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기다렸던 뮤지컬 아리랑 재연 후기

 

 

초연 때도 재연 때도 넘나 고마운 KT 할인 ㅎㅎ

 

이 회차를 놓칠 수 없었던 오늘의 캐스트

  뮤지컬 아리랑은 초연 때 귀에 쏙 들어오는 넘버에 반해서 전 캐스트 돌아가며 봤고 배우들은 물론 완벽한 엔딩까지 좋아서 재연이 무척 기다려진 공연이었다. 막상 기다리던 재연이 올라왔는데 예당 오페라 극장이라 이런 저런 이유로 관람을 미뤄왔는데 오늘 8/12 2시 회차는 옥비역의 이소연배우 막공 회차라 놓칠 수 없어 게으름을 떨치고 다녀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넘나 잘한 것!

역시 옥비 명인 이소연~!!!!!!!!!!!!!!

 

재연의 친절함(?)

  사실 이 판넬을 보고 초연의 1, 2막 도입부의 자막세례가 없어진 줄 알았다.

  오 이렇게 해놓으면 초연 때 처럼 자막 안보여줘도 되고 좋지~했는데 웬걸...

  1막 시작과 함께 저 판넬에 써있는 내용이 고대로 스크린을 채웠다. 시대적 배경을 설명한 극은 종종 봤지만(사실 그것도 별로 필요 없다고 생각함) 세상 어떤 극이 앞으로 무대에서 보여줄 내용을 자막으로 줄줄 읊나요... 그나마 초연때처럼 한글과 영어가 한줄 한줄 번갈아 쓰이지 않고 화면을 아래 위로 나눠 위에는 한글자막만 아래는 영어자막만 모아서 보여준 것은 시각적 편리를 도모한 배려라 칭찬해줄만함-

  하지만 삼연 때는 제발 없어지길-

  무대가 열리고 보니 무대바닥이 꽤 경사가 있었고 배우들도 상당히 입체적으로 서고 움직였다. 초연 때는 덩그란 무대와 화려한 LED판을 배경으로 해서 변변한 무대장치 없이 굉장히 휑하다는 느낌이 컸는데, 재연은 무대가 좁아보일 정도로 꽉 채워서 움직이고 배경의 영상도 상당히 연하고 자연스러워서 크게 방해되지 않았다. 나는 사실 음알못이라 음악감독이 누구든 좋다안좋다 정도의 수준밖에 평을 못하는데 재연 아리랑 첫 곡을 들으며 딱 느낀 점은 뭔가 연주가 풍성해지고 화려해졌다는 점이다. 초연 때도 곡은 좋았는데 재연 때는 확실히 무대도 꽉 차보이고 음도 꽉 차게 들리는 느낌이다.

  송수익역의 서범석배우는 노래 완전 잘 하는데다 연기할 때도 눈빛이 진심을 뿜어내는 느낌- 을사늑약이 체결됐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할 때나 첩으로 가는 옥비 주위를 돌며 소리칠 때, 절정을 부를 때의 당당함, 엔딩에서 이 힘든 상황을 견디고 계속 힘내자고 할 때 등 오오~ 존경받고 따를 수 있는 마을의 리더로서 넘나 본투비 송수익이시다. 

단, 옥비와의 러브라인만은 안재욱배우가 더 잘 어울림...ㅋ 

  양치성역의 윤형렬배우는 재연 때 처음 합류해서 궁금했는데 연기는 좋았지만 목소리가 아쉬웠다. 내 기억 속의 치성이들(김우형 & 카이)이 워낙 카랑 또릿한 목소리들의 소유자이다 보니 좀 막힌 듯한 윤배우의 소리가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송수익과 양치성의 주요 넘버인 다른 길 장면은 꽤 좋았다. 윤배우의 다른 길은 연기에 아주 살짝 멜로디만 얹은 듯 눈빛과 대사가 매우 돋보였다. 예전에는 또렷한 멜로디가 기억에 남는 신이었는데, 오늘은 두 배우의 연기가 더 기억에 남게 된 듯-

  수국역의 윤공주배우는 진정한 인생 배역, 완전 수국이 그 자체임- 극 내내 수줍었다가 처연하다가 절망하다가 담담하고 처절하다가 기쁘고 극 속에서 다 보여준다. 진짜 수국이를 연기하는 윤공주배우는 나무랄데가 없음-

  오늘 관극하면서 첨 눈물이 났는데 감골댁 김성녀배우님ㅜㅜ 첫장면에서 큰아들 하와이보낼 때부터 그렁그렁 위기가 왔는데 2막 가시는 장면에서 주륵주륵 흘렸다. 전에도 본 장면이고 원래 알고 있는 내용이고 내가 지금까지 관극하면서 아무리 슬픈 극이라도 눈물 흘린 적이 없는데 후- 감골댁이 오열하는 수국이쪽으로 고개 살짝 돌리시는 순간, 진짜 눈물이 주르륵- 나 나이들었나 봄. 흐흐 김성녀배우가 아닌 감골댁을 상상할 수가 없음- 앞으로도 계속 감골댁 해주시길~

  옥비~!!!!!!!!!! 차옥비~!!!!!!!!!! 오늘 게으르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꾸역꾸역 예당을 찾아가게 만든 이소연배우. 아리랑 초연 때 목 한번 쉬지않고 그 힘든 역을 혼자 하드캐리하고 모든 회차가 훌륭했던데다, 뮤지컬이라는 서양 장르와 일제 시대의 우리 이야기라는 간극을 "소리"로 메워준 뮤지컬 아리랑의 진짜 보석!!! 사실 처음 극 보러 갔을 때, 1막 시작하면서 서양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한복 입고 사투리 가사를 성악 비스무리하게 소리내서 하는 배우들을 보면서 어색어색 하기도 하고 괜찮은 선택이었나 잠시 고민하기도 했는 소연배우가 소리 한자락 시작하면서 그 때 딱 "아리랑"이라는 이야기 속으로 의심없이 빠져들게 되었던 것 같다. 이렇게 일찍 하차하다니 진정으로 아쉬울 뿐~ 덕분에 다른 배우의 옥비를 강제로(!) 보게 되겠지만 내 마음속의 옥비는 소연배우뿐이니, 삼연 때도 꼭 돌아오시길~!!♡♡♡

  오늘 병희득보의 차분해진 득보 좋았고 하와이의 영근이는 역시나 쓸데없이 잘생기고 좋았다. ㅋ 지삼출역 배우님도 완전 찰지게 해내시는데 다른 극에서도 보고싶어요~

  뮤지컬 아리랑은 사실 엔딩씬이 넘나 멋지고 하이라이트이고 중요한데 개인적으로 초연의 엔딩씬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좀 바뀐 엔딩씬은 치성이 부분은 넘 길고 그에 비해 수국이득보 부분은 휙 지나가고 좀 균형이 안맞는 느낌- 특히 일본군 장교를 일으켜주는 사람이 바뀐 것도 아쉬움-

 

  이번에 새로 합류한 옥비들이 과연 소연옥비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인지 윤공주 이외에 수국이를 잘 할 수 있는자 누구인지, 막공 전에 예술의 전당에 몇번 더 가야할 것 같다.

 

아리랑 포토존

뮤지컬 아리랑은 보고나면 아마도 후회하지 않을 좋은 작품이니 갈까말까 고민된다면 무조건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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