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도레니

  사진 정리가 두려워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던 로마여행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 2016년 10월 약 2주 정도 이탈리아에 있었는데 그 중 마지막 6박을 로마에서 지냈다. 3년 전 로마에 처음 갔을 때는 어리둥절 정신도 없고 이 지저분하고 복잡한 도시가 왜들 그렇게 좋다는 건지 이해가 안됐는데, 이번에는 두번째라 좀 여유를 가지고 느릿느릿하게 좋으면 또 가고 귀찮으면 안가고 내 페이스를 가지고 다녔더니 로마를 좋아할 내 나름의 이유를 찾은 것 같다.

 

바르베리니 궁전Palazzo Barberini

  로마의 첫 숙소에서 건널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 좀 더 친숙하게 느껴졌던 바르베리니 궁전을 첫일정으로 택했다.

 

오~ 역시 부내 퐁퐁 풍기는 멋들어진 외관!

 

베르니니의 계단이라니 뭔가 더 특별할 것 같은 느낌이다.

 

바르베리니 궁전 내에 있는 국립 고대미술관Galleria Nazionale d'Arte Antica으로 가기 위해 베르니니의 계단을 올라가는 중!

 

무심한듯 툭 걸려있는 이 미술관의 히로인, 라파엘로作 라 포르나리나La fornarina

 

  김민희가 베를린영화제에서 홍상수감독 영화로 최고여배우상 받아서 말이 많던데, 이 작품도 자기의 정부를 대상으로 훌륭한 예술작품을 남긴거니 일맥상통하는 점이 좀 있다. ㅎ 이 그림에서 라파엘로는 약지의 반지, 결혼식날 착용한다는 진주 머리 장식 뿐만 아니라 아예 왼쪽 팔에 본인의 이름이 새겨진 띠를 그려넣음으로써 이 여성이 내 사람임을 후세에 길이 길이 남겼다.

 

왼쪽 팔의 선명한 RAPHAEL URBINAS(우르비노의 라파엘로라는 뜻)

대 다 나 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는 그리스도

  이 작품은 그냥 작품 제목에 겟세마네가 들어갔길래 찍어봤다. 지난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마이클리 나왔던데 여전히 열창하심- 언젠가 다시 극장에서 겟세마네를 들을 날을 생각하며 잠시 흐뭇해졌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또 돌아오기를 기원합니다. Amen

 

지나칠 수 없는 포스!! 헨리 8세의 초상화

  조선 왕조의 숙종만큼이나 극화하기 딱 좋은 풍성한 혼인이력을 가지신 분~ 뭔가 아는 사람 만난 것 같이 반가운 마음에 찍어봤다. 얼굴만 보면 블랙푸딩이나 파시면 딱 맞겠고만 부내 넘치는 화려한 의상과 당당한 자세가 권위를 부여하는 느낌이다.

 

이 방에 들어서자마나 눈을 끄는 저~기 작은 그림 하나

 

베아트리체 첸치

  현재 공식적으로 귀도 레니의 작품으로 되어 있는데, 그의 제자인 시라니의 딸 엘리자베타 시라니가 그렸다는 말도 있다. 모델이 된 실존인물 베아트리체 첸치의 미인박명스러운 개인사(자신을 수차례 강간한 아버지가 귀족이라는 이유로 약한 처벌을 받고 풀려나자 가족들과 모의 끝에 아버지를 살해했고 본인은 그 벌로 공개처형을 당함- 헐.)를 바탕으로 고운 얼굴이지만 몹시 쓸쓸한 눈빛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Sleeping Child

  이것도 귀도 레니의 작품인데 포동포동하고 자는 자세가 딱 조카가 생각났다. 아기들은 다 넘나 귀여움~~~

 

귀도 레니作 참회하는 마리아 막달레나

  여성에 대한 미의 기준이 나와 비슷한 것 같아 귀도 레니가 그린 여성 그림에는 유독 눈이 갔다. 나같은 미술 무지랭이도 몇번 보니까 앗! 저 그림은 뭔가 귀도 레니 작품 같군 이렇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인물을 예쁘장하게 그리는 특정한 패턴이 보였다. 다른 미술관에서도 만날 때마다 막 친숙하게 느껴짐- ㅎㅎ

 

시몽 부에作 참회하는 마리아 막달레나

 

같은 주제를 그린 다른 작가의 그림 비교 감상하기

 

유럽 젊은이들의 흔한 천장화 감상

 

Jan Metsys作 홀로페르네스의 머리를 든 유디트

  구약성서에 나온다는 이 여성은 이탈리아의 유명한 미술관 몇 곳만 가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본인의 미모를 이용하여 방심한 적장의 목을 베어 나라를 구했다는 이 분은 여러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어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계시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존재감 확실하게 보여주는 카라바조作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

 

갑작스런 죽임을 당하고 있는 홀로페르네스의 표정이 너무나 생생하다.

  불과 3년 전 프랑스 시골 다락방에서 카라바조가 같은 주제로 두번째 그린 작품이 발견되어 진위여부를 가리는 중인데 진짜로 확인되면 대략 1600억의 가치를 가진다고 한다. 좀 느낌이 많이 다르던데... 과연? ㅎㅎ

 

카라바조作 성 프란체스코의 묵상

 성 프란체스코 관련 알고 있는 에피소드가 별로 없어 내입장에선 원효대사 해골물, 일체유심조 이런게 더 생각나는 그림이었다. ㅎ

 

  바르톨로메오 만프레디作 바쿠스와 술꾼

  카라바조의 그림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매우 흡사한 느낌이라서 깜짝 놀랐는데 알고보니 만프레디는 카라바조st로 그린 사람중 대표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얼마나 좋아하고 흉내내려고 했는지 그림 잘 모르는 내가 봐도 느껴질 정도-

 

다시 카라바조作 나르키소스

 

결국 본인의 작품을 카라바조와 나란히 걸게 된 성공한 덕후, 만프레디

 

입장이 통제된 방이 있어 굳이 기웃거려봤다.

 

왠지 입장이 금지된 방에 걸린 그림이 더 욕심나- ㅎ

 

베르니니의 계단 다시 감상중

  포스팅하기 전에 찾아보니 바르베리니 궁전 설계에 베르니니가 참여했다고 한다. 괜히 베르니니가 설계했다니까 계단이 더 있어보이는군- 입장료는 7유로였는데 메인 작품들이 워낙 임팩트있다보니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지하철 A라인 바르베리니역에서 200m 정도로 가깝고 트레비분수도 600m로 걸어갈만한 거리라 라파엘로와 카라바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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