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박 이상/독일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 마지막으로 포스팅할 도시는 뮌헨이다. 독일에서 베를린, 함부르크에 이어 세번째로 큰 도시라고 하는데 내가 이번 여행에서 가본 도시 중 내가 상상했던 독일에 가장 가까우면서 좀 여유있고 문화적으로 윤택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 누가 독일에서 딱 한 도시만 추천해달라고 하면 교통, 쇼핑, 분위기, 볼거리 등 두루 고려했을 때 뮌헨을 추천하고 싶다.

 

뮌헨 관광의 중심 마리엔 광장과 신 시청사

  뮌헨에서 가장 큰 번화가는 마리엔광장Marienplatz으로 볼거리, 레스토랑, 쇼핑장소 등이 대부분 마리엔 광장에서 도보 몇분 이렇게 설명이 가능하다. 그중 뮌헨의 상징과도 같은 신 시청사를 일단 한번 봐주고, 바로 근처에 야경을 볼 수 있는 성 피터교회St. Peterskirche의 탑(유료, 현재 기준 3유로)으로 올라갔다.

 

성 피터교회 탑에서 내려다 본 신 시청사와 마리엔광장

  이 사진에 잡힌 야간 조명을 받은 신 시청사와 엄청난 수의 전구로 장식한 초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그리고 마리엔 광장을 꽉 채운 크리스마스 마켓의 상점들이 뮌헨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마켓의 모습이다.

 

성 피터교회 탑에서 내려다본 다른 방향

저쪽에도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는 모양이다. 내가 좀 다녀보니 광장platz이라는 곳에 일단 그 동네의 크리스마켓이 서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포스트로 소개한 곳들이 대부분 그 도시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마켓이라면, 그 이외에도 그냥 동네마다 좀 사람이 모일만한 광장(이라고 해도 조금 넓은 공터 정도의 규모도 있었다)에 선 소규모의 크리스마스 마켓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성 피터교회 탑에서 본 또 다른 방향

여기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뿜뿜한 작은 광장이 보인다.

 

양파모양 지붕의 쌍둥이 탑을 가지고 있는 성모 교회(왼쪽)와 신 시청사(오른쪽)

  이 탑 위에서 이 두 곳을 이 각도로 담아오는 것이 뭐랄까 전형적인 인증샷같은 거라 나도 동참했다.

 

다시 내려와서 마리엔 광장의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 시작

 

호오~ 엄청난 인파!

  이 날이 목요일 밤이었는데도 인파가 엄청났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돋우는 합창+연주단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는데 어린이합창단과 어른 합창단 + 연주단까지 크리스마스 영화 속의 한장면 같았다.

 

프레첼, 소세지빵, 감자튀김 등 다양한 먹거리를 종합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상점

 

글뤼바인과 오리지날 뉘른베르크 렙쿠헨을 같이 취급하고 있는 상점

 

맛에는 좀 물음표를 던지고 싶은 다양한 비쥬얼의 렙쿠헨과 쿠키들 ㅋ

 

크리스마스의 화려함을 담은 형형색색의 초와 초홀더

 

이런건 가져와도 곤란 ㅋ

 

이 정도면 몇개 사와도 되는데 아쉽다.

 

사람이 워낙 많고 복작복작해서 사진을 찍기 좀 어려워 곧 포기하고 눈으로만 실컷 구경했다. ㅋ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 다시 찾은 마리엔 광장

 

양파지붕 성모교회에 악마의 발자국이 있다고 해서 구경하러 갔다.

 

이런 건 눈으로 꼭 확인해야 함

  성모교회의 설명에 따르면 이 교회가 완성되고 축성하기 전날 밤 악마가 호기심에 이 교회에 잠입했다가 저 발자국 위치에서 창문이 하나도 안보이자 이 교회가 쓸모없겠다 싶어 기쁨에 찬 나머지 이런 발자국이 남았다고 한다. 뭐 그 당시에는 그런 구조였고 바로 한발자국 더 딛자 엄청난 수의 창문이 보여서 어쩌고 저쩌고- 어쨌든 대략 30cm정도 되는 발자국, 그것도 악마의 발자국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이것을 그대로 둔 교회의 대담함이 돋보인다. ㅋ

 

저곳(화살표)이 바로 성 피터교회의 탑 전망대

  저 전망대에서 밝은 사진도 남기고 싶어 한번 더 올라갔다. ㅋ

 

유명한 각도로 다시 한번

  성 피터교회의 탑에서는 밝은 낮에 보는 전망이 더 예쁘다.

 

독일 최대규모의 시계탑 인형극(?)

  이 계절에는 오전 11시와 정오, 하루에 두번 신 시청사 시계탑에서 인형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인형댄스(?)를 볼 수 있다. 나는 마침 시간이 맞아 보게 됐는데 나름 귀엽다. ㅋ

 

  너무나 새 건물 티가 팍팍 나는 구 시청사

  나도 처음에는 구 시청사와 신 시청사의 호칭이 바뀐 것이 아닌지 헷갈렸는데, 이 사진 속의 구 시청사는 2차 대전때 파괴된 것을 그 이후 재건한 것이고 신 시청사는 20세기 초에 완성된 건물이라 실물의 비쥬얼과는 반대되는 느낌의 명칭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나저나 신 시청사가 20세기에 완성된 것이라는 것도 놀랍다. 생각보다 어림...ㅋ

 

깔끔하면서도 번듯한 느낌이 나는 뮌헨의 평범한 길거리

 

 

 

독일여행동안 모은 기념품

글뤼바인컵은 왼쪽부터 뷔르츠부르크(후기 남기기엔 사진이 빈약해서 포스팅은 하지 않음), 뮌헨, 베를린, 뉘른베르크에서 구입했고, 그 아래 냉장고 자석들은 로텐부르크, 하이델베르크, 푸랑크푸르트, 드레스덴, 뮌헨 등에서 구입한 것이다. 저 컵들을 모을 때는 집에 와서 글뤼바인을 만들어서 담아마시겠다는 생각으로 모아왔는데 용량이 200ml정도라 몇번 마셔보니 감질나서 잘 안쓰게 된다. ㅋ 결국 장식용으로 전락했고 자석은 선물도 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도 있는데 맨 오른쪽 아래에 있는 뮌헨 자석이 고퀄에 계절+도시 모습도 잘 담고 있어서 가장 마음에 든다. ♡

 

  혹시 나처럼 독일에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을 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내가 다녀보니 도시별 크리스마스 마켓이 생각보다 많이 다르지 않기때문에, 나처럼 도시마다 크리스마스 마켓을 방문하는 것보다 뉘른베르크나 뮌헨 정도의 큰 곳에 한번만 가보고 나머지 일정은 주변의 다른 나라를 다니는게 더 재미있을 거라는 의견을 전하고 싶다. ㅎ 

  독일 크리스마켓 구경 네번째로 포스팅할 곳은 로텐부르크와 뉘른베르크 두 곳이다. 사실 세번째로 포스팅했던 베를린을 다녀온 다음날 드레스덴(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켓이 열리는 도시)에 다녀왔지만 드레스덴은 도시 자체가 예상보다도 훨씬 깊은 어둠과 음울함에 휩싸인데다 크리스마스 마켓도 딱히 이전에 갔던 도시들과 다르지 않았기때문에 생략하기로 했다. 다시 이번 포스팅 얘기로 돌아와서 우선 중세마을의 모습을 간직한데다 연중 크리스마스인 상점 케테 볼파르트Käthe Wohlfahrt의 본사가 있는 로텐부르크 얘기 먼저 시작-

 

예쁘고 아기자기한 길거리

  독일에 로텐부르크라는 곳이 몇 군데 있어서 이 도시를 정확히 찾아오려면 Rothenburg ob der Tauber로 와야한다. 특히 기차탈 때 주의해야함- 중앙역에서 15분 정도 걸어오면 관광의 중심인 구시가까지 들어올 수 있는데 길 자체가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영화 속 장난감 마을 이런 느낌-

 

크리스마스 상점 케테 볼파르트의 지점

  연중 크리스마스인 상점 케테 볼파르트는 베를린, 하이델베르크, 뉘른베르크 등 독일 몇몇 도시와 프랑스, 미국에도 하나씩 지점이 있는 크리스마스 상점 체인이다. 그 본사가 로텐부르크에 있고 로텐부르크에만 총 5개의 매장이 있는데 그 중 내가 첫번째로 만난 매장이 볼거리와 살거리들로 가득해서 본점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여주었다.

 

케테 볼파르트 지점의 쇼윈도

  유리창 너머로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 라인업을 뽐내고 있는데 내부도 몹시 화려하다.

 

케테 볼파르트의 본점

  크리스마스 빌리지라는 테마가 붙어있는 이 본점은 한마디로 영화 속 세트같다.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이나 나홀로 집에2 같은 크리스마스 영화 속 대형 장난감 가게가 연상되는 정말 환상적인 곳-! 특히 외관은 수수하고 작을 것 같은데 안으로 가도가도 계속 상품들이 있고, 빽빽하게 크리스마스 장식이 진열된 복도를 따라가다 갑자기 큰 트리가 있는 뻥 뚫린 공간을 만나면 마치 영화 속 어린이들처럼 WOW~!!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실내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은 찍어오지 못했는데, 하이델베르크나 뉘른베르크에서 들렀던 케테 볼파르트의 지점과 확실히 차별화된 본점만의 포스가 있었다. 이런 공간을 너무나 좋아하는 나는 완전 신나고 흥분해서 아드레날린 엄청 나온듯-ㅋㅎㅎㅎ

  

로텐부르크의 포토존 플뢴라인plönlein

  저 시계탑과 그 곁에 나란히 늘어선 중세시대풍의 집들때문에 이 곳이 로텐부르크에서 가장 예쁜 풍경의 포토존이라고 한다.

 

플뢴라인을 등지고 다시 올라가는 중

  호기심에 플뢴라인의 시계탑 뒷쪽까지 갔다가 별거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관광의 중심인 마르크트광장으로 돌아가는 길, 내가 보기엔 이 방향이 더 예쁜데...

 

또 만난 소년 성가대

  베를린에서도 거의 비슷한 목제 장식품을 만났었는데 아마 전형적인 모습인가보다. 도자기로 보니 새롭군-ㅋ

 

로텐부르크의 명물 슈니발렌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곳곳에서 매장을 볼 수 있던 슈니발렌이 바로 독일 로텐부르크의 명물 과자다. 이 조그마한 동네의 과자가 어쩌다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유행했는지 의문이지만 지금은 온통 대만 카스테라만 보이고 독일 슈니발렌은 간 곳이 없다. 유행이 너무나 빨리 지나가는 대한민국- ㅎ 어쨌든 독일에 다녀온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파는 슈니발렌보다 훨씬 부드럽고 씹기 좋은 로텐부르크 슈니발렌이 좋다고 하던데, 나는 딱딱하고 꽈배기과자 생각나는 빠삭단단한 한국스타일 슈니발렌이 더 취향에 맞았다. 오리지날 슈니발렌은 뭔가 습하고 덜 건조한 느낌이라 내 입맛에는 별로였음-

 

로텐부르크 마르크트광장의 크리스마스 마켓

  중세분위기의 예쁘기로 유명한 마을이기때문에 크리스마스 마켓도 나름 유명한데 그 규모는 매우 작다. 시청사 앞 마르크트 광장(사진에 보이는게 거의 다임)부터 그 앞까지 살짝 뻗어있는데 분위기는 소박하고 귀엽고 그런 느낌- 로텐부르크가 하도 가이드북에 예쁘다고 소개되어 있어서 1박 쪼개서 할까말까 가기 전에 좀 고민했었는데 내 기준 마을이 너무 작아서 1박은 안하길 잘 한 것 같다.

 

슬슬 뉘른베르크로 이동- 

 

뉘른베르크의 카이저부르크Kaiserburg

  세계사 교과서에서 숱하게 봤던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성으로, 문헌상 근거는 없지만 천년 이상 된 성이라고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겨울에는 오후 4시에 닫기때문에 안에 들어가지는 못했는데 일단 비쥬얼이 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여 아마 입장이 가능했어도 안들어갔을듯...ㅋ 역시 성하면 영국의 Warwick Castle정도는 되어줘야...bbbbb

 

카이저부르크 성벽에서 뉘른베르크 시내 내려다보기

  카이저부르크 성이 뉘른베르크의 높은 언덕에 있기때문에 이렇게 성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성벽 가까이서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어김없이 자리하고 있는 대형 트리 옆에서 시내 한번 스윽 내려봐주고 그 유명한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켓으로 출발-

 

성에서 내려오는 길

요즘 집들도 예쁘게 지어놨음-

 

  어둠이 깔리는 가운데 조그맣게 크리스마스 마켓이 보이기 시작한다.

 

저 복잡한 공간을 조용하게 바라볼 수 있는 이 길이 묘하게 마음에 들었다.

 

많이 가까워졌다.

 

성 세발도 교회St. Sebalduskirche

  뉘른베르크의 수호성인이라는 성 세발도의 이름을 딴 교회로, 카이저부르크성에서 이 교회에 이르기까지의 조용한 산책을 마치고 슬슬 복작복작한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들어섰다.

 

광범위한 규모의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

  많은 도시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동네마다 중심이 되는 광장 한 곳에서 중점적으로 상점이 열려있던 것과 달리 뉘른베르크는 중심인 마르크트 광장뿐만 아니라 광장으로 이어지는 길에도 본격적으로 상점이 들어서 있어 그 범위가 훨씬 더 넓게 느껴졌다. 가도가도 상점이 늘어서 있는 느낌-

 

크리스마스 장식품들

 

크리스마스 초콜릿들

 

다양한 꿀견과류들

 

크리스마스 목각인형들

  한분 모셔오고 싶었지만 이렇게 여럿이 같이 있어야 빛난다고 생각해서 그냥 사진만 찍어왔다. 그냥 목각인형이려니 했는데, 알고 보니 요 인형을 또각 분리해서 몸통안에 향콘을 넣고 불을 붙이면 인형의 입에서 향을 담은 연기가 솔솔 나오는 incense smoker라고 한다. 예시로 하나만 입에서 솔솔 향이 나왔으면 바로 구매했을텐데!!! 아쉽아쉽- 언젠가 다음에 가서 꼭 한분 모셔와야지-ㅎ

 

마르크트광장 앞 성모교회Frauenkirche

  이 앞 마르크트광장 가득히 복작복작 비슷하면서도 다르고 또 어찌보면 비슷한 크리스마스 상점들이 들어차있다.

 

뉘른베르크 소세지를 넣어 파는 소세지빵 가게

  화살표로 표시한 날씬하고 가느다란 소세지가 뉘른베르크식 소세지다. 독일 안에서도 지방에 따라 고유한 방식으로 제조되는 소세지가 있는데 뉘른베르크 스타일은 저렇게 가운데 손가락 정도 사이즈로 짧고 가늘다. 소세지빵에도 세개 나란히 넣어주는데 흠- 난 프랑크푸르트 스타일이 맞는듯...ㅎ

 

크리스마스 쿠키인 렙쿠헨도 뉘른베르크 대표 과자

  어느 크리스마스 마켓에 가도 볼 수 있는 렙쿠헨lebkuchen도 뉘른베르크 제품이 유명하다고 한다. 동양인인 나에게는 딱히 감흥이 없는 맛이었으나 뉘른베르크 제품을 제일로 쳐준다니 다시 보이는군- 흠흠-

 

완전 예쁘고 귀엽고 아기자기한 공예품들

 

마무리는 역시 화려한 크리스마스 볼!

 

  내가 세계 최대급의 크리스마스 마켓이라는 슈투트가르트를 가지 않았기때문인지, 뉘른베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8박동안 다녔던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중에 가장 넓었다. 심지어 김밥까지 파는 스시 가판대가 있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상점들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좀 산만하고 너무 이것저것 있는 느낌? 오히려 내가 보고 싶던 상상했던 크리스마스 마켓과는 좀 거리가 있었다. 차라리 이 다음에 포스팅할 뮌헨이 더 분위기 있고 좋았는데 왜 이 곳이 그리도 유명한지 아직도 잘 이해가 안됨-ㅎ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 세번째로 소개할 도시는 베를린이다. 베를린 구경도 브레멘과 마찬가지로 독일에 도착해서 급 결정했는데 유동적인 일정운영을 위해 4박째 밤 숙박지를 비워놓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원래 독일로 출발하기 전에는 이날 숙박지로 드레스덴을 염두에 두었었는데 독일에 도착해서 가이드북을 보다보니 베를린에도 너무 가고 싶었다. 그렇다고 크리스마스 마켓이 주요 테마인 여행에서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다는 드레스덴을 뺄 수 없어서 고민 끝에 베를린과 드레스덴, 그리고 다음 목적지인 뉘른베르크 사이에 있는 라이프치히에 1박하면서 라이프치히 호텔에 짐만 놓고 얼른 베를린으로 이동 후 구경하고 다음날은 드레스덴에 갔다 와서 밤중에 뉘른베르크로 이동하는 매우 빡빡한 일정을 짜냈다. 그 다음 4박은 모두 환불불가로 숙박예약을 끝낸 상태였기때문에 두 도시에 모두 다녀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지금도 라이프치히에 묵으며 두 도시를 다녀온 것은 매우 탁월한 묘안이었다고 생각한다. ㅋㅋ

 

브란덴부르크 문 Breandenburger Tor

  가이드북에 베를린에서 우선 봐야할 장소로 소개되길래 베를린 중앙역에 도착하자마자 지하철 Breandenburger Tor역으로 갔다. 역 출구로 나오면 바로 파리로 치면 개선문과 같은 이 곳을 만날 수 있다. 파리 개선문에 비해 관광객이 많이 없... 어쨌든 통일 전 독일이 동서로 갈라져있을 때 베를린도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으로 양분되어 있었는데, 지금 문을 바라보고 있는 위치가 동독, 저 문 반대쪽이 서독의 땅이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경비가 삼엄했겠으나 통일이 된 지금은 원하는만큼 실컷 왔다갔다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도 저 문 너머로 가봤다.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

  통일독일연방의 국회의사당이다. 미리 예약하면 가운데 화살표로 표시한 유리돔을 통해 베를린 시내 전망을 두루 볼 수 있다고 한다. 충동적으로 베를린에 온 나같은 사람은 그냥 이렇게 겉에서 한번 봐주고 오는거지. 건물 왼쪽에 엄청 커다란 트리가 반가웠다. 독일 어딜 가나 이런 큰 트리가 종종 있어서 이 무뚝뚝한 사람들도 크리스마스는 꽤 좋아하나보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ㅋ

 

다시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돌아옴

  문 뒤쪽에서 서베를린 사람의 심정으로 동베를린 땅(이었던) 방향을 봤다. 앗- 저기도 엄청난 크기의 트리가!

 

크으~ 역시 여기도 엄청난 크기의 트리!

  이 나라 사람들 하여튼 대왕 트리 좋아하심. 그 유명한 브란덴부르크문을 가릴만한 엄청난 크기의 트리가 인상적이었다.

 

프랑스대사관 앞 추모의 꽃다발

  작년 11월 파리테러가 일어난지 얼마 안된 때여서 그런지 브란덴부르크 바로 옆에 위치한 프랑스대사관 앞에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의 꽃다발이 넘치도록 쌓여있었다.

 

프리드리히대왕의 조각상

  파리 개선문 앞에 쭉 뻗은 샹젤리제 거리처럼 베를린의 개선문격인 브란덴부르크문 앞에도 쭉뻗은 거리가 있다. 운터 덴 린덴Unter den Linden이라는 거리인데 관광안내소와 역사깊은 장소들이 많이 있어 나처럼 계획이 얄팍한 여행자들은 일단 이 곳으로 오면 좋다. 찾아보니 프리드리히대왕은 본인이 통치하던 프로이센을 독일에서 뿐만아니라 유럽의 강자 반열에 올려놓은, 독일사람이라면 좋아할만한 인물이라고 한다.

 

운터 덴 린덴 거리에서 보이는 TV탑

  저 멀리 얼핏 상하이의 동방명주가 생각나는 비쥬얼의 TV탑은 동독 시절 세워진 것으로 유럽에서 두번째로 높은 TV송신탑이라고 한다. 아마도 분단국가로서 국력을 자랑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금은 전망대로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하지만 난 다른 곳으로...

 

베를린 대성당

  운터 덴 린덴 거리를 걸으며 저녁에 베를린 크리스마스 마켓을 둘러보기 전에 딱 한군데 둘러볼만한 곳이 어딜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럴 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관광기념품 가게의 엽서를 둘러보는 것이다. 진열되어 있는 엽서들을 쫙 둘러보고 가장 많이 가장 예쁘게 가장 눈에 띄게 나온 곳을 찾으면 된다. 그리고 그 장소의 사진을 실은 엽서 중 하나를 뒤집어 보면 장소의 이름이 나온다. 베를린에서 그렇게 선택한 곳이 바로 Berliner Dom, 베를린 대성당(입장료 7유로)이었다. 

 

무척 화려한 내부

  독일에 와서 모처럼 화려하고 아름다운 실내를 가진 곳에 오니 무척 신이 났다. 물론 크리스마스 마켓이 몹시 화려하지만 이런 부내 폴폴 나는 클래식한 화려함은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다. 하이델베르크성도 쾰른 대성당도 보여주지 못한 화려함에 더욱 더 흥분해서 감탄하며 봤던 기억이 난다.

 

대성당 돔의 화려한 내부

 

왕을 배출한 가문을 위한 성당이라 그런지 알차게 화려하다.

 

좋은 구경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초 하나 밝혀드림

 

2층에서 내려다 봄

  사진 왼쪽에 나온 파이프오르간이 독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것이라고 한다.

 

베를린 대성당의 깨알같은 전망대

  물론 사진 왼쪽의 TV탑에서 내려다보는 것보다 훨씬 낮지만 건물들이 워낙 낮은 곳이라 가까움이 주는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ㅋ 사진 가운데 베를린 시청사와 그 앞으로 넓게 펼쳐진 크리스마켓이 두루 보인다. 맨 오른쪽에 초록색 지붕의 쌍둥이 첨탑이 보이는 교회는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13세기 건물, 1980년대 재건)인 니콜라이 교회다.

 

애정을 담아 한컷 더

  독일 관광이 (나의 취향에 부합하는)볼거리가 없어서 좀 침울했는데 베를린 대성당은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곳이었다. 역시 사진엽서는 배신하지않아! ㅋ

 

슬슬 본 여행테마에 맞는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몹시 귀여웠던 소년 성가대 나무조각

 

바로 윗사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소년 성가대 나무조각

 

붉은 시청사와 그 앞의 크리스마스 상점들과 스케이트장

  사진 가운데 갈색 건물은 붉은 시청사라고 불리는데 한때 동베를린의 시청이었고 통일이 된 지금은 베를린의 시청사로 사용되고 있다(사진 왼쪽의 포세이돈 분수도 주목, 나름 시청사과 함께 유명하신 분). 좀 소박한 규모지만 스케이트장도 있고 나름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물씬 난다.

 

영화에 나오는 커다란 트리가 필요해보여 구경만 하고 온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품들

 

역시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글뤼바인(Glühwein; 과일, 정향, 계피, 꿀 등을 넣고 끓인 따뜻한 와인)!!!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또 한가지!!

 

하드롤에 끼운 소세지빵~!

 

모처럼 사진 한장

  어디서든 한 손에 소세지빵, 한 손에 글뤼바인 한 잔을 기본 세트로 갖추고 먹느라 그동안 사진을 못찍었는데, 베를린에서는 사람이 적고 약간 비도 흩뿌리고;; 좀 한산해서 스탠딩 테이블을 차지하고 모처럼 한 컷 찍었다. ㅋ 어김없이 맛있는 소세지빵과 글뤼바인bbbbbb!!! 그리고 여기서부터 글뤼바인 컵 모으기를 시작했다. 윗 사진을 잘 보면 컵 표면에 관람차와 함께 포세이돈 분수(앞서 시청사와 함께 소개)가 그려져 있는데 이처럼 각 크리스마스 마켓마다 그곳의 특징을 담은 컵에 글뤼바인을 담아 판매한다. 값을 지불할 때는 컵+글뤼바인 값을 같이 지불하고 컵 값을 돌려받고 싶으면 빈 컵을 가게에 돌려주면 그대로 환불받을 수 있다. 앞서 하이델베르크와 프랑크푸르트는 굳이 소유의 가치를 느끼지 못해 환불 받았는데 베를린은 드물게 유리잔이고 디자인도 맘에 들어서 킵하기로 했다. 

 

또 하나의 기념품, 베를린 장벽 조각

  베를린 대성당에 속한 기념품 가게에서 구입했다. 뭐 굳이 진짜든 가짜든 의미부여하고 싶지 않지만 대성당에 속해있는 기념품 가게니까 좀 더 믿음이 가서...ㅋ 사실 길거리의 숱한 기념품 가게마다 다양한 색깔의 베를린 장벽 조각이 사이즈별로 판매되고 있다. 베를린 장벽은 한정적인데 그 조각이 어찌 이리 많은지 알 길이 없지만 이왕 베를린에 왔으니 하나 가져가고 싶었다.

  이번에는 워낙 짧은 일정이라 베를린 장벽이나 분단시대 검문소였던 체크포인트 찰리 등 의미는 있으나 비쥬얼은 좀 쳐지는(이 당시 좀 우울해서 규모있고 멋있는 곳 위주로 다니고 싶었음) 관광지는 생략했는데, 이번 짧은 방문이 아쉬워서 언젠가 맑고 화창한 계절에 밝은 기분으로 베를린 곳곳을 다시 한번 돌아다녀보고 싶다.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 두번째로 포스팅할 도시는 브레멘이다. 내가 작년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의 숙박도시를 정할 때만 해도 프랑크푸르트를 중심으로 기차 편도 1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하이델베르크와 쾰른 정도만 다녀올 예정으로 첫 3박을 프랑크푸르트 숙박으로 정한거라 브레멘은 아예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솔직히 브레멘이 독일땅인지도 생각해본 적이 없...ㅋ). 사실 회사일로 정신없을 때라 깊게 생각 못하고 여행지에 대한 공부도 실제 독일에 도착해서 했는데 첫 일정으로 하이델베르크와 프랑크푸르트를 돌아보고 와서 저녁에 가이드북을 보다보니 어릴 때부터 동화로 익숙한 브레멘이라는 지명이 눈에 들어왔다. 짧은 정보 뿐이었는데 어쨌든 당나귀+개+고양이+닭 이렇게 4층탑을 이룬 동상의 사진을 본 순간 헉! 이거 실제로 보고 싶어!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브레멘까지는 편도로 4시간, 왕복하면 순수하게 기차에서 보내야하는 시간만 8시간(!!!)으로 너무 멀길래, 프랑크푸르트 이후 이동하는 다른 도시와의 동선도 봤지만 브레멘이 북쪽에 똑 떨어져있어서 이번 여행에서는 여기서가 아니라면 아예 (언제가 될지 모를) 다음을 기약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좀 욕심이 나서 이리저리 따져보니, 쾰른에 도착해서 1시간 뒤에 출발하는 브레멘행 기차를 타야 그럭저럭 하루 안에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올만한 스케쥴이 나왔다. 곰곰이 아주 곰곰이 생각하다 그래도 쾰른이 더 유명하고 큰 도시니까 일단 원래대로 쾰른에 가서 대성당과 구시가를 두루 구경을 하되, 혹시나 만에 하나 생각보다 재미가 없으면 재빨리 한시간 뒤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브레멘에 가자는 일종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한 플랜B를 세웠다. 사실 이 계획을 세울 때만해도 진짜 브레멘에 가게 될 줄은... 몰랐다.

  

너무 커서 한 컷에 다 담기지 않는 쾰른 대성당

  모름지기 대성당이라 하면 보통 중앙역에서 내려 10~15분쯤 걸어야하는 구시가 깊숙한 곳에 위치하기 마련인데 쾰른대성당은 쾰른 중앙역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의외로 쉬운 느낌(!)이 없지 않다. 하지만 그 규모는 실로 엄청나서 세계에서 몇번째 독일에서 몇번째로 크고 높은 성당으로 한 컷에 성당 전체의 모습을 담는 것조차 결코 쉽지 않다.

 

정면 역시 한 컷에 담기 어려움

  이 성당 우울했다.

  특히 가까이서 보면 전쟁 포화를 심하게 겪은 탓인지 검은 때가 무척 많이 탔는데 사진으로 볼 때는 포스있다고 느꼈지만 흐린 날씨에 실제 가까이서 보니 음울함이 마구마구 전해졌다.

 

미사로 꽉 찬 내부

  이 날이 일요일이라 미사가 진행중이었고 관광객까지 겹쳐 성당 내부가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바깥에서 우울한 느낌을 한껏 받고 안으로 들어왔는데 사람들로 꽉 찬 내부에 미사때문에 구경도 쉽지 않아 보고 싶은 마음이 훅 떨어졌다. 동방박사의 무덤 안보면 어때 싶은 생각이 들면서 안에 더 있고싶지 않아 일단 나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현역 대성당이라 입장료가 없다보니 더 쉽게 나올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넌 나에게 우울감을 줬어

  사진 왼쪽에 크리스마스 마켓 부스가 살짝 찍혔는데 가뜩이나 침체된 내 기분에 많이 소박한 쾰른대성당 주변 크리스마스 마켓 풍경이 기름을 부었다. 이대로 쾰른 주변을 더 돌아본다고 해서 흥이 날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전날 밤에 상당히 미미한 가능성으로 염두에 두었던 플랜B를 실행하기로 했다. 브레멘 시청 앞에 있다는 브레멘 음악대 동상을 보면 왠지 이 우울한 기분이 풀어질 것 같았다. 결국 쾰른에 도착한지 1시간 만에 브레멘행 열차를 탔다.

GO GO-!!!

 

 

브레멘 시청사 가는 길에 만난 목자와 돼지들

  찾아보니 이곳이 브레멘 만남의 장소라고 한다. 목자와 돼지들 앞에서 만나! 이 귀엽고 흥겨운 거리의 조각상을 만나자마나 브레멘에 오길 잘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목자와 돼지들 일루미네이션

  앞의 목자와 돼지들 조각상이 브레멘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일루미네이션에도 당당히 들어가 있었다. 브레멘 사람들 귀여우심- ㅋ

 

브레멘 음악대 동상 가짜와 진짜를 한 컷에-

  사실 이 사진은 가게 지붕 위에 올라 앉은 브레멘 음악대 동상 모형이 반가워서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진짜 동상이 사진 구석에 같이 찍혀 있었다. ㅋㅋ 진짜든 가짜든 다 반갑고 귀여움-

 

브레멘 음악대 동상 옆 3층탑을 이룬 관광객

    저 당나귀 개 고양이 닭의 4단 동상을 만나 반갑고 신기한 마음에 마구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저 3인조 관광객이 나타나 낑낑거리더니 저렇게 스스로 3단 대형을 만들어 기념사진을 찍었다. ㅋㅋ 주변 다른 관광객들도 Wow~하면서 같이 구경하고- ㅋ 이 주변에서 계속 관찰하다보니 저 당나귀다리를 붙잡고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았는데 찾아보니 저 다리를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나도 따라 만지기는 했지만 소원을 빌지 않아 무효...ㅋ

 

멋들어진 시청사 건물과 그 앞 붐비는 크리스마스 마켓

  브레멘 시청사는 디테일이 살아있으면서 다른 곳에서 본 적 없고 옛스러우면서 묘하게 당당한 느낌을 풍기는 멋진 건물이다. 이 전통이 살아있는 건물 앞에 펼쳐진 활기찬 시장과 즐거운 사람들의 모습이 바로 내가 그리던 크리스마스 마켓의 모습- 역시 브레멘에 오길 잘했어- ㅎㅎ

 

옆에서 봐도 멋있는 브레멘 시청사 건물

 

묘하게 다른 첨탑을 가지고 있는 성 페트리 대성당

  시청사 앞 마르크트광장에 옛스러움을 더하는 이 건물은 성 페트리 대성당이라는 곳이다. 관광객이 올라갈 수 있는 탑이 있지만 겨울에는 못올라가게 해서 밖에서 멀뚱히 올려다 보고만 왔다. 이 광장 전체를 내려다보면 좋을 것 같은데 많이 아쉬웠다.

 

아기자기한 가게들과 그 뒤에 눈에 띄는 초대형 트리

 

나무는 힘들겠지만 이런 초대형 트리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층 업시켜주는 건 부인할 수가 없다.

 

  예쁘고 따뜻한 분위기가 정말 좋았던 브레멘 크리스마스 마켓

 

일요일이라 엄청 북적이는 시장

  사진에 화살표로 표시한 석상은 브레멘의 자유와 상업적 권리를 상징한다는 롤란트상이다. 1404년부터 이 광장에 있었다고 하는데 내 개인적으로 석상 자체에서 딱히 미적 가치를 찾기 어려웠지만 그에 얽힌 전통과 대표성을 고려하여 그 뒤의 시청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9할은 저 멋들어시청사 덕분이지 않을까-ㅎ

 

비가 와도 시장은 계속 됨

  브레멘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춥지만 따뜻하고 아늑하고 아기자기하고 귀여웠다. 비록 꽉 찬 열차로 인해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가는 4시간 내내 기차 칸과 칸 사이 복도에 쭈그리고 앉아 갔지만, 자칫 우울의 구렁텅이에 깊이 빠질뻔했던 내 독일여행을 양지로 올려놓은 훌륭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이후 이 도시 저 도시 흥미있는 부분만 보고 재미없으면 재빨리 떠나는 등 여러 도시 찍고 다니는 방향으로 이 여행 일정을 수정하는데 매우 큰 영향을 주었다. 예전에는 이런 메뚜기식 일정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여행지에 대한 흥미 수준에 따라 이런 빡센 일정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역시 겪어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ㅎ

  난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모든 걸 좋아한다. 산타, 루돌프, 트리, 반짝이 전구, 캐롤, 선물 등 관련 이야기나 분위기 등 모두가 행복한 것 같은 그 느낌이 좋다. 독일에서는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수제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파는 장터가 도시마다 크~게 선다는 얘기를 듣고 막연히 가보고 싶었는데, 작년에 루프트한자에서 하도 저렴하게 항공권을 팔길래 프랑크푸르트 in-뮌헨 out 8박 일정으로 크리스마스 마켓만 누비고 다녀보자 하고 독일에 다녀왔다. 요즘 시국이 하 수상하여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안나고 당분간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포스팅을 하며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봐야겠다.

 

하이델베르크 성 들어가는 중

  가급적 숙소 이동을 피하기 위해 일단 프랑크푸르트에서 3박을 하면서 가까운 도시는 기차를 타고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첫번째 목적지는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하이델베르크였다.

 

하이델베르크 성에서 내려다 본 전경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러 왔지만 그래도 하이델베르크에서 가장 중요한 관광지인 하이델베르크 성Schloss Heidelberg에는 가봐야지 싶어 들렀다. 눈이 차라리 펑펑 왔으면 더 예뻤을텐데 좀 흩날리고 구름만 잔뜩이라 아쉬웠다.

 

마르크트 광장을 중심으로 길게 뻗어있는 크리스마스 마켓 부스들

 

느낌상 주류를 파는 것 같... 고딩 3년 동안 배운 제2외국어는 딱히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왕이면 하이델베르크 성이 올려다 보이는 곳에서 자리를 잡음

  독일 내 어느 크리스마스 마켓을 가나 하드롤에 튼실한 소세지를 끼운 소세지빵을 판다(소시지가 표준어라지만 소세지라고 쓰고 싶음ㅋ). 소세지의 제조 방식이 약간 다른 지역도 있는데 어쨌든 소세지빵이라는 카테고리는 무조건 있고 다 맛있다. 츄릅츄릅~~ 가격도 3유로 정도로 저렴해서 일단 소세지빵 사고 다른 한 손에는 글뤼바인(과일, 꿀, 정향, 계피 등을 넣고 끓인 따뜻한 와인) 사서 들고 인파에 대충 껴서 먹으면 그것이 크리스마스 마켓 스타일-ㅋ 

 

일단 허기를 채우고 나니 시장이 제대로 눈에 들어옴

 

저 위에 걸린 초콜릿은 몰라도 그 아래 진열된 꿀땅콩 스타일의 견과류(아몬드Mandeln 초강추!)들은 정말 맛있다. bbbbb

 

꺄아~~ 너무나 제대로인 크리스마스 볼과 리스들

 

  촛불류의 크리스마스 장식들

  저 가운데 장식품은 운반의 번거로움땜에 안사왔는데 엄청 눈에 밟힌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겠지. ㅜㅜ

 

  하나만 사다놓으면 안이쁘다고 놓고 왔는데 다시 보니 후회뿐-

 

역시 크리스마스는 화합의 시간

  옅은 눈이 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인들, 가족들과 나와 웃음 가득한 얼굴로 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래 이게 크리스마스지- 그러나 일행이 없는 나는 좀 쓸쓸했...

어쨌든 하이델베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크지 않은 편이라 생각보다 빨리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갈 수 있었다.

 

 

프랑크푸르트는 유럽에서 손꼽히는 금융도시

  원래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은 몇 군데 유명한 도시(뉘른베르크, 슈투트가르트, 드레스덴, 뮌헨, 브레멘 등)가 있는데 프랑크푸르트는 그 목록에 끼지 못한다. 그래도 3박이나 묵는데다 시간도 남고 해서 프랑크푸르트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어떤지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익숙한 마크가 보이길래 찍었는데 알고 보니 그 뒤의 건물이 EU의 중앙은행 건물이었다. 호오~

 

그리고 또 한군데, 빼놓을 수 없었던 괴테의 집

  작년에 뮤지컬 베르테르를 보고 그 음악과 예쁜 무대에 반해서 소설도 다시 읽고 했는데, 마침 괴테의 집이 프랑크푸르트에 있다길래 가봤다. 위 사진처럼 집 건물 자체는 2차 세계대전때 파괴되어 이후 복원하였고 내부의 물건들은 미리 옮겨두어 다시 전시할 수 있었다고 한다.

 

괴테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쓴 것으로 추정되는 곳

  이 집에서 괴테가 26세까지 살았기때문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이곳에서 쓰여졌을 것이라고 전해진다. 물론, 파우스트의 시작도 아마 여기였을 거다. 집안 구석구석을 구경하는 사이 해가 져서 슬슬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러 나섰다.

 

화려한 회전목마가 무척 인상적이었던 프랑크푸르트의 크리스마스 마켓

 

저 존재감 넘치는 회전목마 덕에 크리스마스 마켓 자체가 무척 화려하고 활기차게 느껴졌다.

 

역시 크리스마스 장식은 밤에 봐야 진리~크으~bbb

 

다양한 음료와 먹거리를 파는 부스 앞 사람들은 인산인해

 

  그냥 보기만해도 밝아지는 기분~

 

  회전목마 뿐만아니라 저 왼쪽의 크리스마스 트리도 정말 크고 아름다웠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제대로 뿜뿜해준 초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크리스마스 트리 왼쪽으로는 동네 합창단(으로 추정되는)분들이 캐롤을 부르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욱 돋우고 있다.

 

맛있는 음식을 팔던 대형 부스

  이날이 토요일 저녁이라 사람이 정말 많아서 음식 구입하기가 특히 힘들었다. 다들 먹고 마시러 나옴-ㅋ

 

다행히 날씨도 맑아져서 흥겹고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제대로 났다.

 

충분히 화려하고 매력적인 프랑크푸르트 크리스마스 마켓

  8박동안 꽤 많은 크리스마스 마켓을 돌아다녔는데 프랑크푸르트의 화려함과 흥겨움은 다른 도시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유명한 뉘른베르크나 훨씬 큰 규모의 뮌헨보다도 더 기억에 남는 멋진 곳이었다. 물론, 조명 제대로 받은 첫 크리스마스 마켓의 밤이었기때문일수도-ㅎㅎ

 

  내가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아다닐 때 큰 도움을 받은 사이트를 하나 소개한다. 각 도시마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장소(지도 상의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를 구글맵과 연동해 표시해놓아 길치에 정보도 별로 없던 나에게 크나큰 도움이 되었던 사이트이다. 

http://www.germany-christmas-market.org.uk/

 

이어서 브레멘, 베를린, 뉘른베르크 등 순으로 포스트 예정-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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