은 더러 짝눈이기도 하다. ㅋ

 

좀 더 절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 봄

 

자연과 어우러져 계신 꼬마 다루마들

 

흐리지만 가을 느낌 물씬나고 색도 예뻤다.

 

지붕 위에도 올라가 있는 다루마

 

절의 창건은 8세기라는데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새 건물이 상당히 많았다.

 

꺄 이런 구석에도 들어가 있다니-ㅎㅎ

 

귀가 절로 조용해지는 듯한 느낌

 

곳곳에 익살스럽게 배치된 다루마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큰 나무들이 많아서 더 좋았던 가츠오지

 

다루마미쿠지 500엔

  나도 하나 뽑았는데 小吉이 나왔다. 일단 吉이 나왔기 때문에 좋은 걸로 받아들임-ㅎ 그나저나 지금 보니 저 뒤에 있는 다루마들 가격이 상당하다. 제일 큰 거 10만엔!! @.,@

 

지붕 위에서 각자 활동중인 다루마들

 

  새로 뽑은 다루마는 집에 가져가서 눈높이보다 높은 청정한 곳에 두고, 작년에 뽑은 다루마는 1년간 잘 지내게 해줘 고맙다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산에 돌려주면 된다고 한다. 내년에 다루마 돌려주러 한번 더 가야겠군- ㅎㅎㅎㅎ

 

자연과 함께 하고 있는 다루마들

 

풍성하게 남아있는 단풍이 좋았어서 한 컷

 

저~기 멀리 보이는 곳이 오사카 시내

  센리츄오역에서 가츠오지 오는 길에 버스 기사분이 가파른 절벽길(경주 석굴암 가는 길 뺨 침- 후들후들~)을 오르던 버스를 멈추고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오사카 시내라고 알려주었다. 사람들이 다 같이 아아~~~ ㅋ 중간에 폭포도 설명해주고 경치도 알려주고 진짜 시골인심이 느껴지는 현장이었다. ㅋ 돌아다니다보니 가츠오지 내에서도 오사카 시내가 보이길래 한 컷-

 

지혜의 환

  더러 이 주변을 도는 사람이 있길래 담아왔다. 찾아보니 지혜의 환이라고 해서 본당, 제당 들른 후 이 주위를 돌며 천천히 걸으면 마음이 유해지고 맑아지고 힘이 솟고 좋은 지혜가 생기는 그런 곳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한~참 유행했던 파워스팟power spot(자연의 기운을 받는 장소)-

 

가츠오지는 입구와 출구가 같아 경내를 돌고 다시 이 연못을 만나게 된다.

  저 인공 물안개 장치가 은근히 산 속의 조용한 절 분위기와 어울려 더 멋진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마지막으로 동백꽃 아래 홀로 있는 다루마 ㅎ

 

  가츠오지는 깊은 산 속에 있다보니 시내보다 훨씬 춥고 써늘했지만 한적하고 조용하면서 풍경은 아름다워 부모님 두분 다 대만족하셨고 귀여운 다루마들 덕에 색다른 재미까지 있었다. 매력적이고 독특한 곳이라 오사카에 처음 가는 사람에게도 많이 가 본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 가츠오지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

  우메다, 신사이바시, 남바, 텐노지 등의 역을 보유한 빨간색 미도스지선의 북쪽 끝 센리츄오千里中央역 하차 후 버스정류장(バスのり) 쪽 출구로 나와 4번 정류장으로 간다(도보 1분). 29번 가츠오지勝尾寺방면 버스를 잘 골라탄 후 시골마을을 지나 굽이굽이 가파른 산길을 오르다보면 가츠오지勝尾寺에 닿게 된다. 내가 탄 버스의 경우 승객의 2/3정도가 가츠오지에서 한꺼번에 내렸고 이 29번 버스의 주요 행선지이기때문에 깨어만 있는다면 놓치기 어렵다. 단, 종점이 아니기때문에 너무 맘 푹 놓고 자거나 하면 곤란하다. 평일에는 대개 30분 정도면 도착하지만, 주말에 단풍철까지 겹쳐 2시간 걸렸다는 후기를 본 적도 있으니 주의-

미도스지선 센리츄오역 버스정류장 中 4번정류장

  현재기준 평일에는 하루 3대, 토/일/공휴일에는 하루 6대씩 버스가 있으니 시간을 꼭 확인하고 움직이는 것이 좋다.

※ 가츠오지勝尾寺경유 버스시각표 url(일본어 only)

http://www.katsuo-ji-temple.or.jp/access/timetabl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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